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엄마!! 나는 왜 전부 어정쩡하게 하는 걸까?”
너는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고 창밖을 보면서 들릴 듯, 말 듯 혼잣말처럼 엄마에게 말을 건냈었지.
순간 몇 달전, 방과후 축구를 계속할까를 상의하다가도
“엄마, 나는 왜 축구를 잘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못하지도 않지?”
그때도 비슷한 말을 했어.
근데 오늘은 먼저 해야 할 숙제를 제때하지 않고 이런 말을 하는지 엄마는 화가 났어.
그래서 그만 속에 있는 말을 하고 말았지.
”지금, 네가 학원 안 다닌다고 해서 다 그만두고, 학원 하나 겨우 다니면서 학원 가는 아침에 그렇게 숙제를 하고 있으면 어정쩡한 느낌이 드는 것이야!! 간절함이 없으니 어정쩡한 거지!!“
네가 두 번이나 말을 꺼냈으면 요즘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는 뜻인데 그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서로 나누기는 커녕 엄마의 화를 듣고만 있다가 조용히 내렸어.
엄마가 생각이 짧았어. 조금 더 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봤어야 했는데..
미.안.해.
그래서 오늘은 ‘어정쩡함’에 대해 엄마의 생각을 적어 볼 생각이야.
읽어 주겠니? 아니 읽어주길 바래.
‘어정쩡’이라는 단어를 엄마가 곱씹어서 생각해봤어.
어떤 일이든 시작을 하면 결과까지 가는 과정이 있어.
못하는 무언가를 잘하게 될 때까지 아님, 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는 것을 과정이라고 하고,
다른 말로 과도기라고도, 전문용어로 전이라고도 해.
잘생각해봐.
엄마가 4가지 관점으로 설명을 해볼게.
과도기는 다 어정쩡한거야. 뭘하던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과정인거지.
과도기인 단계를, 당연히,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단계인것을 엄마가 화를 내버렸어.
다시 생각해보니, 넌 이미 시작했고 잘하는 과정으로 가는 것이기에 칭찬해주고 싶어.
전이 과정의 특징은 스트레스를 받는 구간이고 실패나 실수가 많은 구간이야. 스트레스도 없고, 실패도, 실수도 없다면 멈춤의 단계인 거지. 오히려 정체되고 퇴보됐다는 말이지. 지금이 ‘전이 과정’이라면 굉장히 잘하고 있는 거지. 창찬받아 마땅해.
두 번째 ’전이 과정’은 네가 지금 하는 일의 ‘기간이 길다’는 것이야. 목표를 정확하게 정하지 않아서 니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무언가가 나오지 않았다는 거지. 그렇다면 하고자 하는것을 시작하기 전에 엄마랑 목표를 한번 세워보자.
SMART기법이라는 것이 있어.
‘SMART’는 5가지 요소의 줄임말이야.이에 따라 목표 설정을 계획할 수 있어.
Specific. 목표는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해.
Measurable.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량적인 기준이 있어야 해.
Achievable.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Relevant. 설정한 목표가 너의 생활과 밀접해야 하고, 중요한지 확인해야 해.
마지막 T는 2가지로 설명할 수 있어
하나는 Time-bound. 목표 달성의 기한을 설정해야지.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하겠다라는 기간을 정해야 해. 그리고 Thrill. 널 흥분시키는 목표여야 해.
가령, 네 목표가 공격수가 되는 것(S)이라고 구체적으로 잡혔다면 드리블연습을 더 해야겠지. 정량적으로 1일 2시간 드리블연습(M)을 하는 것이야. 네가 어떻게든 2시간을 드리블을 해나가는 것이 네가 현실적(A)으로 가능해야 하고 또 너의 목표인 공격수가 되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R)되어야 하지. 그러기 위해 너는 언제까지. 라는 기간을 정해야 해. 가령 3달뒤 공격수가 된다(T)라고 말이야.
그 3달뒤의 네 모습이 널 흥분시키니? 그러면 잘 짜여진 목표인 것이지.
어때? 구미가 당기니?
당긴다면, 우리 가족 다같이 둘러 앉아서 한번 각자의 전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목표를 설정해 볼까?
세번째로 물어보고 싶은 것은, 그것이 네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야? 그냥 저냥 하는 취미인 것인지 아니면 정말 네가 간절하게 바라는 꿈인가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지겠지.
진짜하고 싶은 것인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거야?
진짜하고 싶으면 전이 단계가 길어도 끝까지 가보는 거고,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면 그 단계까지만 하다 관둬도 괜찮아.
뭐든지 결과를 낼 수는 없어. 간절하지 않으면 안해도 돼. 중간에 그만 둬도 너는 얻은게 있는거야. 중간까지라도 네가 한만큼의 실력을 얻은 거니 괜찮아.
네번째로 네가 진짜 하고 싶다면 ‘전이 단계’는 신호야.
여기까지는 네가 완성되었으니, 다음 단계로 점프 업하라는 도전의 신호지.
무얼하던 치고 나가려면 지금 쏟은 열정, 근성,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한 거야.
사실 뭐든 처음이 낯설고 힘들었지.
지금은 조금 ‘지루하네’라는 마음도 있을꺼야. 그것은 네가 너무 잘 해왔다는 말이지.
한 단계 넘어설 타이밍인 거야. 더 잘할 수 있어.
낯선 단계로 한 단계 올라가는거야.
끈기가 장점인 너는 다음 단계에서 너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지.
엄마가 ‘전이 단계’를 설명 안 해줘서 불안함을 안겨주었구나..
너는 어정쩡해서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아니라, 어디로 나가고, 향하고, 일어서는 중인거야.
혼란스러운 것이 아주 정상적인 상태라는 거지.
엄마는 앞의 4가지 관점을 잘 적용해 나아가는 쪽으로 해석하는 현명한 아이가 되었으면 해.
너의 ‘여러 어정쩡’을 앞으로는 환영할게.
너도 ‘너에게 오는 어정쩡들’을 귀하게 여기길 바래.
어떻게 하면 너에게 유리한 쪽인지 잘 생각하고 실천하자.
사춘기 아들아!! 너의 ‘어정쩡함’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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