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넘어 섬뜩한...
아침부터 카톡이 난리다.
새벽 4시 반쯤부터 눈이 떠진 나는
그룹카톡을 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곳 시간 새벽 4시 반쯤엔
인천, 의정부 지역의 물난리만 뉴스로 나온 터였다. 아마도 낮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피해인 듯 했다.
우와, 저렇게까지 비가 많이 왔어?
우리나라 배수 시설 나름 잘 되어 있는데
얼마나 쏟아진거야 대체
신나게 카톡으로 수다를 떨다가
잠깐 잠이 들었나보다.
그러고나서 다시 일어났더니
이번엔 이수역 천장 터진 사진에, 고터 물 잠긴 사진에,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차서 긴박하게 차를 빼고 있다고 난리난리
강남 서초 일대 침수, 심지어 관악산 산사태 경보까지.
낮에 내리던 비가 그치지않고 그대로 더 퍼부었구나.
유튜브로 한국의 뉴스를 보니
둥둥 떠다니는 침수차에
버스도 거의 수중 운행에 가깝고
퇴근을 포기한 사람들
퇴근길에 물보라에 갇힌 사람들이 나왔다.
그걸 보고 있는 지금 내가 있는 이 나라는
제대로 비가 내리지 않아
단수만 6개월 이상 된 것 같다.
여기도 여기 나름대로 물난리 중
한식당들은 단수로 인해 영업을 제대로 못하고
세차장은 문을 닫은지 오래.
지속적인 단수로 사람들은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물 부족 국가에 살면서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침수 상황이 정말 아이러니 하면서도
뱃속에 있는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내가 살아온 세상과는 많이 달라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이 나라도 물이 이렇게까지 부족하진 않았었다.
상하수도의 민영화가 이뤄진 후 부터
저수지가 개인소유가 되어,
가난할수록 물을 쓸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니 시위가 끊이질 않을 수 밖에
더구나 내가 있는 State에서 두세시간 정도만 차로 이동하면 있는 옆에 State는 물이 부족하지 않다.
예를 들어 경기도는 물이 부족해서 6개월 이상 단수 중이지만 충청도는 그렇지 않은 상황.
우리 아파트는 충청도로 가서 물을 사와
물탱크를 채워넣어주고 있다.
하지만 그 급수차를 노리고 강도도 많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만큼 이 나라에도 비가 시원하게? 억수로? 쏟아져준다면 좋으련만.
물론 배수시설이 한국 만큼은 갖춰지지 않아서
여기는 한국보다 더한 물난리가 날 수 있긴 하다.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당장 우리 아파트부터 비가 새긴 할 거다...
그래도...
물에 치이고 범람에 침수에 난리난 한국 상황을 보다가,
창밖으로 다 말라버린 공원의 나무들을 보고 있자니 괴리감이 엄청나면서
섬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