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문화는 우리에게 가진 것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해 줍니다. 이런 마음을 갖는다면 지금 가진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것입니다 “라고도 하셨습니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 <나의 소원> 중에서
함보경작 (사진 출처: Vouge)
유쾌하고 재치 있게 작품을 완성하는 함보경 작가의 그림입니다. 상당히 힙한 차림입니다. 하얀 도포 자락과 빨간 치마를 휘날리며 빠라바라빰빠~~ 달리고 싶게 만드는 역동성이 전해지는 그림이지요. 작가는 문화재수리기능자격도 보유하면서 여러 미술대전에서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행복은 겉치레가 아니다" 행복은 꾸밈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함에서부터 시작되며 그런 행복감을 과거의 인물을 통해 재해석하고자 하였답니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았고, 좋아하는 그림을 계속 그릴뿐이라고 합니다. 궁중화, 민화, 불화 등에 사용되었던 전통기법을 이용해서 작업을 하는데, 비단을 오리나무나 천연기법으로 염색을 하고 염색한 비단에 석채, 봉채를 이용해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전통기법 그대로 우리만의 색을 그림에 담고 싶어 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합니다. 함보경 작가의 그림이 행복을 전해주고 그 행복한 미소에 푹 잠기게 합니다.
오늘은 106주년 삼일절입니다.
한반도의 땅에 봄이 찾아오던 1919년 3월 1일, 우리 선조들은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습니다. 그분들은 자유를 향한 갈망으로 떨리는 손을 맞잡았고, 조국의 독립을 향한 간절한 외침을 온 세상에 퍼뜨렸지요.
3.1 운동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이 다시 한번 하나로 뭉쳐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한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강대국의 힘 앞에 당장은 쓰러질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 민족임을 증명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투옥되고 목숨을 잃었지만, 그들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3.1 운동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도화선이 되었고, 궁극적으로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은 우리에게 단순한 과거의 인물이 아니지요. 그분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국의 의미와 자존의 가치를 가르쳐 주는 스승입니다. 그분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단순한 국토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신과 정체성이었습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이 모든 권리는 수많은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 속에서 자랑스러운 나라로 우뚝 섰습니다. 우리의 자존과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독립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흔들리고 혼란스러울 수는 있으나 무너질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깨어있어야 합니다.
해외여행 시에는 외국인들을 만나게 되지요. 그들 중에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노래를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우리가 한국인인 것을 알고, 자신이 알고 있는 한국어를 가능하면 많이 구사하려는 친구들도 있었지요. 엘리자베스 여왕도 한국을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 가장 아름다운 미술의 나라>라고 극찬하였지요. 그들은 자신들이 보거나 들은 한국 문화 관련 주제로 대화를 시작하곤 합니다. 영화 <기생충>을 보았다고 말하거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높은 관심과 호응을 보여주는 젊은 여성들도 많았고, 돈을 모아 한국, 서울을 방문하고 싶은 소망을 말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어쩌면 김구 선생님이 소망하시던 그 수준에 조금은 가까이 다가간 것 같아 다행인 오늘입니다.
비 예보가 있는가 봅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가 생각나는 끄물끄물한 날씨입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아침에는 안개가 끼고 서늘하겠습니다.
서쪽에서 비구름이 몰려와 시야가 흐려지겠습니다.
도로는 미끄럽겠습니다.
한낮에는
북쪽에서 다가오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곳에 따라 점차 날씨가 개는 곳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돌풍이 불어와
천둥 번개가 칠 수도 있겠습니다.
한밤중에는
전국에 걸쳐 화창한 날씨를 보이겠습니다만,
남동부 지방에서는
곳에 따라 비가 내리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기온은 급격히 떨어지고, 기압은
오르겠습니다.
내일은
대체로 날씨가 맑겠습니다만,
여전히 살아 계신 분들에겐
우산이 유용하겠으니
외출 시 챙기시기 바랍니다.
마리아 비스와바 안나 심보르스카(Maria Wisława Anna Szymborska, 1923~2012)는 199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의 시인입니다. 시인은 “ 내 삶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에 화해를 청합니다”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한강 작가는 노벨상 시상식 특별 연회에서,
“돌아보면 제가 문학을 읽고 써온 모든 시간 동안 이 경이의 순간을 되풀이해 경험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어라는 실을 통해 타인들의 폐부까지 흘러들어가 내면을 만나는 경험. 내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들을 꺼내 그 실에 실어, 타인들을 향해 전류처럼 흘려 내보내는 경험.
어렸을 때부터 궁금했습니다. 우리는 왜 태어났는지. 왜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지. 그것들은 수천 년 동안 문학이 던졌고, 지금도 던지고 있는 질문들입니다. 우리가 이 세계에 잠시 머무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세계에서 우리가 끝끝내 인간으로 남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가장 어두운 밤에 우리의 본성에 대해 질문하는, 이 행성에 깃들인 사람들과 생명체들의 일인칭을 끈질기게 상상하는, 끝끝내 우리를 연결하는 언어를 다루는 문학에는 필연적으로 체온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필연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들의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폭력의 반대편인 이 자리에 함께 서 있는 여러분과 함께, 문학을 위한 이 상의 의미를 나누고 싶습니다.” 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작가는 1년 가까이 새로 쓸 소설에 대한 스케치를 하며, 1980년 5월 광주가 하나의 겹으로 들어가는 소설을 상상하면서 떠올리곤 했던 두 개의 질문은;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었는데
소설을 쓰면서 위 두 질문을 아래와 같이 거꾸로 뒤집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
한강 작가의 시 <마크 로스코와 나 - 2월의 죽음>가 떠오릅니다.
마크 로스코와 나 - 2월의 죽음
한강
미리 밝혀둘 것도 없이
마크 로스코와 나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는 1903년 9월 25일에 태어나
1970년 2월 25일에 죽었고
나는 1970년 11월 27일에 태어나
아직 살아 있다
그의 죽음과 내 출생 사이에 그어진
9개월여의 시간을
다만
가끔 생각한다
작업실에 딸린 부엌에서
그가 양쪽 손목을 칼로 긋던 새벽의 며칠 안팎에
내 부모는 몸을 섞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점 생명이
따뜻한 자궁에 맺혔을 것이다
늦겨울 뉴욕의 묘지에서
그의 몸이 아직 썩지 않았을 때
신기한 일이 아니라
쓸쓸한 일
나는 아직 심장도 뛰지 않는
점 하나로
언어를 모르고
빛도 모르고
눈물도 모르며
연붉은 자궁 속에
맺혀 있었을 것이다
죽음과 생명 사이,
벌어진 틈 같은 2월이
버티고
버텨 마침내 아물어갈 무렵
반 녹아 더 차가운 흙 속
그의 손이 아직 썩지 않았을 때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2024, 문학과지성 시인선 438 중에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중심을 잡는 부유(浮游) 하지 않는 오늘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