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화장대에 앉아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무척 피곤해 보인다. 나는 겁이 덜컥 났다. 난 요즘 소위 말하는 ‘불륜’이란걸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륜을 시작한 후 나는 아내의 일거수 일투족에 민감해졌다. ‘혹시나 눈치채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마음 졸이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불륜의 대상은 우리집 가사 도우미다. 뭐, 뻔한 스토리다. 짧은 치마를 입고 열심히 바닥을 닦는 그녀의 엉덩이에 반했다거나 땀 줄줄 흘리며 청소하는 그녀의 가슴 사이로 흐르는 땀방울에 반했다거나. 하여간 어느날 밤 난 그녀의 방으로 향했고 그녀도 굳이 거부하지 않았다. 처음엔 행복했다. 금지된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더 달콤한 법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난 그저 육욕에 사로잡혀 있음을 깨달았고, 여전히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내 불안감은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노골적인 가사도우미의 요구에 응해가는 내 모습에 진절머리가 났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을 아내에게 알리겠노라고 협박하는 데 무력하게 굴복할수밖에 없었다. 가사도우미 또한 자신을 사랑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휩싸이는 질투심에 그를 향한 협박은 더욱 거칠어지기만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그는 마침내 그녀를 인신매매범에게 팔아버린다거나, 필요하면 죽일 생각까지 했다. 인신매매범에게 판다 해도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은 그로서는 그런 사람들을 접촉하기가 더 힘들었고 하는 수 없이 가사도우미를 죽이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독살을 시도했다. 와인에 청산가리를 타서 마시게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남자는 청산가리를 어디서 어떻게 구하는 지도 몰랐다. 하는 수 없이 그는 가사도우미를 지하실로 불러냈다. 좀 더 새로운 장소에서 즐기면 좋지 않겠냐고 하면서. 지하실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가사도우미가 들어오자마자 그는 그녀를 삽으로 있는 힘껏 내리쳤다. 그리고 그녀의 시체를 자기 집 마당에 묻었다. 그리고 얼마 간은 아무 일 없었다.
가사도우미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냈다. 형사들이 수사를 시작했다. 일단 일하던 집부터 수색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냥 있어도 부들부들 떨릴만큼 두려웠다. 수색해도 별 것이 없었던 형사들은 집을 떠나려 했다. 그 순간 어떤 형사가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뭔가가 썩는것 같은 냄새였다. 형사의 촉으로 어딘가에 시체가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철저히 수색하기 시작했다. 결국 마당의 땅 판 자리를 발견하고 시체가 발견되었다. 모든 것을 자백한 그는 두렵고 비통하기 짝이 없었다. 왜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그런 짓을 해가지고 이런 사태까지 만들었단 말인가? 그는 체포되어 가며 아내에게 한마디를 남겼다.‘미안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