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일삶기록
지난 주부터 10년 만에 운동을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나는 매주 가기로 한 필라테스를 빼먹지 않고 진짜 갔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는 나만 알겠지만...(웃음)
솔직히 지난번 수업 끝나고 집에 갈 때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나름 힘들었던지라 집에 가서는 기절하듯 잤고, 그 다음날부터는 근육통이 여기저기 와서 '괜히 했나'하는 후회도 살짝 하고 그랬는데...한 3일 정도 지나니까 몸이 확실히 상쾌하달까? 그런 좋은 느낌이 있었고 건강을 안 챙긴다는 죄책감을 덜어서 좋았고 특히 걸을 때 서, 있을 때, 않아있을 때, 스스로 중심을 잡으려고 의도적으로 신경을 쓰게 되는 부분이 좋았다.
그래서 '열심히 매주 빼먹지 말고 다녀야지!' 그런 마음이 절로 생겼던 것 같다. 사실 선생님 칭찬 듣는 것도 정서적인 힐링 포인트기도 했구! 선생님과 일대일 수업이라는 호화스러운 수업 찬스를 경험하며 지난 번에는 못 써본 기구들을 썼는데...하아...정말 힘들었다.
땀이 비오듯이 쏟아진다는 말이 뭔지 알았다. 나는 내가 땀을 안 흘리는 사람인지 알았는데, 그냥 내가 안 움직여서 안 흘렸던 걸로...! 미리 손수건을 챙겨가지 않았다면 민망할 정도로 땀을 흘려대는데...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의 기본 준비 운동 레벨인 움직임에 이미 나는 헥헥 대고 있었다는 것이다.
안쪽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 승모근 등을 다루는 법과 그 느낌을 배웠는데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제 슬슬 선생님께 죄송해지려고 할 때가 되니까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나의 이 비루한 몸뚱이...정말 너무 원망스러운데! 천사 같은 우리 선생님은 또...흑흑...지난주보다 훨씬 좋아졌다, 오늘 조금 더 힘든 동작이긴 했다, 분명 계속하면 점점 내 몸의 근율을 다루는 법을 알게 될거다 등등 '그래! 난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게 만들도록 칭찬을 부어주셨다.
끝나고 나오니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빨개져서는 땀에 젖은 내 얼굴을 보고 '자기 사우나 다녀왔어?'하는데...순간 진짜 그런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나에게는 나름 힘들게 운동을 한 날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후들후들 하는 내 다리...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런데 이 정도는 약과였다. 다음날부터 나는 지옥을 맛봤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너무너무 아팠다. 겨우 그 정도 움직이고 근육통이 이렇게 심하게 오다니...나는 진짜 몸이 심각한 상태였구나 싶으면서도 이거 다음 수업 때도 이렇게 아프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몰려왔다.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아프지 않게 되는데, '다음 수업은 또 전보다 강도가 세지겠지? 나 괜찮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뭐, 칼을 들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매주 빠짐없이 잘 해보자, 김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