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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r 06. 2024

한돌의 지정학 패러다임 : 우리 역사와 강역 문제 1

한풀이 7 (역·지 4)

1. 들어가는 글   

  

재작년(2022년) 「바른 역사와 K-지정학 연구」라는 제목으로 22개의 글을 써두었다. 이 글들을 기초로  내가 생각하는 지정학 패러다임을 서술하려 한다. (아래를 클릭하면 전에 쓴 글 전체를 볼 수 있다)

    

[브런치북] 바른 역사와 K-지정학 연구 1 (brunch.co.kr)     


[브런치북] 바른 역사와 K-지정학 연구 2 (brunch.co.kr)            


나는 현재 우리 역사에서 단기, 즉 단군기원(檀君紀元)을 팽개쳐 둔 것과 우리 영토를 ‘한반도’라고 좁혀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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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역사와 강역을 직시하자     


우리는 단군왕검이 옛 조선(古조선)을 건국한 기원전 2333년보다 훨씬 전부터 우리 역사가 시작되었고, 불과 110여 년 전이던 1909년까지도 압록강, 두만강 이북에 있는 간도 지역이 우리땅이었던 것을 잊어버렸다.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 부리는데, 우리는 일본에게 부산과 남해안에서 바라 보이는 우리땅 대마도를 돌려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 왔다.      


* 2005년 3월 18일 당시 마산시 의회가 ‘대마도(對馬島)의 날’을  조례로 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화제인 다큐영화 〈건국전쟁〉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정부수립 후 3일 만인 1948년 8월 18일 일본에 대마도를 반환하라고 요구하였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니 이 사실을 (일부러 그랬나? ) 빼먹었다.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최초의 주요 행적이 대마도 관련인데 말이다. 이승만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처음 연두기자회견을 한 1949년 1월 8일에도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하였다.     


(사진) 동아일보 1949년 1월 8일 자


우리 역사는 단군 이전 아득한 시기에 시작되었고, 여러 역사서에 단군이 신화가 아니라 사화(史話)라고 기록되어 있는데도 이걸 망각하고 있고, 헌법에다가 영토를 ‘한반도와 부속도서(헌법 제3조)’라고 좁혀 놓은 허황된 역사와 지리 의식, 그리고 엉터리 지정학이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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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른 역사와 지정학이 필요하다     


우리는 북으로 철조망에 막히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인 사실상 섬에 살고 있다. 대륙민족이 어쩌다 이렇게 섬민족이 되어 살게 되었나?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그동안 배운 역사가 전혀 엉터리라는 주장이 서점과 유튜브에 가득하다.      


‘한반도’라는 말은 언제 생겼나? 나는 어릴 적에 우리 조상들은 전에는 압록강·두만강을 넘어 ‘한대륙’에 살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말이다.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라는 조항은 크게 잘못되었다. 왜냐하면 멀리 오랜 옛날로 거슬러가기 전인 1909년 일제와 청(淸)의 ‘간도밀약’ 전에는 간도가 분명히 우리 땅이었다.     


일제와 청나라가 원주인도 모르게 우리땅을 거래하였으니, 그 자체 원천무효이고, 지금도 우리는 그 땅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2022년에 발행된 『정역 중국정사 조선·동이전』이나 청(淸)의 건륭제가 명령하여 건륭 43년(1777)에 만든『만주원류고』만 보더라도, 우리 국사교과서와는 전혀 다르다.      


전에는 새 정부 들어서면 ‘역사 바로 세우기’를 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역사 잊기’를 하자고 한다. “일본에게 100년 전 일로 사과를 요구할 수 없다”고 하던데. 그들이 역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조작하고 왜곡하고 있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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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분단을 어찌할 것인가?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분단된 나라로 오스트리아, 독일과 남북한이 있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은 전쟁을 일으킨 나라로서 종전 후 4개 지역으로 나누어졌다가 오스트리아는 1955년, 독일은 1990년에 통일되었다. 오스트리아는 중립국 지위를 취득하였고 계속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범(戰犯) 국가,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진즉 통일되었는데, 전범국가인 일본 대신 분할된 우리는 통일은커녕  아직도 서로 주적이라며 으르렁대고 있으니, 기가 막히지 않나?      


우리는 고려 건국(918년)부터 대일항쟁기  (일제강점기)가 끝난 1945년까지 1천년 이상 하나로 살아오다가, 현재까지 79년간 분단 상태이고, 1950년부터 1953년까지는 당시 전체 인구의 1/10이 희생된 전쟁을 치르고 아직 종전(終戰)도 하지 않은 전쟁상태에 있다. 세계사에 백년전쟁의 기록이라도 남기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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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한국     


『두 개의 한국, The Two Koreas』라는 유명한 책(돈 오버도퍼, 로버트 칼린, 길산, 초판 2002, 개정판 2014)에 이런 글이 있다.       


‘미(美) 외교관을 지낸 저명한 한국 전문가 그레고리 핸더슨(Gregory Henderson)은 1974년 한반도 분단 결과를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이 시대, 이 세계에서 한반도의 분단만큼 그 연원이 놀랍고 충격적인 사례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분단 당시 당사자들의 의지와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그 과정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없다. 한반도의 분단은 강대국들이 저지른 엄청난 실수의 부산물이다.     

 

때문에 미국 정부는 한반도 분단에 따른 엄청난 부담을 감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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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은 이제 남북은 적대적 두 국가라는 망언을 일삼는데, 이렇게 핵무기로 위협하는 집단을 어떻게 하나? 이제 통일 논의는 집어치우고 남은 남쪽대로, 북은 북쪽대로 살자고? 그런데 이건 가능한가? 바로 육지로 연결되어 있고, 역사와 언어와 문화가 같은데 말이다.     


예전 박근혜 정부는 ‘통일은 대박’이라 했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는 북한을 선제타격한다고 하더니, 힘의 우위에 의한 평화통일을 주장하는 모양.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통일에는 비용이 든다. 남북통일이 오면, 1990년 통일 후 한참 고생한 서독처럼 모처럼 잘 살고 있는 우리가 북한 때문에 힘들어진다. 우리의 주변국들, 미국·중국·일본·러시아는 통일을 바랄까? 분단 상태가 유지되는 걸 바랄까? 이중 미국은 우리 분단을 가져온 장본인이고, 일본은 자기들 대신 우리가 분단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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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정학은 역사지리학이다     


일반적으로 지정학(地政學, Geopolitics)이란 어떤 나라의 지리(위치와 영토)가 정치, 경제와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지리정치학’으로 정의된다. 국가는 영토, 주권, 국민으로 구성되니, 어느 국가가 위치와 영토가 고정된 곳이라면 이게 맞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강역은 1909년까지 압록강·두만강 너머에도 있었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간도부터 만주(동북3성)과 대륙의 북동부지역에 우리의 강역이 있었다.      


지금 우리는 민족 역사에서 가장 작은 강역인 이른바 ‘한반도’에 살면서, 이도 미국과 소련(러시아)에 의하여 남과 북으로 나누어졌는데, 지금껏 우리 스스로 ‘한반도 지정학’을 운운하니 얼마나 한심한지 모르겠다.     


1948년 제헌헌법은 단기 4281년이라고 되어 있는데, 1961년 5·16군사쿠데타 후에 슬그머니 단기가 서기로 바뀌었다. 박정희 군사정부 시절의 일이다.     


자기 역사의 기원(紀元)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한심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단기 4281년 (1948년)  정부 수립후 4번째 법률이 〈연호에 관한 법률〉이었고, 단군기원(檀君紀元)  선언하였다.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하여 당장 이 법률부터 고쳐야  한다.     


연호에 관한 법률 [시행 단기 4281년, 1948. 9. 25.] [법률 제4호]     


대한민국의 공용연호는 단군기원으로 한다     


부칙(단기 4281년, 1948.9.25.)

본법은 공포일로부터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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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호에 관한 법률 [시행 1962. 1. 1.] [법률 제775호, 1961. 12. 2., 폐지제정]     


대한민국의 공용연호는 서력기원으로 한다.     


부칙(법률 제775호, 1961.12.2.)

①본법은 단기 4295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②법률 제4호 연호에관한법률은 이를 폐지한다.

③본법 시행당시의 공문서중 단기로 표시된 연대는 당해 단기연대에서 2333년을 감하여 이를 서력연대로 간주한다.

④연대 정정에 있어서는 공문서정정에 관한 타 법령의 규정에 불구하고 당해 공문서의 서식에 적합하도록 연대 정정인을 사용하여 정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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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헌법의 영토조항 문제    


일제는 1905년 을사늑약으로 우리 외교권을 박탈하고(이 해 독도를 시마네현에 몰래 편입한다), 1909년에는 청(淸)과 ‘간도밀약’을 맺어 철도부설권을 받는 대가로 우리 땅 간도를 청에 넘겼다. 남의 땅을 주고 대가를 받았으니 이걸 뭐라해야 하나? 도둑놈 아니 날강도?     


그런데 우리는 단기 4281년(서기 1948년)에 만든 제헌헌법에 영토조항(제4조)을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라고 했는데(이때도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현행 1987년 헌법(제10호 헌법)까지 조문 순서만 제3조로 변경한채 그대로 두고 있다.     


제헌헌법     


전문(前文)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단기 4281년 7월 12일 이 헌법을 제정한다.     

단기 4281년 7월 12일

대한민국 국회의장 이 승 만     


4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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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단기 4281년(서기 1948년) 제헌헌법에서부터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정의하면서 간도를 제외해 놓았는데, 중국은 우리 역사인 옛조선(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의 역사가 자기네 것이라는 동북공정을 하고 있는데 국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니 이도 기가 막힌다.      


나는 헌법의 영토조항를 고쳐, 한반도와 부속도서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인정된 판도’를 추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헌법 제3     

(현행)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개정)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 및 부속도서역사적으로 인정된 판도로 한다.      


사실 ‘한반도’라는 말 자체가 일제가 1870년대부터 정한론(征韓論)을 펴면서 만든 말이므로 우리는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한다.      


생각해 보자. 참 역사를 도외시한채 역사, 지리와 지정학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일제의 강점과 미·소의 분단점령을 당하고 우리 의사에 반하여 분단되고, 동족상잔의 전쟁 후에도 아직까지 서로 으르렁대는 이상한 민족은 자기네 강역조차 한반도라며, ‘한반도 지정학’을 운운하니 정신 나간 민족 아닌가.     


나는 바른 역사(특히 한중일 근대사와 국제관계)와 남북통일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독일 연방경제기술부(BMWi)에서 2년간 독일 통일을 연구하였다. 2008년에 자전(自傳) 에세이 『무심천에서 과천까지』를 쓰면서, 이 책의 제3부 「나의 주장」에는 1. 중국의 동북공정과 우리의 대응방안 4. 우리 섬 독도와 이어도, 6. 독일 연방경제기술부의 기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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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도 전환할 겸 1402년(태종 2년) 우리의 세계지도〈강리도〉를 보자. 다음에 설명하려 한다.



* 다음 역사·지리 이야기는 ‘우리 역사와 강역 문제 2 입니다.

(2024년 3월 20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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