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씩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두 남녀가 극장가 한 복판에서 진한키스를 나누고 있는데,
그 여자의 청바지 위로 시궁쥐 한마리가 오르락내리락 하던 모습
키스가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그 여자가 거기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러면 그럴 수록 시궁쥐는 그 여자의 청바지를 물어 뜯고 있었다.
마치 쥐가 ‘나 여기 있으니 적당히 하고 가라’라고 하듯 그 쥐는 그 여자의 청바지를 마음껏 노략하고 있었다.
저걸 말해줘야 하나, 깊은 고민에 빠졌다
키스에 집중할 수록 자기 바지는 시궁쥐에게 다 물어 뜯겨버릴텐데
요즘은 미친 놈들이 많아 그런얘기 해주면 무슨 상관이냐며 오히려 날 이상한 사람 만들고 가버리는 경우도 많기에
나는 그냥 지나쳤다
토실토실한 시궁쥐가 그녀의 하얀 다리를 유린하건 말건
내 일이 아니니 신경끄고 그냥 지나쳤다
부디 그의 다리와 청바지에 별 일이 없기를 바라며
나는 모른척 그 자리를 지나쳐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