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기전 뜨끗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동태를 샀다.
동태탕을 만드려고 손질을 하다가 동태랑 눈이 딱 마주쳤다.
나는 생선눈알도 먹는 여자라는 걸 밝힌바가 있는지라 쳐다보는 동태의 눈빛은 읽지 않는다.
먹어야 되기에~!!
"동태눈이 참 까맣고 맑구나~!! 흰자가 맑은거 보니 물 좋은 놈으로 잘 골랐구만"
나는 '동태 눈됐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라. 순간 맑은 동태눈이 이렇게 반짝반짝한데. 왜??
발끈하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발끈한 마음이 쏙 들어간 것은 나의 행보때문이다. 장시간 밖에 있으면 급격히 밧데리가 내려가는 걸 나도 알지만 옆에 있는 사람도 느낀다. 쉼이 필요한 순간이다.
아마 그런 이유로 다른 사람이 봤을때 내 눈에서 지극히 보여야 할 '생생함'이 보이지 않아서인 것 같다.
그럼, 사람마다 눈 크기는 비슷한데 눈빛을 말하는 차이가 뭘까?
세상에서 유일하게 흰자가 많이 보이는 동물이 사람이란다.
동물들은 까만자위 하나만이 눈을 다 덮고 있지만 사람만이 눈 안에 두 개의 눈자위로 눈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한단다. 환경 파악을 빨리 하기위한 석기시대때의 생존 본능과도 연관이 있다고 이야기 들은 기억이 있다. 눈을 움직이면서 눈동자가 왔다 갔다함에 불안함, 눈동자의 커짐은 호기심, 아래로 향한 눈동자는 당혹함... 무언(無言)의 것들을 밖으로 내비춘다. 사람마다의 개인적인 감정들을 눈으로 발산을 함으로 눈빛이 달라보이는 걸까?
눈이 맑다, 영롱하다는 말에는 어떤의미가 들어있는 걸까?
“엄마!! 시련이와도 힘이 들어도 해내야 해~!! 엄마 이렇게 말하면 철학자 같은 말이야?” 막내의 말에 엄마가 작가이니 소재의 부재는 감내해야함을 또 자신도 철학자처럼 보이냐는 눈빛이 호기심이 가득하면서 자신의 말이 맞았으면 하는 마음도 깃들어 있다.
또 어딘가에 열정적으로 집중할때인 것 같다. 딸이 무엇을 그리고 있을때 지켜보면 상상의 나래를 펼는지 눈이 반짝반짝함이 보인다.
상대방을 응원해줄 때도 눈에 힘이 들어가고 눈빛에 맑다.
엄마의 힘듬이 시련이 아니라고 대답하면 안될것 같은 간절함이 있는 막내의 눈빛
“쉬엄쉬엄 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남편의 눈빛
씩씩하게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윙크하면서 나가는 딸아이의 눈빛
말없이 다가와서 말없이 안아주고 응원해주는 큰아들의 눈빛
모두 나에게는 힘이 되는 눈빛들이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눈의 움직임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라. 눈빛은 항상 잔정한 속마음을 비추기 마련이다. 눈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거기에 비치는 마음을 해독하라. 가볍게 찌푸리는 눈썹, 입술을 깨무는 일, 자꾸만 깜박거리는 눈꺼풀, 약간 떨리는 목소리, 일부러 다른 곳을 응시하는 눈동자등을 모두 상대방의 진심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할 수 있다. 표정이 아무리 선량해도 사악한 생각이 들어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화를 내야 하는 경우에 화를 내지 않는 것도 선의나 진심에서 나온 것이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주1)
요즘도 내 눈이 동태눈으로 보일까?
내 동태 눈은 어떻게 해야 맑고 영롱하게 보일까?
내 마음 상태를 먼저 읽어 본다.
강렬한 상태에 있는 영혼의 삶은 언어보다 눈짓, 소리, 몸짓으로 훨씬 적절하게 표현된다.(주2)
요즘 내눈은 동태눈이 아닌 눈빛이 영롱한것 같다. 무엇인가 구멍이 나지 않게 바짝 긴장하면서 열중하는 모습.
가족 포함,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과 나 자신에게 했던 다짐들을 굳은 의지로 해내겠다는 마음이 눈빛에 묻어있음을 믿는다.
주1> 발타자르 그라시안 저, 나를 아는 지혜
주2> 한나 아렌트 저, 정신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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