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늘 어렵다.
그리는 순간 / 22년 11월 1일(화, 맑음)
1자가 3개나 든 날이다.
이런 날을 무얼 다짐하거나 새로 하기에 좋은 날이지 않은가. 그래서 한 달 전부터 시작한 드로잉 저널을 브런치 매거진으로 꾸준히 연재해야 하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런데 마음이 다짐이 너무 컸던 탓일까?
이날은 무얼 그려야 할지 선뜻 잡히지 않았다. 일상에 대한 기록이니 아무거나 그려도 될 법하지만 "처음"과 "시작"이란 단어에 발목이 잡혔다. 그러다 결국 뭘 그릴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탁 떠올라 바로 그려보았다. 막상 그리고 나니 이젠 뭐라고 써야 할지 난감했다.
무얼 시작한다고 써야 할까?
드로잉 저널에 대한 목적과 방향이 또 고민되었다. 손가락을 쉴 새 없이 타닥타닥 책상 위를 튕기다가 결국 한 줄도 못 적었다. 결국 블로그에는 올렸으나 브런치에는 올리지 못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데 늘 고민이 길고 끝내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려 하는 성질머리가 또 발동되었다.
어쩌랴... 여태 이렇게 살아온 나를 나무란다고 고쳐질 일인가.
이런 나를 두고서 나 자신만이라도 그럴 수 있다며 공감해주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1주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시작하는 나도 기특하다고 어여삐 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