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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r 20. 2024

〈1402 강리도〉와 역사적 진실?

한풀이 9 (역·지 5)

1. 들어가는 글    


전부터 〈강리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라는 지도가 있는 건 알았지만, 이 분야를 연구한 책은 처음 접했다. 도서관에 『1402 강리도』라는 책이 있었다(김선홍, 네잎클로버, 2022).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역사와 강역 연구에서 무엇보다 급한 것이 〈강리도〉 라고 생각하였다.      


우리나라의 기념일로 ‘지도의 날’이 생긴 걸 아는지 모르겠다. 지도가 무엇인데, 기념일까지 만들었나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지도(地圖)는 ‘지구 표면의 상태를 일정한 비율로 줄여, 이를 약속된 기호로 평면에 나타낸 그림’이라고 정의된다. 예전 국사 시간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이야기는 배웠을 것이다. 1861년에 고산자 김정호가 만든 22첩의 우리나라 지도다.     


그런데 이번 이야기는 최초의 세계지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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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지도의 날     


지도가 그리 중요한가? 자동차 운전을 하려면 지도가 필요한데, 지금은 GPS가 내장된 내비게이션이 잘 알려주고 있어 지도를 찾는 수고가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지도책이 있어야 여행을 다닐 수 있었는데---      


작년에 있었던 제1회 ‘지도의 날’ 기사다.     


1회 지도의 날 행사지도강국 통해 '문화강국'으로 도약

기사입력 :2023년09월01일     


'강리도' 가치 기념, 15세기 유라시아·아프리카 포괄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제1회 '지도의 날' 행사가 1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지도의날제정추진위원회, 국립중앙도서관, 한국외교협회, 대한지리학회, 한국고지도연구학회,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 한국지도학회 등의 공동 주최로 개최됐다.     



참석자들은 15세기 초 세계지도의 최고봉이며 최초의 한국전도를 보여주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이하 '강리도'로 약칭)를 만든 우리나라가 지도강국을 통해 문화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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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402 강리도라는 책에서     


도서관에서 『1402 강리도』라는 책을 만났다. 이 책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강리도(疆理圖)는 조선 태종 2년인 1402년에 우리가 만든 최초의 세계지도다. 지도 제작에는 좌정승 김사형(1341~1407), 우정승 이무(1355~1409), 참찬 권근(1352~1409), 검상 이회(1354~1409)가 관여했는데, 권근이 주도하였다.     


3장 ‘아프리카를 깨우는 강리도’에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국회의사당에 〈강리도〉가 전시되어 있다.’ (110쪽)고 한다. 그런데 설명에는 ‘지도의 제작자가 중국인으로 되어 있고, 명의 황제가 중국에 온 조선사신에게 하사했는데,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빼앗아 일본으로 가져갔다.’(118쪽)고 잘못 기록되어 있다.     


권근은 ‘제작 동기는 천하가 지극히 넓고 우리나라는 매우 크다는 생각에서 〈강리도〉가 나왔고, 나라말이 중국과 다르다는 자각에서 한글이 나왔다’(290쪽)고 말했다.     


10장 ‘시야가 문명을 결정한다’에는 ‘국가, 민족, 문명의 흥망성쇠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바로 세계지도의 발자취가 아닌가 싶다. 사야가 좁아질 때는 세계지도가 나오지 않고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320쪽)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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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초의 세계지도, 1402 강리도     


이제 세계 지리학에서 유명한 우리 지도 이야기를 해 보자. 우리는 조선 초인 1402년(태종 2년)에 최초의 세계지도를 만들었다. 한반도 왼편의 (중국) 대륙이 그리 크지 않고, 인도와 유럽, 아프리카는 조그맣게 그려져 있다. 우리 쪽에서 서서 왼쪽을 바라 보면 렇게 그리지 않을까?     


6백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인식은 무엇인가? 우리는 아직도 일본이 1870년대 정한론(征韓論)을 펴면서 만든 용어인 이른바 ‘한반도’ 프레임에 갇혀 있고, 좁은 땅을 남과 북으로 나누고는 서로 주적 운운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 이 질곡, 분단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나는 통일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 세계지도 〈1402 강리도〉에는 모사본이 여럿 있는데, 모두 일본 대학들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훔쳐간 것이 분명한데, 돌려받아야 하지 않을까?         


* 1402년(태종 2년) 고지도,「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인데 제주도뿐 아니라 대마도도 우리 땅으로 그려져 있다.  (나무위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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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토지리정보원의 설명     


(예전에 이 기관에서 찾아둔 자료다. 다시 찾아보았는데 어디로 옮겼는지 찾지 못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일 뿐 아니라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라고 한다.     


‘우리나라 지도 제작의 역사는 삼국 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지도는 조선 시대 이후의 것들이다. 현존하는 고지도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지도는 1402년에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이다.     


이 지도는 그 당시에 제작된 세계 지도 가운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뛰어난 세계 지도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영토가 아프리카 대륙보다 더 크게 그려져 있다. 이는 중국에 버금가는 문화 국가로서의 자부심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이 지도에서 (이른바) 한반도의 북쪽은 문명의 흔적이 거의 없는 비어있는 땅으로 그려져 있고, 남쪽 먼바다에 일본이 있는데, 한반도 남쪽의 왼쪽에 제주도 오른쪽에 대마도가 그려져 있다. 이것이 조선 건국 시의 우리의 지리인식이었다.(조선은 1392년에 건국되어 1910년까지 존재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의 역사적 지평인 만주(중국의 동북3성)나 대마도에 대하여 우리 강역이라고(이었다고) 분명하게 주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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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실(史實), 즉 역사적 진실을 찾아서     


1392년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바뀌었다. 고려는 918년에서 1392년, 조선은 1392년부터 1910년까지 존재하였다.      


나는 고려가 조선으로 바뀐 시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조선은 명(明)나라에 나라 이름을 정해달라 했는데, 이걸 택정(擇定)이라고 부른다던가. 명의 태조 주원장이 화령(和寧)과 조선(朝鮮) 중에서 ‘조선’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 없어진 나라 고려(高麗)는 황제국이었다 (원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는 제후국이었지만).


우리는 나라 이름부터 제대로 불러야 한다. 고려는 고구려를 이어받으려 했던 나라였는데, 한자 발음을 ‘고려’가 아니라 ‘고리’로 불러야 한다. ‘고구려’는 ‘고구리’로 불러야 하고---     


나는〈강리도〉에 한반도는 크게, 왼쪽의 대륙은 상대적으로 작게 그린 것은 바로 명나라에 포기한 예전 고려(고리)의 영역을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유튜브 등에 고려(고리)의 영역이 중국대륙에도 있었다고 한다. 개경(開京)이 현재의 베이징(北京)이라던가, 서경(西京)이 베이징이라던가라는 주장도 있다. 지금 북경에 고려영(高麗營)이라는 지명이 있다.     


분명한 것은 고려(고리)를 이었다는 조선에서 예전 지리·역사서들을 다 없애고(세조, 예종 등), 1910년 대한제국을 강탈한 일본의 총독부가 다시 그나마 남아있던 지리역사서를 모두 걷어들여 없애고는 조작한 엉터리 가짜 역사를 우리가 지금껏 배우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체재중인 어떤 독일인이 280년 전 세계지도를 발견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동해가 ‘한국해’로 되어 있다. 내가 주장하는 내용이지만, 일본이 자기네 섬나라를 둘러싼 바다나 자기네 내해를 ‘일본해’라 부르면 몰라도 대륙과 섬 사이의 바다를 ‘일본해’ 운운하는 건 이상하지 않나?     


다음은 동해/일본해에 관련해서 써둔 브런치글이다. (2022년 10월 17일)  

   

21화 동해/일본해 논란에 대한 해결방안? (brunch.co.kr)       


이를 기초로 나중에 일본과 관련된 지명 문제를 다시 써보려 한다.     


* 다음 역사·지리 이야기는 ‘통일한국의 지정학: 2+4=1’ 입니다.

 (2024년 4월 3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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