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프랑스, 한국, 그리고 로또

by Zarephath

서문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일 이런저런 만남들을 맺는다, 오늘은 착한 놈을 만나면 내일은 이상한 놈, 모레는 개보다 못한 놈,,, 이런 식으로 수많은 만남에 의해 연결고리를 만들어 간다.. 이런 만남의 연결고리를 통해서 우리는 수많은 사건들을 만나기도 하고 만들기도 한다.

1

며칠 전에는 북한 유학생을 아일랜드 어느 마을에서 만났다. 그는 사상 교육이 완벽히 되어 있는 사람으로 아무리 자신이 자유세계를 경험해도 북한식 사회주의와 선군정치에 철저히 물들어 있었다. 또 며칠 후 만난 프랑스인은 혁명 지상주의자로 프랑스는 혁명의 전통을 이어나가야만 살 수 있다고 믿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또 며칠 후 만난 미국인은 전형적인 자유주의자로 개인의 자유의 무한한 가치를 신봉하는 사람이었다. 기회가 되어 우리 넷이 pub애서 맥주를 같이 마신 적이 있다. 다들 진탕 마시고 만취해서 근처 여관에 방을 잡고 같이 자기로 했다.

2

다음날 아침 북한 녀석이 우리 셋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다들 뭔 일인지 상황파악이 안 되어 멍하게 있는데 그 북한 녀석의 다른 한 손에는 백색 가루가 쥐어져 있었다. 그제야 대략 상황 판단이 된 우리는 모두 자기 것이 아니라는 변명과 함께 제발 그 총 좀 내려놓으라고 했다. 북한 친구는 분명 우리 중 한 명이 마약을 들고 들어와 술과 같이 즐겼다고 믿는 모양이었다. 그 북한 청년의 오해를 풀고 진정을 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회를 엿보아 북한 청년에게 달려들어 총을 빼앗고 의자에 묶은 후 우리 짓이 아니라는 말로 계속 설득을 했다. 그러나 분명 범인이 우리들 중 하나일 가능성을 충분했고 우리가 소지하고 있던 마약은 한화 수십억 원어치의 필로폰이었다. 다들 우리의 범죄가 아니라고 변명을 하면서도 이 로또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었다. 먼저 프랑스인이 입을 열었다. 이봐, 이건 분명 범죄야. 그렇지만 이 수십억 원어치의 로또가 술 먹고 일어나니 우리 손에 있다는 건 신의 축복일 수 있어. 미국인이 동조했다. 그래, 이만한 돈의 약을 그냥 두고 떠난다는 건 정말 바보짓이야. 의자에 묶여있던 북한 친구의 표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나도 동참할 테니까 우선 이것 좀 풀어줘, 어차피 총도 늬들이 갖고 갔잖아?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의견이 일치된 네 청년은 술 한잔씩 하며 축하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이제 이걸 어떻게 팔 것인지 의논하지 시작했다. 클럽 같은 데서 조용히 조금씩 팔자는 의견이 있었고, 마약 조직과 접촉해서 일확천금을 벌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북한 청년이 조용했다. 뭔가 혼자만의 고민에 빠져 있는 듯했다. 사실, 이 청년은 마약으로 외화벌이 하는 북한 비밀 조직의 간부였다. 그에게 지금 고민은 조직과 국가를 배신하고 돈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을 전원 체포하고 조직에 충성을 보일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의 견고한 사상무장도 수십억의 돈 앞에서 균열을 보이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무장한 괴한들이 들이닥치고 그 북한 청년은 경례를 붙였다. ‘동무는 사상 검증에서 탈락이야. 어케 되는 줄 알디? 니들도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지라우.’ 사실 그 여관 건물 지하는 비밀 마약 제조장이었던 것이다.

3

갑자기 찾아온 로또 같은 행운은 불운의 껍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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