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박차고 나아갈 순 없을까?
내면의 나침반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
누워만 있던 아기가 뒤집고 앉고 기고 걷는다.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서 버둥대지만 결국 해내고야 만다. 아기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지만 무작정 간다. 호기심 하나로 그 길이 갈 수 있는 길인지 아닌지 모른 채 그냥 간다. 가다 턱을 밟아 기우뚱하며 넘어지거나 앞에 벽이 있는지 모르고 가다 쿵 박는다. 놀란 아기는 울음으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럼 엄마는 우는 아기를 번쩍 안는다. 아기는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엄마 냄새를 맡으며 편안해한다.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는 평범한 평일이다. 밖은 그저 환하고 살짝살짝 들려오는 버스가 지나가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평화로운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래서 나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아이가 어려서 그런 것 아니냐고? 간절하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아이가 어려서인 건 맞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간절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저 내 실력이 부족할 뿐이다.
지금 내 마음 안에서 어떠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삶은 너에게 희망이다. 그러니 부디 좌절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 보기를 바란다. 부족하면 채우면 되는 것이 인생이다. 부족한 점을 겸허히 인정하고 채우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완벽한 인생이란 없다.'
뚜벅뚜벅. 나아가자. 나 자신이 내게 동력이 되어주어야 한다. 이젠 그 어떤 상처도 나를 가로막을 순 없다. 그저 나는 나로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를 하면 된다. 가다가 힘이 들면 나는 어디에 기대야 할까? 아기처럼 엄마의 품에 얼굴을 비비면 될까? 나는 엄마이고 성인인데 어떻게 엄마의 품에 기대? 이젠 내가 나의 품에서 쉬어야지. 내가 나를 토닥여주고 때로는 밀어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지. 그러니 나를 나 자신을 낮게 보는 건 금물이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잘 되지 않는다고 불평불만하지 않고 싶다. 나는 지금의 나의 모습을 알고 있으니까.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책의 내용 중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있어 소개해 보려고 한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삶을 일구는 것이 나다운 삶이다. (중략) 내면의 나침반을 믿고 스스로 나아가야 한다. 그 고민과 위기의 순간을 지났을 때, 비로소 스스로가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나다운 삶이 시작될 것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고 좌절했던 나였기에 나 또한 자꾸 어딘가에 물어보고 싶었다. 멘토가 필요했다. 멘토가 있다 해도 답은 내게 있었다. 그들은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오로지 나를 믿고 무엇이든 시도해 보아야 한다. 내 길을 찾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