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주자의 점프

포지셔닝

by 지혜 나눔

1982년 당시 애플은 뛰어난 마케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풍부해 젊은 창업자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까지 포용해줄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었다. 스컬리가 여기에 제격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스컬리에게 애플의 최고경영자를 맡아달라고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반신반의하던 스컬리는 잘 알려진 대로, 잡스의 마지막 한마디를 듣고 애플로 이직을 결심한다.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낭비하고 싶습니까?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꿔보고 싶습니까?” (Do you want to sell sugared water for the rest of your life? Or do you want to come with me and change the world?)



존 스컬리(John Sculley)는 펩시콜라에 입사하여 코카콜라의 아성을 허문 공을 인정받아 38세의 나이에 1977년 펩시콜라의 CEO에 오른 입지전적인 마케팅 전문가이다.

그가 기획한 두 콜라 브랜드의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 마케팅은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하였고, 코카콜라와 격차를 좁히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이후, 마이클 잭슨을 내세운 광고 등 연이은 마케팅의 성공으로 100년 만에 펩시 브랜드가 빛을 보게 되었다. 4%의 점유율로 존폐의 위기에 처한 펩시콜라가 14%로 2위 자리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그는 당시 거의 존재감이 없었던 펩시콜라에서 TV 광고를 기획하여 코카콜라와 경쟁적으로 광고를 송출하는 ‘TV 광고 전쟁’으로 소비자에게 경쟁상대로 인식하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눈을 가리고 두 음료를 시식하게 하는 블라인드 테스트 마케팅으로 결정타를 날렸다.

한때 경영난으로 코카콜라에게 회사를 매각하려고 두 번이나 제안을 했지만, 거절당한 펩시콜라는 탁월한 마케터로 인하여 코카콜라에 버금가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음료 제품 다각화 전략으로 2004년 매출액으로 코카콜라를 넘어서게 되었다.


애플에 들어온 스컬리는 조직을 재편하고 사업을 정렬하여 급성장과 연이은 신제품 실패에 의해 주체를 못 하던 애플을 안정화시켰다. IBM 과의 경쟁에서도 그의 탁월한 마케팅 능력으로 ‘혁신가’라는 프레임을 애플에 입히고 IBM을 구시대의 회사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선두 브랜드와 어떻게 경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단연 최고의 마케터다.

포지셔닝의 대가라고도 일컬을 수 있겠다.

포지셔닝(Positioning)은 마케팅에서 Segmentation(시장 세분화), Targeting(목표시장 선정) 후에 마지막을 장식하는 STP 전략의 결론으로서 목표시장에 자사의 경쟁적 위상(포지셔닝)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존재 가치가 미미한 펩시 브랜드를 가지고 선두 브랜드를 바짝 추격하는 2인 자로 자리매김(포지셔닝) 한 전략은 탁월한 한 수였다.

70년 된 압도적인 선두 브랜드인 IBM을 조지 오웰의 책 ‘1984’에 나오는 독재자 ‘빅 브라더’로 자리매김시키고 애플을 ‘혁신가’로 자리매김시켰다. 일시에 선두를 구닥다리로 만들고 신제품을 연이어 실패시킨 7년 된 신생기업을 불굴의 개척가로 만들었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보통 이상으로 두려워한 전형적인 내향형 기업인이다.

외향형 기업인에게 있는 화술에 능하고 사교적이거나, 카리스마는 약하지만, 치밀한 기획과 신중한 행보로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혁신과 카리스마에 매료되어 거의 붙어 다녔지만, 끊임없이 실용성이 없는 혁신에 반기를 들었다.

그가 애플에서 기획한 최초의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는 스마트폰의 효시가 되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명멸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혁신’으로 대변된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있어야 한다.

마케팅은 혁신에 실용을 입히고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스티브 잡스의 브레이크 없는 혁신은 애플에서 쫓겨 나와 시간이 흐르면서 정제되고 다듬어져 ‘토이 스토리’를 만들고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마케팅이 바탕이 된 혁신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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