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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새벽 6시 라이딩

출근라이딩

by 슈킁

아이를 유난히 라이딩시켜준 엄마가 난데

이제 신랑 라이딩도 한다.

매주 화요일 새벽 6시 기차를 타고 출근해야 하는 일정이라

안쓰러워 내가 먼저 제안했고

이제는 당연하게 새벽 5시부터 깨운다.

나의 수고를 미안해하던 안색은 사라졌다.

그래도 고마움을 표현하니 다행이다.


같은 일정으로 출근하는 동료의 집사람은

라이딩해 준다고 큰소리쳤지만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은 당당하게 우리 와이프 자랑 했다고.

그런 너스레에 어깨를 으쓱했다는 말이

나에 대한 고마움으로만 들리지 않고

40대의 무거운 가장의 역할에

자랑할 거리가 고작 와이프 라이딩정도라는 생각이 드니 씁쓸하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은

무거운 가장의 짐을 나눠들지 못하는

나로부터 시작된 것인가 싶기도 하고.

(칭찬은 칭찬으로 받아들이기로)


기차 타기 전 짧은 시간 동안 말을 할까 말까 하다가 했다.

아직 결론 내지 않은 올해의 나의 계획들.

“당장 일 하지 않고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나한테 기회를 주고 싶어. 근데 나는 돈도 벌고 싶어.

경제력으로부터 오는 자기 효능감, 그것이 나에게 필요해.

많은 돈을 벌 수 없을지라도 “

두리뭉실하게 말했다.

역시나 그는 예상한 대로

“너는 참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좋겠다. 우리 나이에 새롭게 돈 벌기는 쉽지 않아. 너를 응원할게 “

요약하면 이런 식으로 답했다.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다는 것인지 물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다행인 것은 차에서 내리기 전 그가 한 말.

“나는 요즘 새벽에 정신이 가장 또렷해.

이 시간에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어서 좋아. “

그래 오늘은 그것으로 된 것으로.


실은 새벽에 인기척을 들었지만 일어나지 않았다.

’ 출근 준비하는구나. 오늘은 알아서 가렴. 버스가 있잖니.‘

그가 방문을 열어 빛을 들여보내기 전까지.


기브엔 테이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야 뒤끝 없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어떤 기여도 자로 잰 듯이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성심껏 하고

네가 도와준 일에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서로 할 수 있는 만큼 도와주며

도움받으며 살아가는 방법도 있는데.

알아가는데 오래 걸렸고 받아들이는 것에는 더 오래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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