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서평
어릴 때는 사람을 볼 때 외모에 쉽게 현혹되고, 겉으로 보이는 내 얼굴 생김새를 가꾸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다. 하지만 30대 후반에 접어들게 된 지금은 단편적인 외모보다 '분위기'에 신경을 더 많이 쓰게 된다. 꼭 특별하게 예쁘거나 잘생기지 않아도 신뢰감 있는 인상을 주는 사람이 있고, 다시 만나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나는 사람의 '분위기'와 소위 말하는 '아우라'를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언어'라고 생각한다.
'언어'는 때로는 옷차림이나 생김새보다 더 강력한 자기표현 수단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지식과 생각의 깊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같은 문장에서 단어 하나만 바꿔도 전혀 다른 뉘앙스를 풍기게 되고, 긍정문이 부정문으로 탈바꿈되기도 한다. 신입사원을 뽑는 전형에서도 최종 관문은 결국 '면접'이고,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온갖 유세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 간의 '토론'이다. 아무리 거짓으로 꾸미고 포장한다한들, 짧지 않은 시간 이야기를 나눠보고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거치다 보면 결국은 '말'에서 드러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 책은 위대한 철학가 비트겐슈타인의 문장들을 토대로 저자의 생각을 덧붙여 정리한 자기 계발서다. 저자의 강한 화법과 다소 뻔한 이야기들로 인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으나 비트겐슈타인의 주옥같은 가르침과 명언들만큼은 호불호가 갈릴 수 없으리라 생각된다.
가난이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언어가 대물림되는 것이고, 무지한 최악의 나날이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라, 무지한 최악의 언어가 대물림되는 것이다. 뭔가 괜히 잘 안 되는 게 아니라, 당신이 자기 자신과 소중한 가족에게 안 되는 언어를 쓰고 있는 것이다.
14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다 보니 무슨 책을 읽든 결국 아이와 관련된 생각으로 귀결되어 버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내 아이에게 어떤 언어 환경과 언어 습관을 물려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부모의 작은 행동도 놓치지 않고, 부모의 습관과 말투, 언어 습관을 그대로 복사해 내는 존재이기에. 그래서 두렵고 무섭다. 내가 고치고 싶은 언어 습관까지 아이가 그대로 배우게 될까 봐. 미천한 언어에 담긴 나의 미천한 생각이 아이에게 전염될까 봐.
'40대부터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무려 링컨 미 대통령이 한 말이라는데, 평소에 잘 짓는 표정과 삶의 태도가 표정 주름 등으로 얼굴에 진하게 새겨져, 결국 '관상'을 보면 그 사람이 걸어온 삶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이 말을 조금 바꿔 '40대부터는 자신의 언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언어는 외모보다도 거짓으로 꾸미거나 단시간에 변화시키기 더 어렵다. 말 한마디, 문장 한 구절에 그 사람의 삶과 생각과 태도가 녹아든다. 아이에게 영어 유치원과 좋은 학군지를 선물해 주는 것도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귀하고 아름다운 언어'와 그 속에 담긴 '바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대물림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발제문] by CYJ
0. Intro/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나눠봅시다.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의 명문장들을 토대로 각 장이 짧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에게 가장 와닿았거나 기억하고 싶은 부분은 어디였나요? 그 이유도 나눠봅시다.
1.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 우리의 언어는 우리의 세계를 어떻게 형성하는가?
이 문장은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주장 중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는 언어가 우리가 이해하는 세계를 결정한다고 보았는데, 이는 우리의 사고와 언어가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여러분이 일상에서 겪은 경험 중, 언어로 인해 특정한 사고나 이해의 한계를 느낀 적이 있나요? 반대로 언어가 여러분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경험을 했던 적이 있나요? 예를 들어, 자신이 사용하지 못하는 언어로 인해 자신의 세계가 제한된다고 느낀 적이나, 어떤 감정이나 복잡한 생각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면 이 경험을 공유해 봅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언어가 실제로 사고를 어떻게 형성하고 제한하는지 논의해 봅시다.
2. "언어는 세계의 그림이다" – 우리의 언어는 우리가 경험한 세계를 어떻게 반영하는가?
비트겐슈타인이 말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것을 선호해서 손에 넣고, 자주 먹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것을 집중해서 응시하고, 또 무엇에 마음을 빼앗기는지,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이 결국 그 자신을 표현한다.] 언어는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보는지를 반영하는 하나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사용한 언어가 특정한 시각이나 편견을 반영한 경험이 있었나요? 또는 누군가의 언어를 통해 피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그 사람의 세계를 들여다본 적이 있었나요? 혹은 내가 자주 쓰는 언어를 통해 드러나는 나의 세계는 어떠한가요? 언어가 여러분의 사고방식이나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나누어봅시다.
3. “가난이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언어가 대물림되는 것이고, 무지한 최악의 나날이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라, 무지한 최악의 언어가 대물림되는 것이다. 뭔가 괜히 잘 안 되는 게 아니라, 당신이 자기 자신과 소중한 가족에게 안 되는 언어를 쓰고 있는 것이다."-언어의 대물림
많은 심리 전문가들과 정신의학박사들이 모두 ‘좋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개인의 심리적 성장과 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부모나 주변 환경에서 배운 언어(모어)가 우리의 사고방식과 감정 처리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며, 이 언어를 의식적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오은영 박사는 특히 아이들과의 소통에서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가 결정적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녀는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가 아이의 행동과 감정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정확한 사랑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모가 무심코 사용하는 부정적인 언어는 아이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 사랑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긍정적인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창옥 교수 또한 언어가 관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우리의 사고와 감정을 담는 그릇인 언어가 풍부할수록 더 유연하고 깊이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자신이 배우고 성장한 언어로만 타인과 소통하려는 태도를 넘어서, 새로운 언어와 표현 방식을 배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3-1. 모어(부모의 언어)와 개인의 언어 습관, 그리고 언어를 의식적으로 바꾸려는 노력
우리는 모두 부모나 가까운 이들로부터 언어를 배웁니다. 여러분은 부모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배운 언어가 여러분의 사고방식이나 감정 표현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 그 언어가 자신의 성장에 도움을 주었는지, 아니면 고쳐야 할 언어 습관을 물려받았다고 느꼈는지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여러분은 스스로 사용해 왔던 언어를 고치기 위해 노력한 경험이 있는지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또 그 노력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언어의 변화를 통해 감정이나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3-2. ‘좋은 언어’를 가진 사람과의 관계 형성
오은영 박사와 김창옥 교수는 모두 ‘좋은 언어’를 가진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좋은 언어를 가진 사람의 방식이 좋은 교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고, 그 사람의 깊이와 의식 수준을 통해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좋은 언어를 가진 사람과 만난 적이 있나요? 배우고 싶은 언어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그 사람들은 여러분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나요? 반대로, 부정적이거나 해로운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꼈던 어려움은 무엇이었는지 나누어봅시다.
4. “지적 수준이 낮은 사람은 더 많이 분노하며 살게 된다" – 화날 때 읽으면 분노가 가라앉는 10가지 글
이 책에서는 감정적 상황에서 언어의 사용이 어떻게 우리를 평화롭게 하거나 반대로 고통스럽게 할 수 있는지를 언급합니다. “지적 수준이 낮을수록 더 많이 분노하며 살게 되고, 그들에게 분노는 상황을 원하는 대로 통제하기 위한 극단적인 성공자산”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동의하시나요? 또, 여러분은 화가 나거나 감정적으로 힘들 때 언어가 도움이 되었거나 문제를 더 악화시켰던 경험이 있나요? 여러분은 분노를 더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해 언어를 어떻게 사용했나요? 오은영 박사는 분노를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해서는 감정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언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더 나은 언어 선택이 감정 조절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감정적인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나눠봅시다.
5. “우리는 자신이 설명할 수 있는 것만 발견할 수 있다” –독서는 끝이 아닌 질문의 시작이며,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김종원 작가는 가장 선명하게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말과 글)로 내 마음을 전달해야 하며, 그 연습이 곧 나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공감해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의 언어를 고민하고 정제하고 연습해야 한다고 하며, 독서를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로 끝내지 않고,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비트겐슈타인은 글쓰기가 자신의 언어 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일기, 에세이, 혹은 창작 활동을 통해 경험한 변화가 있다면 그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글쓰기가 언어 확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나요?
6. 예술과 창작 활동을 통한 언어적 확장
5번 질문에 이어, 글쓰기 말고도 언어의 한계를 넘어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하라고 했지만, 우리의 감정이나 복잡한 개념은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 그림, 춤과 같은 예술 활동은 비언어적 방식으로 감정과 사고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예술, 음악, 몸짓 언어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다고 생각하나요? 여러분은 언어 외의 수단을 통해 자신의 사고를 확장한 경험이 있나요? 중요한 감정이나 생각을 언어 외의 방식으로 전달했던 경험이 있다면 그 경험을 나누고, 이러한 비언어적 소통이 어떻게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도록 도울 수 있을지 이야기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