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모습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뽑았다. ‘과이불개(過而不改)’는 논어의 ‘위령공편’에 있는데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즉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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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자성어를 추천한 이유는 “여야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대통령 탓’이라고 말하고 고칠 생각을 않는다. 그러는 가운데 이태원 참사와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지려는 정치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여주대 박현모 교수)
정치권 행태는 민생은 없고, 당리당략에 빠져 나라의 미래발전보다 정쟁만 앞세운다.(40대·사회)
여당이 야당 되었을 때나 야당이 여당 되었을 때나 똑같다.(60대·예체능)
표절문제가 불거지면 논문 제출자만 탓할 뿐 지도교수와 심사위원에 대해서는 아무 책임을 묻지 않는다. (60대 인문학 교수)
* 중앙일보 2022년 12월 12일 자 18면 <교수들이 뽑은 올해 사자성어 ‘과이불개(過而不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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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책
요즈음 다시 읽기 시작한 책이다.
*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와 『좁은 회랑』(The Narrow Corridor)인데, 각각 2012년과 2020년에 번역본이 나왔다.(시공사)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어떤 나라가 부유하고 가난한지는 지리, 질병, 문화가 아니라 제도와 정치가 좌우한다. 포용적 경제제도를 뒷받침하는 포용적 정치제도가 번영을 가져온다.’고 한다.
『좁은 회랑(국가, 사회 그리고 자유의 운명)』은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권리가 있는가? 국가권력과 시민의 자유에 관한 新정치론’이다. 책 표지의 표3에 요약된 그림과 문장을 그대로 옮긴다.
국가를 자유와 번영으로 이끄는 ‘좁은 회랑’
국가의 힘이 너무 강하면 국민은 독재로 고통받고, 반대로 사회가 너무 강하면 무질서로 혼란스러워진다. 시민이 자유를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국가가 번영하기 위해선 국가와 사회가 힘의 균형을 이루는 ‘좁은 회랑’에 들어가야 한다.
문(門)이 아니라 ‘회랑’인 이유는 회랑 안에 있기 위해 국가와 사회가 서로를 견제하며 달리는 과정에서 언제 어디서든 국가가 회랑 밖으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며, 이곳이 ‘좁은’ 이유는 그만큼 균형을 달성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법과 군대를 가진 국가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어떻게 사회를 결집할 것인가?
(책표지 표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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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회비를 내며
한 해가 지나가는 모양이다. 어떻게 내가 여기 사는 걸 아는지 연말이면 늘 적십자회비 고지서가 보내져 온다. 직장에 다닐 때 내가 정기적으로 힘을 보태던 특별한 곳이 있었지만, 퇴직 후에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사회모금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지만 1만원을 송금하면 아직도 내가 아주 조금은 사회에 기여한다는 마음을 느끼게 된다.
대한적십자사는 국내 847명에게 재난구호를, 취약계층 32만명등을 도왔고, 국제분쟁 긴급구호에 57억원, 코로나 비상식량세트 748만 세트 등에 썼다고 한다.
모쪼록 뜻있는 일에 쓰였기를 바랄 뿐이다. 전에는 적십자사가 중심이 되어 남북한 이산가족상봉사업도 하더니, 언제부턴가 남북관계가 흐트러지면서 이런 사업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쉽다.
모처럼 국회가 휴일에도 일했다
곧잘 휴업하던 국회가 이번에 모처럼 일을 한 모양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재석위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가결했다고 한다. 벌써 1개월도 더 지났는데도 이태원 참사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 바로 ‘과이불개(過而不改)’가 아닌가.
공무원은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헌법 제7조 제1항). 장관(국무위원)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책임지도록 헌법이 규정하고 있다.
국회를 다수결로 통과한 안건은 바로 전체 국민이 결정한 것에 다름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다. 지난 주말에 이태원 유가족 모임이 정식 발족되었다고 한다. 국회의 국정조사도 신속히 이루어져서 하늘로 간 꽃다운 영혼이 조금이라도 위로 받기를 기도한다.
* 민주국가의 성공을 좌우하는 ‘강력한 국가와 시민의 자유’ 사이의 균형이 바로 <<좁은 회랑>>이다
(한돌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