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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무 Apr 25. 2022

언제부터 글을 쓰고 싶었나

나는 언제부터 글을 쓰고 싶었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해



 일기를 쓸 때면 매번 착실히 달리는 코멘트가 좋았나.

우리 우무는 참 착한 어린이구나 /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도록 해요/

즐거운 주말을 보냈구나/

하는 무미건조한 문장에 군더더기 없는 글씨체를 한참을 보곤 했어. 그런데 그마저도 머리가 크고 나니 확인 도장을 꾹 찍어버리고 말더라. 나는 금세 흥미를 잃었어.

그 나잇대의 내가 생각하는 글은 누군가에게 읽혀야만

제 값을 한다고 생각했거든.



언제였을까

들여 쓰기를 처음 배웠던 그 순간일까



  기어코 학교를 하루 빼먹겠다고 소아과에 진단서를 떼러 간 날이 있었어. 내 딴에는 고등학생이 소아과에 온 게 맘에 걸렸나 봐. 그것도 꾀병을 부린다고. 분유 냄새가 나는 아기들이 빽빽 울며 존재감을 내비치는데 나는 한켠에 마련된 잡지를 꺼내 들었지. 정치가 어떻구 예술은 또 어떠며 누가 이런 옷을 입었네 하는 글들 사이에서도 나는 섹스 칼럼을 뚫어지게 봤었어. 상대를 홀리는 법이니 체위니 하는데 그 뜻도 모르면서 한참을 봤어.

나도 그런 새빨간 글을 쓰고 싶었나.



언제일까

언제부터 글이 좋았나. 또 쓰고 싶었나 한다. 나는



매년 돌아오는 네 생일에 편지를 꾹꾹 눌러쓰는데

아래에 덧댄 종이엔 내 글씨 자국이 남아있었어

아무래도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

글을 쓰고 싶었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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