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가 다 되어 가도록 오늘은 또 뭘 그리고 써야 할까 고민하다 지쳐 오늘은 그냥 발 뻗고 자버리자며 결정을 내리고선 이 닦으러 갔다.
욕실 거울 속의 온갖 짜증과 불만이 덕지덕지 붙은 얼굴과 마주하며 이를 닦다가 문득 한 생각이 스쳤다.
"이 닦듯이 글쓰기도 하루 3번 쓱싹쓱싹 되면 얼마나 좋을까?"
전구 같은 그 생각을 낚아채서 그림일기로 썼다.
내 글쓰기도 이 닦는 일처럼 되었으면 좋겠다. 매일 하는 것이지만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굳이 묻을 필요가 없고, 남들은 얼마나 잘 닦는지 궁금하지도 않을뿐더러 비교할 생각조차 못 느끼는 그런 아무 일도 아닌 일처럼 여겨지면 좋겠다.
심지어 인사불성의 상황 속에서도 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어 기면서라도 하게 되는 일, 수고로움과 귀찮음에도 불구하고 어딜 가나 항상 데리고 다니며 남이 말리더라도 기꺼이 하는 일이 되면 좋겠다. 그것도 하루에 무려 3번씩이나. 더 바란다면 치약처럼 짜기만 하면 오늘치 영감이 알아서 쭉쭉 나오면 금상첨화가 되겠다.
과연 글쓰기가 이 닦는 일처럼 되면 좋을까 마는 하품하기에도 힘이 드는 오늘은 적어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