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은 브런치스토리에서 팝업행사를 한다고 하여 작가로서(작가카드 받으러 ㅎ) 참여하러 아내와 함께 가는 길에 핫 하다는 성수동길을 처음으로 둘러본다. 어떤 이는 브루클린과 비교도 하던데 가치는 비슷할지 몰라도 아직 느낌으로 확 안 들어온다. 아마 규모 때문이겠지.
영업 중인 오래된 공장, 창고와 낡은 거리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선 작은 매장들과 팝업을 위한 대여집 그리고 공사 중. 전혀 어울릴 수 없는 매칭에 환호를 하며 몰려드는 핫 함이 참 이상했다. 처음에는 서울 중심 상가에서 싼 곳으로 밀려든 가계들의 입성으로 시작된 것이 SNS의 입소문으로 지금을 이끌며 거리는 패션의 난장이다. 근처 커피숍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이상한 신발부터 어떤 옷은 패션쇼 무대에서나 볼듯한 치장들이 지난다. 사람 구경이로세~
유명하다는 소금빵도 줄서보고 기웃기웃 볼 것은 없어도 벌써 오르내리길 두 번째다. 알듯 모를 듯 뭔가는 있다. 분명히 있다니까.
이곳의 핫 함이란 뭘까?
가상현실과 실제, AI와 아날로그, 젊음과 늙음, 정체와 변화, 성수동은 공사 중.
옛 창고의 속을 털어내고 그곳에 카페가 들어선 '대림창고 갤러리'. 이번 미국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낡은 사일로 속에 들어선 웨이코의 '메그놀리아 마켓' 그것이다. 구식을 배척할 필요는 없다. 있는 그대로에 낡은 속을 털고 새것의 핫 함이 들어선 변화에 사람들이 친근함과 애정의 환호를 짓는 것이다.
확 뭉개고 새판을 깔아야만 면이 선다는 것은 내 것을 낮게 보던 전근대적 사고였다. 당당하다면 거리의 불편이 대수인가. 뉴욕은 늘 공사 중이다. 그 철판 디딤기둥 사이로 그것도 멋이라고 사진들을 찍으며 돌아다니지 않던가 그것이다. 당당하다면 지금의 하드웨어는 오히려 자랑이 된다. 단지 그것이 품은 개성의 소프트가 새로운 정신이 되어 들어선다면 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리라. 당당하자
모습이점점 구식이 되어가더라도 자신을 가져라. 단지 들어있는 내용이 새롭고 핫 하다면 말이다. 마치 오래된 창고에 사일로에 그 속에 들어선 '대림창고 갤러리', '메그놀리아마켓'처럼.
거리를 오르내리며 찾아낸 나름의 해답지를 들고 또 한참을 걸어 올라 브런치스토리 팝업스토어에 들어섰다. 나의 새로움을 채울 정신으로 브런치스토리를 택했기에 의기도 양양. 자신만만 만면의 미소를 품고 들어서자 손목에 동그란 표찰을 걸어준다. 그리고 안쪽에다 마치 음식주문을 하듯 작가님이세요 소리치자 작가라고 안내도 해주며 사진도 찍어 카드를 만들어준다. 뿌듯하다.
전시된 팝업에는 앞선 작가들의 여러 본업(H/W) 속에 개성의 글(S/W)을 채워놓은 자랑뿜뿜 멋짐이 변화의 성수동과 잘 어울려 환갑의 나이에도 동심이 계속 자극된다. 덕분에 떠나지 않는 미소를 붙들고 나오니 달궈진 오후 돌아오는 길이 힘들다며 투덜대며 달려 붙는 아내도 성수역 지하차도 밑의 음침함도 모두 사랑스럽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