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물가에 살던 쪼끄만 소녀였어요
하늘 보고 물 보고 바람 부는 데서 갈대 마음 억새 심정으로
참새처럼 올챙이처럼 소북하게
가끔 나비 잠자리 친구 날아오고
개망초 민들레 코스모스 어깨동무 재밌게들 살았어요
그런데 멈추지 않고 늘 변하는 게 지겨웠어요
어쩌다 소풍 삼아 산에 올라왔다가
나무 바위 무뚝뚝하지만 조용하고 듬직하더라구요
이참에 산에 주저앉아버렸지요
그런데 산-국화 들-국화 다 있더라구요
할 수 없이 산에 올라온 물국화, 산수국(山水菊) 되었죠
따져보면 산도 들도 물도 다 안은 이름, 하늘 아래 젤 멋진 이름
그래저래 ‘변하기 쉬운 마음’이라
꽃색깔 꽃모양 쯤 자주 바꾸는 변덕은 이해되시지요
제주도 사람들은 도체비꽃*이라고 부른대요
도깨비꽃이란 뜻인지(?)
* 정지용 <백록담>
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않는 한모롱이,
도체비꽃이 낮에도 혼자 무서워 파랗게 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