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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영 Jun 02. 2022

[교육 인문학] 고미숙 편

왜 읽어야 할까요? 왜 써야 할까요? 

2020년, 중국에서 발병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삽시간에 전 세계를 휩쓸었다. 전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팬데믹은 현대사에서 가장 심각한 재난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센터도 상반기 이후 8월 말 또 한 차례 거리 두기 강화로 인하여 휴관을 하고 10월 중순부터 계획된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에게 찾아온 일상의 변화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와 무기력감을 겪는 ‘코로나 블루’ 가 생겼다. 


이럴 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긍정적인 미래를 설계해보면 어떨까. 특히 가족 구성원 중 엄마인 내가 ‘엄마’로서 살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다. 


나는 누구이며, 어떤 엄마인가. 아이는 나의 소유물이 아니다. 아이에게 바라기 전에 나는 아이가 바라는 엄마인가. 따라서 가족아카데미 하반기 특강 주제를 ‘내가 바뀌면 아이도 바뀐다’로 정해보았다. 


특히 자녀 교육에 있어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문체부가 발표한 2019년 국민 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서율이 52.1%로 조사 인원의 절반가까이가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도 안 읽는 책을 내 아이에게 읽으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읽으려면 왜 읽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특강으로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전하는 ‘보이지 않는 힘, 읽기와 쓰기’를 진행하였다. 


읽고 쓰기의 달인 고미숙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든 상황을 겪고 있겠지만, 그래도 최근 들어서 그럭저럭 특강도 하고, 팟 캐스트도 하고 꾸준하게 활동 중입니다.” 강의 시간 즈음 흰 마스크를 낀 채 단촐하게 백팩 하나를 매고 등장했다. 


고전평론가로 잘 알려진 고미숙은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를 출간하였다. 누구나 잘 읽고 잘 쓰기를 바라지만 누구에게나 어렵다는 읽기와 쓰기. 지금까지 수많은 책을 읽고 쓰면서 터득한 그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읽기+쓰기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었어요. 기본적으로 교과서를 읽고요.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책을 읽어요. 이게 교육이에요. 그래서 독서를 취미라고 하는 건 말이 안되요. 취미활동을 그렇게 오래, 많은 사람이 할 수 없어요. 이렇게 책이 바로 삶의 토대가 되는 겁니다.


산다는 건 안다는 거에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때 우리는 책을 읽습니다. 지도와 같은 거죠. 거기서 답을 주잖아요. 살고 싶으면 알아야죠. 알고 싶으면 읽어야죠. 읽었으면 써야해요. 그래야 자기 생각이 정리가 되잖아요. 읽기만 하면 소용없어요.”


읽기지식과 삶의 연결 


“제가 최근에 동의보감을 다시 읽었는데 세상에, 읽는 글귀마다 마음에 와 닿는 거에요. 그런데 더 신기한 건 옛날에 그 책을 읽었는지 문장마다 밑줄이 쫙쫙 그어져 있더라구요. 그 사이에 제가 다른 경험들을 통해 깨달음이 생긴거지요.”


어떤 책을 읽느냐, 몇 권을 읽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지식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읽고 까먹는 건 정상이에요. 읽고 또 읽으면 됩니다. 지식과 삶이 연결되는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나를 발견하는 거죠.”


쓰기배움의 정점 


“지금은 대중지성 시대에요. 소수 엘리트 집단이 이끄는 사회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으로 우리가 이끄는 사회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단 말입니다. 누구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듯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어요. SNS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글을 읽을 때 그냥 읽지 말고 쓰기를 생각하고 읽으세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써야 생각이 정리되면서 머릿속에 남으니까요. 글쓰기야 말고 배움의 핵심이자 정점입니다. 읽기와 쓰기는 한 몸입니다. 인간의 보편적 활동이자 삶의 토대임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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