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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디와 트램프 May 19. 2022

마법소녀의 33년 이야기(8): 마법소녀에게로의 초대

그 마법소녀들은 언제나 사랑을 한다.


지난 이야기 : 90년대 중반으로 넘어오면서 많은 마법소녀 작품의 등장이 가속화되었다. 세일러문의 인기와 후속작의 이야기는 더욱더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촉발하였고, 최고의 전성기를 만들게 된다.


90년대가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엄청난 전성기를 구가했다면, 마법소녀 역시 이를 파악하여 다양한 장르를 고착화해냈던 것이 사실이다. 치유와 간호사라는 설정을 넣었던 리리카 SOS. 괴도물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다뤄냈던 괴도 세인트 테일. 메카물과의 만남을 그려냈던 마법기사 레이어스. 진정한 사랑을 꿈궈오는 사람들을 위한 웨딩피치가 90년대 중반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런 예였다.


이런 이야기가 지속되던 90년대 후반. '마법을 쓰고싶어!'의 시작으로 과감한 이야기가 더더욱이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밑에서 소개할 작품들이 이런 이야기를 완벽히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소개하도록 하겠다. 또한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매우 익숙하고 기억에 남는 작품들도 많으니까 추억에 회상을 더하며 봐주시길 기원한다.




33. 모두 다 나가자. 다 같이 나가자! 꿈의 크레용 왕국



많은 사람들에게도 익숙할 작품. 귀엽고 아기자기함을 보여주던 '꿈의 크레용 왕국'이 드디어 찾아왔다.


본래 원작이 존재한다. 특이하게 '만화책'이 아닌 '동화책'을 원작으로 가져왔는데, 제목도 같은 '꿈의 크레용 왕국'이다. 다만 동화책은 시리즈물로 제작이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아동 전집 '꿈의 크레용 왕국'의 포지.


사실 이 작품의 전 작은 바로 '꽃보다 남자'였다. TV 아사히에서 제작한 이 꽃보다 남자의 애니메이션 판의 상업적 실패로 인하여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결정하게 되면서 편성이 되었다. 꽃보다 남자의 경우 일명 '트렌디 애니메이션'으로 불리우는 로맨스적인 성향이 상당히 강했고, 그 전전작인 '마멀레이드 보이'부터 시작된 여아 중심의 애니메이션에서 트렌디적인 성향만 빠지고 어린 아이들을 타깃으로 하게 된 것.


어찌되었든 시작된 애니판. 인기가 꽤나 좋았었던 덕분인지 방영 기간을 5개월 연장하여 원작 동화책의 설정에서 애니판만의 오리지널 설정을 많이 넣었고 다양한 시도와 색감 추가등 여러 설정을 더하기도 하였다.


이야기는 이렇다. 크레용 왕국의 공주 실버는 엄청난 말썽과 자신의 나쁜 버릇으로 인하여 자신의 부모님인 왕과 왕비가 돌이 되버리자 이를 되돌리기 위해 문지기이자 축생 동물 아리엣사와 스톤스톤과 같이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왕자 클라우드와 다양한 야채의 정령들의 등장으로 즐겁고도 아기자기한, 귀여운 실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 자체의 성격이 아이들을 타깃으로 했던 작품이라 눈높이가 낮은 작품이다. 마법소녀 작품에는 조금은 약한 이야기긴 하지만서도, 야채의 정령들을 만나며 마법을 사용해 위기를 해처나간다는 이야기는 또다른 마법소녀 장르를 개척하는데 도움이 되었음은 분명할 것이다. 컴팩트를 열고 룰렛을 돌려서 정령들을 소환하는 것도 그렇지만. 훗날 이러한 성향과 성격은 마지막편에 소개될 어느 작품에 고스란히 이식이 된다.


주인공 실버의 동글동글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이 눈에 띈다.


디자인과 출신인 본인이 (사실 반년만 다니고 휴학했다.) 보기에도 상당히 잘 만든 작품이다. 마법소녀 작품에서는 뽑을때 특히나 크게 호평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 이유는 아이들이 싫어할만한 야채를 귀여운 캐릭터들로 만들며 거부감 없이 빠져드는데 사용했고, 주인공 실버부터 시작하여 캐틱터들이 대부분 작은 2등신을 유지하고 있기에 귀엽고 동글동글한 작화도 어린 여자아이들이 좋아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캐릭터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가 바로 눈에 들어오거나, 아니면 캐릭터성이 확실한가? 인데, 이를 다 보야주었던 케릭터가 아니었나 싶다.


이 작품이 다른 의미로도 회자가 되는데, 바로 오프닝이 콩순이 냉장고의 노래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이다.



꿈의 크레용 왕국 오프닝



콩순이 냉장고의 광고 노래.


사실 이 노래가 같은 건 맞긴한데 아마 허락을 받은 다음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에사는 방영이 한참 지난 10여년 뒤 2007년 투니버스를 통하여 같은 제목으로 수입되었다. 특이하게 파트를 나누어서 방영했는데 파트 2의 경우 2008년에 방영되었다. 인기도 괜찮았고 지금도 종종 추억의 만화중 20대 중반이나 초반의 사람들이 가끔 회상하는 편.



34. 인형과 마법소녀의 이야기. 슈퍼돌 리카쨩 


인형이 마법소녀에 어울릴까? 이런 궁금증을 완벽히 해결해놓은 작품이 등장한다. 바로 '슈퍼돌 리카쨩'. 우리에게는 '인형공주 리카'가 등장한다.


방영 당시의 홍보 포스터. 밑의 스폰서에 타카라가 눈에 띈다.


인형이라는 소재. 특히나 일본에서는 인지도가 굉장히 많은 '리카쨩'이라는 인형을 스핀오프로 엮으며 처음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사실 리카쨩이라는 프랜차이즈는 바로 완구회사 '티카라'의 전통적이면서 인기가 굉장히 많은 완구품인데, 3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이 된 것이다.


모티브가 된 인형 리카쨩.

이 리카쨩을 소재로 한 만화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쥬쥬 비디오'로 소개된 작품이 바로 그 애니메이션인데, 본 제목은 '리카쨩 신비한 마법의 링. 눈동자 속의 윤무 ' 라는 제목이다. 물론 이 작품은 마법소녀가 아니고 리카쨩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겪는 작품이다. 상당히 오래된 작품이라 지금으로서는 보기가 굉장히 힘들다.


리카쨩의 줄거리는 이렇다. 평범한 초등학생 3학년 리카. 어느날 박물관에 가려던 때에 할머니가 세가지 색깔이 있는 시계를 주게 되는데, 1화에서 역시 만화답게 사건이 펑! 그렇게 시작되는 리카와 인형 공주간의 이야기. 사실 리카의 엄마와 할머니는 인형의 나라에서 찾아온 왕족과 공주였고, 리카의 엄마의 언니, 즉 이모는 여왕이었으나 악의 집단인 데보르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데보르는 차기 여왕인 리카를 노리고 인간계까지 오게 된 것. 리카는 이 시계를 통해 인형기사를 소환하여 싸우고, 리카의 친구 둘 역시 이를 알게 되어 같이 싸우게 된다.


그렇게 시작되는 이야기. 이야기가 진행이 될수록 인형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와 수수께끼의 전학생 카트린의 등장으로 더욱더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데, 이야기는 여기까지! 줄이도록 하겠다.


소재 자체가 인형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마법소녀 작품에 속하나 싶기도 하겠지만 굉장히 믹스를 잘 해놓은 편에 속한다. 인형을 소환하여 그 인형기사들이 마법을 부린다는 점에서, 그리고 격투전을 펼친다는 점에서 격투 마법소녀에 상당히 잘 맞는 작품이다. 


본토에서는 저예산으로 제작이 되었지만, 리카쨩이라는 일본 내의 인형 프랜차이즈를 엮은 효과와 스토리적인 면에서 호평이 많았기에 인기가 좋았다. 그 덕분에 극장판도 제작이 되었고 연장 방영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그렇게 크진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KBS를 통해 '인형공주 리카'라는 제목으로 더빙이 되었다. 하지만 방송사 측에서 맄카쨩이라는 인형 자체가 우리나라에서의 인지도가 떨어짐을 의식하였는지는 몰라도 중반 파트를 거의 잘라내듯이 방영을 하지 않으면서 내용 전개가 어색해지는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 물론 마지막화의 방영은 잘 되어서 결말은 끝낸 편. 이런 예상이 우연찮게도 맞아 떨어지는데, 2001년이 지상파 만화의 전성기의 극 후반기를 감안하더라도 인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이런 악조건속에서도 방영을 끝마쳤고 어느정도 이 작품을 본 사람들에게는 인지도가 있는 편이다. 참고로 비슷한 시기 같은 방송사에서 다른 요일에 방영 된 만화는 바로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이다. (KBS판 이름은 '비밀 일기'.)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 작품의 제작에 관여하였던 서울 애니메이션이 이 작품을 국내물로서 심의를 받은 적이 있었다. 아쉽게도 부결이 되었는데, 이 작품이 국내 작품으로 인정이 되었다면 소개를 더욱 더 적극적으로 받았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 편이라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다. 


35. 마법은 소소함에서 나오는 것. 신비한 마법 판판 파마시


마법을 새롭게, 그리고 우연찮게 만나는 작품이 다시 등장한다. 바로 판판 파마시이다.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제작 된 단편 작품으로, 러닝타임이 10분대에 속하는 매우 짦은 작품이다. 아마 마법소녀의 역사에서 작품을 소개하는데 가장 짦은 시간을 가졌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줄거리는 이렇다. 우리의 주인공 카오리 (별명이 포프리이다.) 새로운 마을인 니코니코 긴챠에 이사를 오게 되는데 카오리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게 새로운 동네를 파악하기 위해 몇 걸음쯤에 어떤 곳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카오리에게 어느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펀펀 약국이라는 약국을 보게 되는데 이 곳의 약사인 후키코라는 아주머니가 마법을 부리는 것을 보게 된다. 두 눈을 보고도 믿지 못할 상황에 당황하지만 이를 보게 된 후키코는 카오리에게 마법을 가르쳐주며 작은 병을 주게 되고, 마법을 쓰게 도와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에 작화 역시 매우 소소한 스타일을 보여주지만 여기서 보여주는 맛이 꽤나 휼륭하다. 카오리, 그러니까 주인공 포프리의 모습도 귀엽고 나름대로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준 편. 작화가 매우 귀엽다는 평이 많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적은 러닝타임의 이유로 아동 프로그램의 삽입 애니로 방영이 되었는데, 우리나라로 친다면 예전의 뽀뽀뽀나 혼자서도 잘해요, 아니면 열려라 꿈동산같은 프로그램의 중간 애니메이션 방영을 해주던 작품과 같다고 보면 된다. 이런 탓에 DVD도 존재하지는 않고 비디오로 발매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특성 탓에 방영이 되지않아서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는 작품이긴 하지만, 만약 이 글을 본 뒤 관심이 있다면 보는 것도 추천 한다.


36. 캐치유 캐치유 캐치미 캐치미, 마법소녀로 봉인 해제! 카드캡터 사쿠라.


드디어 등장한다. 정말 소개하고 싶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연재를 보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하고 추억에 잠기게 해줄 추억의 짝사랑, 바로 카드캡터 사쿠라!


94년 마법기사 레이어스 이후 새롭게 등장한 클램프의 작품이자 두번째 마법소녀 작품. 그리고 레이어스의 인기를 바탕으로 메이저로 올라온 클램프를 엄청난 인기로 이끌었던 작품이 되시겠다. 아예 원작 판매부수 차이부터 레이어스와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 레이어스의 애니판 계획의 성공 이후 사쿠라 역시 애니판 계획을 잡아놨었는데, 이 역시 대성공을 거두면서 메이저는 물론이고 그냥 클램프하면 "아 카드캡터 사쿠라?" 라고 할 정도. 또한 애니 제작사 '매드 하우스'의 인기를 한꺼번에 끌여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복덩어리다. 또한 레이어스 이후의 메카물을 다시끔 실현해보려고는 했지만, 카드캡터라는 한계와 어딘가 엇나가는 이야기때문에 우리가 아는 카드캡터 사쿠라의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애니판을 기준으로 서술하도록 하겠다. ) 평범하다면 평범할 11살 소녀 사쿠라, 사쿠라에겐 대학교수이자 다정다감한 아빠, 장난스럽게 괴롭히면서도 동생을 아끼는 오빠와 같이 살고 있다. (엄마는...이건 스포라 적진 않겠다.)  


어느날 우연찮게 집의 지하에서 책을 발견하게 되고 그 책에 이끌려 봉인을 풀게 되는데, 갑작스럽게 등장한 정체불명의 요정.. 인것같은데 뭔가 이상한 괴생명체같은 케로라는 요정이 나타나게 되고 그 책은 다름아닌 크로우 리드라는 대마법사가 만들었던 크로우 카드가 봉인이 되었던 책이었던 것. 책이 열리면서 크로우 카드는 날아가버리고 이 카드를 모으기 위해 사쿠라는 '카드캡터'가 되어 카드를 모아 봉인해야되는 임무를 맡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중간부터 등장하는 크로우 카드를 노리는 라이벌이자 츤데레 샤오랑, 그 샤오랑을 짝사랑하여 쫓아온 메이린, 수수께끼의 여선생님 카호, 사쿠라의 학교에 전학온 전학생 에리얼, 사쿠라를 귀여워하며 나타난 나쿠루 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타나게 된다.


카드캡터 사쿠라의 특징은 '악의 배제'이다. 물론 마법소녀의 시초였던 사리, 아코쨩같은 작품은 악역이라고 할 캐릭터가 딱히 존재하지 않았고 이후 몇몇 작품들도 일상을 다루었기에 딱히 그런 캐릭터나 묘사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90년대 작품에서는 특이할 정도로 악의 이야기가 없다. 세일러문을 시작으로 격투 마법소녀가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작품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을 본다면 의아한 점이기도 하고 물론 대적하는 상대는 존재하긴 하지만, 적대라는 개념은 전혀 없다. 이를 보여주는 클램프의 발언이 있다. 


"저희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를 최선을 다해 그려보고 싶었어요.





이 말 하나로 답이 나오지 훤히 나오지 않는가? 이를 보여주듯 사쿠라에서는 절대악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쿠라를 처음 보면 의심은 하거나 질투를 느끼면서도 이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빠지며 결국 마지막은 애정과 사랑을 쏟고 빠져드는 것으로 끝이 난다.


카캡체의 모든 것을 다루는 잘나온 인간관꼐도. 출처는 네이버 웹툰 고시생툰의 작가 SERL의 덕질 입문기.


위 사진은 카드캡터 사쿠라의 인물 관계도이다. 이 관계도는 작품을 해석하고 재밌게 보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쉽게 이야기를 해보자면 (한국판 이름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주인공 체리는 오빠의 친구 청명이를 짝사랑하는데 나중에 등장하는 샤오랑은 체리를 좋아하고 있다. 그 샤오랑은 이상하리만치 청명에게 끌리게 되고.. 오빠는 그 청명이와 그렇고 그런 사이. 또 문현아라는 선생과는 중학생때 사랑하던 사이였다. 근데 그 문현아는 체리의 반 전학생 에리얼과 묘한 관계. 체리의 친구 지수는 체리를 이성보듯 좋아하고 체리의 엄마와 지수의 엄마는 사촌관계이면서도 좋아하던 관계였다. 그리고 체리의 반 친구 민지는 담임선생님과 꽁냥꽁냥하는 원조교제 까지. 이 무슨 개족보인가! 어찌되었든 이런 요약을 끝으로 사쿠라의 관계도는 이렇다. 물론 몇몇 관계는 원작 한정이라는 것도 감안은 해야된다. 원작의 동성애 코드가 애니판보다 더 많이 나오고 더 많이 묘사된다.


카드캡터 사쿠라의 또다른 특징은 일본 본토로 치면 공영방송사에서 위에 살짝 언급되었던 '동성애적 코드'와 '원조교제'가 들어가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대놓고 이런 장면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암시적인 부분이 나오긴 하지만 굉장히 파격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있다. 어릴때는 몰랐지만 커서보니 민망한 사항이 많았다는 점. 그리고 사쿠라의 부모님 역시 여기서 빠질 수가 없다. 사쿠라의 아빠는 원작에서는 고등학교 선생님이고, 사쿠라의 엄마는 고등핵상이다. 하지만 애니판에서는 이건 좀 아니다 싶었는지 대학교의 시간 강사와 학생으로 바뀌었다.


이런 점은 세일러문의 영향도 무시할 수가 없다. 같은 연재처 '나카요시'인 것도 그렇지만 세일러문의 몇몇 악역과 우라누스, 넵튠의 관계만 놓고 보면 엄청난 동성애의 향연이다. 세일러문이 이러한 점을 애니판에서 고유 속성으로 가져갔음에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점에서 대단하다고 느꺼지는 대목이다.


이 부분은 클램프의 작가인 '오카와 나나세'가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사쿠라는 사회적 소수인들에게 편견없이 대하는 캐릭터로 그리고 싶었다"라고. 물론 사쿠라는 작품 내에서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지만, 지극히 평범한 초등학생 아이에게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공영 방송사라는 한계를 파악한 NHK가 되도록이면 순수하고 따뜻한 만화를 강조했었다는 점과 이를 반영하여 애니판에서는 은근히, 그리고 은밀히 넣은 설정이 많은 남덕과 여덕을 엄청난 인기와 덧붙여 나왔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대를 잘 타고난 것도 한몫은 하지만 말이다. 배경음악 역시 엄청난 퀄을 뽑아냈고, 아예 오케스트라를 써먹기도 했다. 다들 알겠지만 봉인해제의 음악이라던가 사쿠라가 일상을 시작하는 배경음악은 엄청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토깽이 체리



카캡사의 의상 모음. 출처 : 데바인아트


사쿠라의 또다른 특성은 마법소녀 작품에서 유독 의상이 자주 바뀐다는 점이다. 정말 종류가 다양한데 이는 사쿠라의 친구이자 든든한 서포터, 토모요의 공이 크다고 볼 수있다. 작중 내에서 사쿠라가 카드캡터로서의 활약을 단 2화만에 알아버리더니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의상부터 활약상을 자신의 캠코더에 담고 싶다고 말하기까지... 어찌되었든 이런 수재옷 덕분에 변신장면이 없는 대신 의상을 갈아입는다는 식으로 마법을 부리는 것은 마법소녀 작품에 새로운 페러다임을 불어넣어주었다. 정확한 명칭은 '배틀 코스튬'이라는 이름인데 갑작스러운 상황이 아니라면 만들어진 옷을 직접 입고 등장을 한다.


1999년 2월 아니메쥬의 표지. 단독으로 나온것부터 놀랍낟. 왜 그런지는 잘 알것이다.


1999년 9월 아니메쥬. 사쿠라의 단독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이렇게 해놨다. 인기투표는 당연히 1위. 리나 인버스와 잔느, 어느 인성파탄자가 눈에 띈다. 출처 : 트위터


원작 만화의 인기가 상당하듯, 애니판으로 제작되었던 사쿠라의 인기 역시 상당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클램프의 모든 것을 걸었던 작품이기도 하고... 일본 내에서는 '인생 브레이커', NHK의 음모라고 할 정도로 엄청 나다. 방영 당시에도 그렇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회자가 될 정도니까. 물론 원작과 애니판의 차이도 많은 편이다. 원작의 원조교제같은 경우 사쿠라의 아버지는 교수, 엄마는 고등학생에이라는 것은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초등학생과 선생의 사랑에서 결혼을 약속한다. 하지만 애니판은 적어도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것에서 묘사가 끝이 나고, 또한 에리얼과 카호의 관계 역시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그래도 애니판은 이러한 이야기를 삭제한다. 


괜히 본토에서 이런 질문이 나오는게 아닌듯하다.


이런 인기를 실감하는 일화가 많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본토 일본에서는 방영 시작과 동시에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공영 방송사 NHK의 본심, NHK 최대의 악행, 인생 브레이커라 할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컸었다. (우리나러로 치면 KBS에서 이런 만화를 방영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오덕들의 시초라고 볼 수있는 1세대 오타쿠들의 사랑도 한몸에 받아 일본의 디시인사이드이자 유명한 사이트 2CH에서는 아예 사쿠라 전용 게시판이 존재할 정도이다. 위의 인생 브레이커는 '카드캡터 사쿠라때문에 내가 히키코모리가 된거야!'라는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에서 유래가 된 말이다. NHK가 방영하던 애니에서는 가장 많은 손을 거쳐서 제작이 된 것도 있겠지만 말이다.


또한 여자 신생아 이름을 꼽을때 '사쿠라'라는 이름도 많이 선정이 되었다는 일화도 있다. 지금도 인기가 있는 편이지만 방영 당시였던 1998년에는 얼마나 많았는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 그리고 그 유명한 '무사시마루의 비극'이 바로 사쿠라와 연관이 되어 벌어진 유명한 사례이다.


때는 2000년 3월 21일, 사쿠라 카드를 마지막으로 종영이 되던 날이었다. 사쿠라는 NHK의 BS 위성 아니메를 통하여 방영이 되었는데, 오프닝부터 예고편까지 저녁 6시에 시작이 되어서 28분까지 방영이 되던 식으로 방영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결말을 보기위해, 그리고 녹화를 위해 그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라이브로 보면서 녹화한다는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랬지만.


NHK는 예나 지금이나 스모 중계로 유명하다. 필자도 가끔 한국으로 송신되는 NHK 월드를 통해 스모경기가 중계되면 가끔 보곤한다. 그런데 여기서 당시 경기가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어 연장전까지 가게되었고 시간이 늦어지면서 위성 아니메의 시간도 2분 늦어지게 되어 4분에 시작되고 만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스모 경기가 사쿠라의 방영 시간까지 거의 침범하다가 저녁 6시 2분까지가고 4분까지 진행되자 녹화를 하던 사람들은 사쿠라의 마지막 파트를 녹화를 못하고 스모경기를 보게된 것. 이 마지막 4분은 매우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바로 사쿠라와 샤오랑의 공항에서 마지막 만남과 사쿠라가 떠나가는 샤오랑을 불러 세우면서 자신의 마지막 숨겨진 마음을 말하는 장면이었다.


스모경기로 인해 카드캡터 사쿠라의 마지막화가 늦게 시작하였고,녹화 종료는 6시 28분으로 맞춰놓은 사람들이 늦어진 시간때문에 중요한 4분이 하필 28분이 아닌 30분 이상으로 끝나자 녹화가 28분,그것도 중요한 장면에서 탁 끝나버리면서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게 되었다. 이 4분을 놓친 시청자들은 당연히 빡칠 수밖에 없었고, 경기에서 진 선수 '무사시마루'의 이름을 따서 '무사시마루의 비극'이 탄생하게 된다. 훗날 NHK는 시청자들의 항의로 인하여 위성 아니메의 시간으 조정하며 이런 일이 없도록 대처를 했다고.


당시 무사시마루의 비극의 중계 장면과 당사자 무사시마루. 

이런 사건이 터졌을 정도로 사쿠라의 인기는 정말 어마무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땠을까. 당연히 알려졌듯 대단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만화책부터 처음 소개가 되었는데, 1997년 '카드캡터 체리'라는 이름으로 서울문화사의 잡지 밍크에서 연재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원작 코믹스의 한국 독점권이 학산 문화사로 넘어갔다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가 새롭게 애정판을 발매했었는데, 번역가가 바뀌면서 키노모토 사쿠라가 기노모토로 다이도우지 토모요다 다이도지 토모요로 나오는 일관성없는 번역이 존재한다. 또한 사쿠라의 말버릇 '하나앙!'을 하앙으로 번역하면서 이 점은 욕을 먹긴했지만 그래도 번역 자체는 괜찮다.


서울문화사에서 발매한 카드캡터 체리의 표지.

해적판도 존재한다! '카드캡터 민들레' 라는 이름의 해적판인데, 이 해적판의 작명센스가 매우 골때린다. 사쿠라는 민들레로, 토모요를 홍장미로 번역했다. 샤오랑은 뜬금없이 한국인이 되었는데 이름이 강욱이다. 거기다 원작의 오사카 사투리를 전라도 사투리로 번역하는 세밀함꺼자... 


너무 뜬금없어서 올려보는 코난의 장미


충격과 공포의 카드캡터 민들레. 정말 전라도 사투리이다!


애니판은 1999년 SBS를 통하여 '카드캡터 체리'라는 이름으로 더빙이 되었다. 이 당시 SBS는 만화 왕국의 마지막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시기였고 같이 방영된 작품은 다름아닌 '짱구는 못말려'와 '포켓몬스터'였다. 이 셋은 엄청난 인기와 영향력을 끼쳤고, 지금도 종종회자가 되곤 한다. 여기서 카드캡터 사쿠라는 여자아이들에게, 그리고 몰래 보던 남자아이들에게 사랑을 안겨주기도 했다.



많은 소녀들에게 첫사랑을 남겨준 청명이 좋아하는 체리는 덤!



꽤나 츤츤한 매력이 많았던 도진이도 덤!



남자아이들에게도 짝사랑으로 남았을 지수와 체리!


첫 방영당시 상당한 대박을 터트렸었다. 최고 시청률은 37%를 기록하였고 3기까지의 방영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많은 바리에이션이 나오기도 하였고 추억의 만화로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만화로 언급이 종종 되는 듯하다.


SBS판의 경우 번역이나 성우진의 퀄은 굉장히 휼랑하다. 당장 체리의 성우 문선희 성우의 열연은 정말 대단하였고 케로의 박은숙 성우는 케로 그자체였으니... 또한 청명이의 역을 맡았던 강수진 성우는 꽃미남 전문 성우 답게 열연을 펼쳐주었다. 그리고 유에로 변하는 청명이의 모습까지 완벽히 소화하였다. 


웃지 못할 일화로 이런 이야기가 있다. 체리의 오빠 도진을 맡았던 손원일 성우는 누군가 도진을 언급했을때 '아 그 호모?'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성우분들에게도 상당히 충격으로 다가왔을 듯하다. 물론 체리를 보던 나도 좀 충격적이긴 했지만 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중복 캐스팅이 상당히 많았다는 점이다. 지상파 만화의 한계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했지만 이점은 살짝 아쉽게 남는다.


2004년 투니버스를 통해 극장판이 더빙이 되었고, 그리고 2018년 다시 투니버스에서 구작을 재더빙하게 된다. 평은 신선하다는 평과 조금 어색하다는 평이 엇갈리긴 했지만 무난히 방영을 잘 끝마친 케이스. 재더빙한 고전 만화들이 대부분 펴잉 좋지않았다는 점을 본다면 어느정도 선방은 쳤었다. 물론 동시에 방영하던 쿠루쿠루는 신작을 완벽히 갈아엎었는데도 호평이 많았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아쉽긴 하지만.


그 뒤 후속작인 클리어 카드가 투니버스를 통해 더빙으로 방영되었다. 이 클리어 카드의 이야기는 2000년대의 마법소녀에서 소개가 될때,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사쿠라의 오프닝 주제가를 올리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원판 1기 오프닝 Catch You Catch Me



2기 오프닝 문을 열고서



그 유명한 3기 오프닝 플라티나




SBS에서 방영하던 시기의 오프닝. 사실 이것말고도 여러 버전이 있는데, 이 영상을 올리신 분의 채널에 가면 볼수있다.



투니버스에서 재더빙했을때의 1기 오프닝.



재더빙 2기 오프닝



재더빙 3기 오프닝


이렇게 90년대 후반의 마법소녀 작품들을 다루었다. 그리고 다음편은 마지막. 90년대의 끝을 다루도록 하겠다. 과도기에서 새로운 시기로 넘어가던 마법소녀의 모습, 사쿠라가 보여주었던 엄청난 모습과 리카쨩의 새로운 장르, 꿈의 크레용 왕국의 아기자기함은 놀랍고도 새로웠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들 역시 같은 모습과 다양한 이야기, 새로운 추억을 우리에게 선보이게 되는데, 어떤 작품이 나왔을지는 다음편에서 기다리도록 하자!


글을 마치며.


드디어 90년대 후반의 첫 글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좀 오래 기다리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여러일도 많고 이제 이사 준비도 하느라 많이 바쁜때라 15일 정도 지나서 새롭게 써봅니다.


마지막까지 한편이 남았습니다. 새로운 스튜디오 피에로의 도전작 팬시라라와 커렉터 유이까지의 이야기가 선보일 예정이니까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마법소녀의 33년사 이후로 새롭게 연재될 2000년대 마법소녀의 역사와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세일러문의 이야기도 많이 기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6월부터 아마 새롭게 시작될거라 생각이 듭니다.


많은 기대와 많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팬시라라와 커렉터 유이까지의 이야기. 많이 기대주시길 부탁드리며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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