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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케이크

근대의 그림자, 제국주의 식민지 쟁탈전

by Rebecca


근대의 그림자
제국주의와 식민지 쟁탈전


19세기, 세계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산업혁명의 불길이 유럽 전역을 휩쓸며 기계와 증기의 시대를 열었고, 이를 기반으로 강대국들은 더 넓은 시장과 풍부한 자원을 찾아 끝없이 바다를 건넜습니다. 그 결과, 제국주의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왔고, 세계는 강대국들의 손아귀에서 하나의 거대한 체스판으로 변모했습니다. 각국은 체스 말을 움직이듯 식민지를 넓히며 서로를 견제했고, 그 과정에서 피와 눈물이 뒤엉킨 역사가 펼쳐졌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유럽 열강들은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자신들의 영토로 삼기 위해 치열한 혈투를 벌였습니다. 1884년 베를린 회의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을 마치 커다란 케이크를 자르듯 나눠 가졌고, 동아시아에서는 청나라와 일본이 맞붙은 청일전쟁(1894), 그리고 러시아와 일본의 대결인 러일전쟁(1904)이 연이어 터지며 아시아에서도 패권을 둘러싼 불꽃 튀는 싸움이 이어졌습니다.






영국의 ‘빅토리아 케이크’
아프리카 분할의 씁쓸한 비하인드


1884년, 독일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는 유럽 강대국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습니다. 목적은 간단했습니다. 아프리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당시 아프리카는 이미 유럽 열강의 손길이 닿아 있었지만, 경계가 모호해 서로 충돌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를 정리하고자 열린 베를린 회의는 역사상 가장 대담한 영토 나누기의 장이 되었습니다.


회의 도중, 한 영국 대표가 농담처럼 말을 꺼냈습니다.
“자, 우리 여왕 폐하께서 사랑하시는 빅토리아 케이크를 자르듯, 아프리카도 깔끔하게 나눠봅시다!”
이에 프랑스 대표가 웃으며 응수했습니다.
“좋은 비유군요. 하지만 케이크는 주인이 만든 겁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허락이라도 구했나요?”


회의장은 웃음으로 가득 찼지만, 그 농담 속에는 차가운 진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프리카를 분할하는 이 거대한 논의에 정작 아프리카인은 단 한 명도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유럽 열강들은 지도 위에 선을 그으며 “여긴 네 나라, 저긴 내 나라”를 선언했고,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땅과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에도 철저히 소외당했습니다. 그렇게 아프리카는 빅토리아 케이크처럼 강대국들의 식탁 위에서 조각났고, 그때 그어진 국경선은 오늘날까지도 분쟁과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습니다. 과연 이 케이크는 누구를 위한 잔치였을까요?





청일전쟁
일본의 승리는 ‘강한 군대’가 아니라 ‘깨끗한 물’ 덕분이었다


1894년, 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청나라와 일본이 격돌한 청일전쟁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운 결과를 안겼습니다. 당시 청나라는 수적으로 우세했고, 무기와 병력 면에서도 일본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청나라 군대는 연전연패를 거듭하며 무너졌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흔히들 뛰어난 군사력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훨씬 더 뜻밖의 요소가 숨어 있었습니다. 바로 ‘깨끗한 물’입니다.


일본군은 전쟁 준비 과정에서 위생의 중요성을 철저히 인식했습니다. 그들은 군대 내에 정수 시스템을 도입하고 병사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반면, 청나라 군대는 물 관리를 소홀히 했고, 오염된 물을 마신 병사들이 이질장티푸스 같은 질병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졌습니다. 전투에 나서기도 전에 병사들이 줄줄이 병상에 누웠으니, 결과는 뻔했습니다.


결국 일본의 승리는 단순히 총과 칼의 힘이 아니라, 위생과 건강이라는 기본적인 준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전쟁의 승패가 화려한 전략이나 무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평범해 보이는 ‘물 한 모금’이 역사를 뒤바꾼 셈이죠. 현대에도 이 교훈은 유효합니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졌다 해도, 기초가 흔들리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 말입니다.





러일전쟁
일본이 세계 최강 러시아를 꺾은 ‘비밀 작전’


1904년, 아시아의 떠오르는 강자 일본과 세계 최강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맞붙은 러일전쟁은 또 하나의 놀라운 반전을 남겼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거대한 영토와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하며 누구나 승리를 점쳤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일본이 불가능해 보이는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이 이변의 중심에는 일본의 치밀한 ‘비밀 작전’이 있었습니다.


일본은 전쟁 초반부터 러시아의 약점을 파고들었습니다. 러시아의 주력 함대발트 해에서 출발해 무려 반년을 항해해야 했고, 이는 일본에게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일본은 러시아 함대가 긴 여정을 오는 동안 연료 공급을 방해하고, 정박할 항구를 미리 차단하는 교묘한 전략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러시아 함대는 끝없는 바다를 떠돌며 연료와 식량이 바닥난 채 지쳤고, 결국 전투에 돌입했을 때는 이미 만신창이였습니다.


쓰시마 해전에서 러시아 함대는 일본군의 집중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이 승리는 단순한 힘의 대결이 아니라, 정보와 전략의 승리였습니다. 일본은 러시아의 강함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결국 세계를 놀라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과연 힘만이 전부일까요? 이 전쟁은 우리에게 다른 답을 던져줍니다.











제국주의 시대는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때 강대국들은 힘과 탐욕으로 세계를 갈라놓았고, 그 여파로 수많은 민족이 고통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역사를 단순한 비극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안에는 준비와 지혜, 그리고 전략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군사력으로 세상을 지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제, 기술, 문화라는 새로운 전쟁터에서 여전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강대국들은 영향력을 넓히려 하고, 작은 국가들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 흐름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과 준비로 미래를 개척하는 자세입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지, 아니면 더 나은 길을 찾을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시대의 체스판에서 어떤 수를 두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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