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을 위한 시 (11)
나는 매일 아침 5시,
녹슨 철길을 닦는다.
마른걸레로 한 번,
젖은 걸레로 한 번,
기름 먹인 걸레로는 두 번을 문지른다.
대걸레로 하면 허리가 아프지 않겠지만
나는 고개를 숙이고 일을 한다.
나의 철칙이다.
철길에는 쓰레기가 많다.
가끔 신기한 것들도 줍는다.
누군가가 떨어뜨린 귀걸이
아주 작은 무선 이어폰
봉투에 쓸어 담으면 간단하지만
나는 늘 분실물 센터에 가져다준다.
나의 철칙이다.
그럼 내가 다섯 살 때 잃어버린 축구공도
철길 사이로 사라져 버린 내 동전 지갑도
언젠가 기적처럼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
누군가의 철칙이
녹슨 내 유년을 청소해 주기를
그렇게 철길을 닦으며
마냥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