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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결혼 꼭 해야 해? 아기 꼭 낳아야 해?

우리 삶에 must가 있을까

by Jessmin

1인가구가 역대 최대 수치로 늘어 800만 인구를 돌파했다.


1년 새에 61만이 늘었다고 하니 세상이 어찌나 빠르게 바뀌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결혼도 출산도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세상.


우리 삶은 결혼 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려야만 더 가치 있어질까?





결혼하고 행복하냐고?

-그렇다.


그럼 결혼 전에 불행했을까?

-아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까?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나 아닐 수도 있다.


결혼 전엔 결혼으로 인한 삶의 변화가 두려울 정도로 삶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다.


내 편인 가족, 인정받는 능력,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연인.

여기서 삶의 영역을 더 넓힐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정도로 탄탄하게 짜인 삶이었다.


결혼 후의 삶은 미지의 세계와 같았다.

거슬릴 것이라곤 없었던 삶에서 생길지도 모르는 삶에 대한 선택은 나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기도 했다.


7살 차이의 남편이 아니라면 굳이 27살에 결혼하기보단 좀 더 미루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럼에도 언젠가 누군가와 결혼을 한다면 그건 이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도 있었다.


결혼 후의 삶은 예상과 같았던 것도, 또 예상치 못했던 부분들도 있다.

보다 스펙터클 해진 삶은 더 큰 행복에 기여했을까?




가끔 '결혼하지 않았다면 내 삶은 어땠을까?'라는 의문을 던진다.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 나름대로 재밌고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남편과 살아가는 이 삶의 형태의 삶은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


이건 삶의 모든 부분에서 마찬가지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 가면 좋겠지라는 마음도, 가기 전엔 무엇이 어떻게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대기업 입사하면, 사업하면, 부자 되면, 등등해보고 되어보지 않고선

정확히 무엇이 좋은지 또 나쁜지 알 수 없다.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예외는 없다.


경험 전엔 알 수 없는, 그야말로 물음표의 영역이다.

행복의 키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스스로 그 키를 찾기 위해선

우리의 삶은 현재를 잘 살아가는 것이 먼저다.

무언가를 더해야만 삶이 더 가치 있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람들의 삶이 달라지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잘 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계가 말하듯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매해 무섭게 늘어나고 있고,

혼인율은 역대 최저, 출산율은 세계 최저를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수치는 누군가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지금 선택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

결혼은 하되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사람.

혼자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자신답다고 믿는 사람.

그 모두는 이제 예외가 아니라 이 시대를 구성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서로에게 집중하며, 둘만의 삶을 정성껏 가꾸고 있다.

누구보다 서로를 존중하고, 단단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결정을 듣고 " 그 삶은 가치가 덜하다" 혹은 "그건 이기적인 거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달라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결혼과 출산을 '언젠가 해야 할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1인가구도, 비혼도, 결혼도, 출산도, 딩크도 어떤 것 하나 예외 없이 이 결정들은

스스로를 더 사랑하기 위한 용기 있는 '타협'이었을 수도 있다.


사람의 수만큼 살아가는 방식이 있는 시대다.

결혼을 선택한 사람은 그 선택을 존중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한다.

중요한 건 어떤 삶이 더 '옳은가'가 아니라,

그 삶이 그 사람에게 '진심인가'다.



'아기 꼭 낳아야 해?'

'결혼 꼭 해야 해?'


이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하나다.

꼭 해야 하는 삶은 없다.

단지, 내가 원하고,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선택만이 진정한 내 삶이 될 수 있다.



그게 결혼이든, 출산이든, 비혼이든, 딩크든.


정답은 없다.

다만 나는 내 답을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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