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이야기
A는 불안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주 호소는 "배가 너무 아파요. 대변이랑 소변이 잘 안 나와요."이다. 변비약을 매일 복용하고, 비뇨기과도 다녀왔다. 관찰해 보면 대소변을 잘 본다. 실제로는 기능에 아무 이상 없지만 항상 "배가 아파요. 똥이 안 나와서 그래요"라고 말한다. 불안한 마음이 해결이 안 되니 신체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계속 같은 문제로 약을 달라고 조르고, 소리 지르고, 때론 아이처럼 바닥에 주저앉기도 한다.
신체에 계속 집중하게 두기 보단 "최근 자신을 불안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나요?"라고 물으며 화제를 전환했다. 그랬더니 A는 같은 방 환우와 갈등을 말하며 불편함을 털어놓았다. 대화를 나누며 간혹 웃는 모습도 보였다. 조금 있으면 또 찾아와 "배가 아프다, 대소변이 안 나온다" 똑같은 말을 하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신체에 집중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자신의 진짜 불안을 해소할 수 있었다.
사실은 엄청 외롭지 않았을까? A는 자신만의 고통과 불안을 가지고 있지만 주위 사람의 무시와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 속에서 홀로 힘들어하고 있을 수도 있다. 말 한마디 관심 하나가 환자들에게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의 감정에 공감하며 대화 나누고, 그로 인해 대상자의 불안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간호사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