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에게 어필하는 질문 방법
대답을 잘하면 상사가 좋아합니다.
하지만 질문을 잘하면 상사에게 인정받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하직원이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면 상사는 기분이 좋습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보이기 때문이죠. 믿음직스럽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자신 있게 '알겠습니다' 해놓고 정작 업무 진행과정에서 방향을 잘못 잡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결과가 상사 생각과 다르면 낭패를 봅니다. 반복적으로 해오던 루틴한 일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지레짐작으로 일 추진하면 곤란합니다. 욕먹으면서 두 번 일하게 되고 상사로부터 신뢰도 얻지 못하게 됩니다.
업무를 매끄럽게 처리하려면 업무 지시 배경, 방향성, 상사의 의도, 기대치, 업무 범위, 마감일 등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시의적절한 질문입니다.
사실 상사가 업무지시를 모호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는 안되지만 말이죠. '말 좀 구체적으로 해주지' 싶은 순간들, 다들 겪어봤을 겁니다. 심지어 어떤 상사는 일을 시키면서 자기도 그 일을 왜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부하직원의 질문이 필요합니다. 상사도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질문은 상사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단,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질문할 때 두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1) 깊이 생각하고, 고민한 뒤에 질문한다.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고 던지는 질문은 가벼워 보입니다. 무책임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친구, 질문은 좋은데 자기 생각이 없네?" 이런 인상을 줍니다. 마치 수학문제를 직접 풀지 않고 답안지만 보여달라는 태도처럼 보이죠.
2) 일하기 싫거나 회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면 안 됨.
업무 방향을 잘 몰라서 질문했는데 상사는 부하직원이 일하기 싫어서 요리조리 질문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질문 자체보다 질문 방식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팀장) "김대리, 이번 주 금요일까지 멕시코 시티 치킨시장에 대해 조사해서 보고해 주세요."
(김대리) "예, 알겠습니다."
김대리는 열심히 자료조사하고 보고서 작성합니다. 하지만 금요일에 낭패 볼 가능성이 큽니다.
팀장은 멕시코에서 뜨기 시작하는 '배달 치킨시장' 규모를 알고 싶었는데 김대리는 오프라인 시장만 조사했을 수 있습니다. 또는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치킨회사 실태를 알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누락될 수도 있습니다.
(팀장) "김대리, 이번 금요일까지 멕시코 시티 치킨시장에 대해 조사해서 보고해 주세요."
(김대리) "그런데 무얼 하자는 것인 지 잘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왜 멕시코 치킨시장을 조사하나요?"
(팀장) 마음속으로 "이 친구 일하기 싫은 건가? 태도가 부정적이군."
김대리는 정확한 시장조사 목적이 궁금해서 질문한 것인데 상사가 오해하였네요. 질문이 부정적으로 들렸습니다.
(팀장) "김대리, 이번 금요일까지 멕시코 시티 치킨시장에 대해 조사해서 보고해 주세요."
(김대리)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세부 조사를 하려면 이 조사의 목적을 먼저 알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업무 범위를 정확히 잡아 보려고요."
(팀장) "아, 내가 미처 설명 못했는데 오프라인 치킨시장에 대해서 알고 싶고, 배달 시장 규모와 성장세, 경쟁사 동향도 보고 싶네요. 우리 회사의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1차 조사라고 보면 됩니다."
(김대리)" 네, 그러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준비하겠습니다."
이처럼 질문할 때는 먼저 일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그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질문한다는 의도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질문하면 상사는 호의적으로 나옵니다. 상사는 불확실한 내용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부하직원을 신뢰합니다.
"팀장님,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이번 제안서 작업의 핵심은 '재무 리스크 완화방안'이라고 생각하는데 맞죠?"
"이 보고서의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는데요. A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방점을 두는 건지, 혹시 다른 목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자료 배포 대상을 부서장까지로 할지, 전 임직원으로 할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제 의견은 이런저런 점 때문에 부서장까지 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상사에게 질문할 때는 '내가 모르니 너의 의견을 알려줘'라는 식으로 묻기보다는 내 의견을 언급하면서 상사 의견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사는 '이 직원, 생각이 깊다', '항상 대안을 생각하는 사람이다'라고 느낍니다.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무조건 예스맨이 되는 것은 위험합니다. 모르는 걸 감추려다 더 큰 실수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질문하지 않는 직원은 결국 신뢰를 잃습니다.
반대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직원은 일을 정확히 처리하는 사람입니다.
질문을 잘하는 직원이 상사에게 인정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