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을 위한 시 (10)
오늘은 A 씨의 40번째 출근길
앞동 H 씨의 첫 출근날이기도 하다.
옆집 P 씨는 밤새 마감을 하다가 이제야 잠에 들었다.
살짝 늦잠을 잔 H 씨는 서둘러 택시를 잡는다.
A 씨의 택시다.
늘 월요일 아침이 힘든 H 씨의 다음 주 출근길은
아마 동료 C 씨가 책임질 테다.
하긴, 오후에는 느지막이 일어난 P 씨가 뒷좌석에 오를 테니
운전대도 뒷좌석도 늘 불규칙 변환
변환에 규칙이 있다면
오히려 그건 우연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그러니 고민하지 마세요, 손님.
A 씨가 말하고 있었다.
택시는 당신이 원하는 곳에 데려다 줄 뿐
모두가 만나는 길은 늘 다르며
그건 당신과 나의 시간이 다르듯
당연하고도 불규칙한 것
그래서 합당한 것
그러니 고민하지 마세요.
잘 다녀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