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글쓰기 공부를 시작하다
나의 '두꺼운 페르소나 '를 찾아서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중에 '브레드 이발소'가 있다. 만화 속 주 배경은 이발소이고 이 이발소 안에서 키우는 강아지 '소시지'가 있다. 이발소 직원 '초코'가 소시지에 대해서 한 말이 있는데 이 대사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소시지는 귀여운 걸로 '할 일' 다 한 거예요."
글을 제대로 써보려 하니 나의 '할 일'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할 일'인 글쓰기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내가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한 달 반이 되었다. 지금까지 쓴 글이 벌써 48개나 되었다. 거의 매일 글을 써오면서 라이킷의 숫자를 보게 되었고, 그 숫자로 내 글이 얼마만큼의 공감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내 라이킷의 숫자는 평균 10개 내외이다. 그 절반일 때도 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다. 평소보다 더 라이킷 숫자가 올라가지 않는 걸 보니 내 글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제목 탓인가 하여 몇 번이고 고쳐보았지만 라이킷의 숫자는 변함이 없었다.
글쓰기에 대한 공부를 하든지 코칭을 받든 지 해야 할 것 같았다.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주저리주저리 쓰다가는 주목도 받아보지 못하고 글만 쌓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어차피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출간 작가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내 글의 문제를 고쳐나가야 했다. 나만의 글이 아닌 독자를 위한 글쓰기를 배워야 했다.
글 쓰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브런치에 글쓰기 코칭을 검색해보았다. 그러자 두둥 하고 글쓰기 클래스 안내를 하는 글을 발견했고 나는 당장 그 클래스를 신청했다. 더는 미뤄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공부를 위해 모아둔 돈으로 고민 없이 바로 결제했고 바로 강의를 들었다.
제일 먼저 가장 흥미가 있는 제목을 골라 강의를 들어 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 내용은 '브런치'가 선호하는 글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강사는 '업 세이'를 이야기했다. 업 세이는 '업(業)'과 '에세이'를 합친 말이다. 여기서 업은 직업이 아니다. 사전적 의미의 '업(業)'은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생업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부여된 과업이다.
브런치를 통해 9권의 책을 출판한 스테르담님은 '업세이는 내 전문영역을 진솔함과 함께 잘 담아내는 장르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나의 업은 무엇일까. 나는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도 아니고, 적성이나 능력에 따라 주부라는 타이틀을 선택한 것도 아니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스테르담님은 '업'은 나의 가장 두꺼운 페르소나라 했다. 그것은 '먹고사는 것'과 관련이 있다 했다. 즉 직업이 아닌 '먹고 살기 위해 내가 매일 하는 일'이고,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어느 전문 영역의 일이란 걸 알아차려야 한다고 한다.
나는 엄마로서 매일 아이들을 돌보며 살림을 한다. 나는 그동안 '엄마'는 생명을 낳고 키우는 위대한 여성이라 생각해 왔지만, 이 세상엔 너무 많은 엄마들이 있기에 '엄마'인 '나'는, 그저 평범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스테르담님은 '스스로를 평범하게 생각하는 것을 넘어 하찮게 여기는 순간 글의 소재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페르소나는 너덜 너덜 해진다.' 했다.
결국 나는 '엄마'였다. 제일 첫 문단에서 썼던 '할 일', 즉 엄마로서의 '할 일'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전문 영역으로서의 엄마에 대해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엄마'를 특별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로서의 '엄마'는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은 존재다. 글로써 엄마로서의 '나'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글로 '성장'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즉 '성장'을 '꿈'과 '목표'를 이뤄나가는 것으로 보여주면 될 것 같다.
나는 출간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리고 책 출간을 통해 강연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독자를 위한 글쓰기를 하여야 하고, 그것을 배우고자 한다. 단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모습이 아닌, 엄마가 되어 꿈에 도전하고 성공하는 과정을 글로서 보여주고자 한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 공부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