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사람은 빼기를 잘한다더라.

#빼기보다 더하기를 잘하는 게 내현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더하기와빼기

by 슈킁

일요일 아침, 잠도 깰 겸 가족이 함께 TV를 봤다.

무슨 프로그램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가업을 이어받아 엿을 만드는 사장님 이야기였다.

한 길을 묵묵히 걸어오셔서 장인이 된 모습.

사장님의 나이는 나와 별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에 놀랐다.

세상에 내가 벌써 장인의 나이에 다다랐네.

혼잣말로 했는데 귀 기울여 듣는 이가 있었으니.


아이가 자기 전에 말한다.

"엄마, 나는 재능이 없는 것 같아서 속상해"

무슨 말이니 아이야.

재능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건데

라는 훈계 섞인 조언이 목구녕까지 치솟았다가

"엄마도 엄마가 뭘 잘하는지 아직 몰라. 찾고 있어"

어색하고 의문스러운 답을 하고 내 방으로 향했다.


나도 찾았으면 좋겠다.

미치도록 푹 빠지고 잘하는

나만의 어떤 전문영역.


아이에게 말하지 못했던 말을 내게 해본다.

재능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어떤 일을 꾸준히 해봐야지

그 길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것 아닐까?




한 길을 묵묵히 걸어오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더라.

선택과 집중, 꾸준히 해 왔고

그 한 가지에 집중한다.


반면에 나는 꾸준히 해본 것이 거의 없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그것이 좋아 보이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보면 그것이 좋아 보인다.

블로그도 하고 싶고

수익도 내고 싶고

재테크도 하고 싶고

자녀 교육도 관심이 많다.

이런 상태로 욕망이 들끓다가

하는 것 없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괴감이 들어 잠식되기를 반복한다.

더하기는 자신 있는데 빼기가 영 어렵다.

시작은 망설임 없는데 끝은 흐지부지.

그것이 패턴처럼 반복되었다.


일기를 쓰고 자기반성을 하고

어떻게든 정리해보려고 했는데 효과가 미미했다.

그런다가 문득 머릿속을 도식화해 보았다.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일들을 그림처럼.


그 그림을 처음 마주한 순간.

우와...

나의 뇌야 참 수고했다.

이 많은 것들을 하고 싶다고 생각을 담고 살아가니

너는 얼마나 많이 무거웠니?

나의 마음아 고생했다.

하고 싶다는 의욕은 가득한데 한 것은 없으니

너는 얼마나 낙담했니?


나는 아직 원씽에 몰두하는 것이 많이 어렵다.

어떤 큰 목표가 없으니

이것도 저것도 취하고 싶고

그럴수록 빼기가 안되고

효율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스스로의 분석이다.

알고 있는데 잘 안된다.

아는 것이랑 행동하는 것은 별개이니까.


다만, 내가 나아지고 있는 점은

머릿속을 가끔 그려본다는 것이다.

그릴수록 뾰족하게 나아지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아주 시일이 급한 건들은

어떻게든 우선순위에 두고 한다.

빼기가 안되더라도 더 이상 더하는 것은 방지할 수 있다.

(이 글을 계기로 빼기.. 잘하고 있는지 다시 확인해 봐야겠다)




아이가 고민한 내용 중 이런 내용도 있었다.

"내가 어떤 일을 시작했는데

그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지나간 시간이 아까워서 어쩌지?"

야 이 자식아...

너는 나보다 30년이나 젊잖아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의 방향을 다시 내게로 바꾼다.

30년 후의 내가 나에게 말한다.


"이 시간도 다 경험이 될 거야.

돌아가든 바로가든 너는 걸어가고 있으니까

멈춰서 생각에 생각을 얹는 건 이제 그만해도 된단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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