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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석 Jul 14. 2022

치아와 치매

치아와 몸 건강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쇠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리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하더라도 그 증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 사람들은 혹시 자신이 건망증, 치매, 알츠하이머병 같은 질병이 아닐까라는 갖은 상상을 다하면서 자신의 뇌 상태를 걱정하게 됩니다. 둔필승총(鈍筆勝聰)이라고, 메모지에 이것저것 기록을 하는 버릇도 생깁니다. 하지만 장을 보러 갈 때 10개 정도의 물품은 적지 않아도 빠트림 없이 사 오던 시절을 생각하면, 기억력이 떨어진 것은 나이 들어 빠지는 머리카락만큼이나 한숨을 내쉬게 합니다.


스웨덴 우메오 대학 얀 베르그달 교수팀은 1988년부터 20여 년 동안, 35세에서 90세까지의 성인 1962명을 대상으로 치아가 정상인 사람과 치아를 모두 뽑고 틀니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 간의 기억력을 비교한 연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치아가 없는 사람들의 기억력이 훨씬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치아 하나당 기억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치아를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 간의 기억력의 차이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치아가 기억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물론 치아 자체에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그 무엇이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음식을 씹는 행위는 분명히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그 증가된 혈류량은 인지와 기억력을 담당하는 부분의 신경 활성도를 높여주게 됩니다. 따라서 치아가 없어 잘 씹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뇌로 전달되는 자극이 줄어들어 치아가 있는 사람에 비해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치아가 부족하다면 적절하게 씹을 수 있는 힘을 임플란트나 틀니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치아 부족으로 인한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치매 환자의 치아 개수가 정상 노인들보다 적다는 연구 보고는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것입니다.

치아의 상실이 알츠하이머 등의 뇌질환과 연관된다는 보고는 수 없이 많다. Tooth Loss and Alzheimer’s Disease | SpringerLink
치아를 가지고 씹는 행위는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기억력을 담당하는 부위의 신경 활성도를 높인다.

 이런 말을 하면, 뇌로 혈류를 보내 기억력을 높이려면 껌이나 오징어를 오래 씹으면 되느냐고 묻는 분이 있습니다만 질긴 오징어를 오래 씹는 행위 등은 치아와 턱관절에 좋지 않습니다. 물론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씹는 운동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딱딱한 것을 씹거나 오랜 시간 씹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뭐든 적당한 것이 좋다는 것, 아실 겁니다. 그러니 무엇이든 너무 오래 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근육이 비대해져 사각턱이 되거나 턱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지금 있는 치아를 잘 보존해서 떨어지는 기억력을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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