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발리 패키지여행 속 쇼핑 투어란?
1. 발리 패키지여행의 특징, 발리는 어떤 곳일까?
여행사의 일반적인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가이드에게 ‘쇼핑을 위해 대형 쇼핑몰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 부탁을 좋아하며 반기는 가이드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은 ‘쇼핑 투어’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도중 여행사에서 제휴하고 있는 현지 특산품 가게에 가서 여행지의 유명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투어’라고 표현해놓았다 해도 그저 현지의 특산품 쇼핑몰에 들려서 설명을 듣고 쇼핑을 하는 것뿐이라 패키지여행을 참가한 여행객이 이를 투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오히려 내가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여행사에서 정해둔 샵에서 쇼핑을 진행하기 때문에 여행객으로서는 필요하지 않은 쇼핑에 시간을 할애한다고 판단하고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특히 여행사의 쇼핑 투어는 일부 여행객에게 ‘강요’로 느껴질 수 있는데, 일부 가이드들이 상품에 대한 과도한 칭찬과 부연 설명을 한다거나, 가이드 본인의 급여가 여행객의 쇼핑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고 윽박지르며 진짜로 쇼핑을 강요하는 케이스도 있다. 물론 최근에는 이러한 부분이 여행사의 컴플레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에 예전보다 강요의 정도는 많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지만,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다녀온 고객들의 여행 후기를 읽어보다 보면 여전히 쇼핑을 강요하는 가이드들이 있기는 있구나 싶다. 사실 ‘쇼핑을 강요당했다’는 것은 여행객마다 개인차가 분명히 있을 수 있는데, 어떤 이는 여행사의 쇼핑샵에서 즐거운 쇼핑을 즐길 수도 있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쇼핑샵에 가는 것 자체를 본인의 여행을 방해받는 것으로 생각하며 가이드의 말 한마디를 그저 강요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행사의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으로 여행을 준비한다면 일정상 쇼핑 투어가 포함되어 있는지, 포함이 되어 있다면 몇 회가 포함되어 있는지, 혹은 쇼핑샵으로 어딜 방문하는지 등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하나투어와 같은 대형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여행을 진행한다면, 일정표 내에 쇼핑 투어의 유무 및 회수, 방문하는 쇼핑샵의 정보까지 모두 기재되어 있으니 일정표를 꼼꼼히 잘 읽어보길 권장한다. 소규모의 여행사나 소셜커머즈, 홈쇼핑 등을 이용해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유선 통화나 인터넷 질문 페이지를 통해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한사코 쇼핑 투어를 진행하고 싶지 않다면 여행사 패키지여행 상품 중 ‘노쇼핑 상품’을 찾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노쇼핑 상품 경우 동일 일정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쇼핑 투어가 포함된 프로그램에 비해 상품가가 1인당 약 10~50만원 정도 더 비싸다. 쇼핑 투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방지하고자 한다면 금액을 더 들여서 노쇼핑 상품으로 진행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금액 차이가 생각보다 많이 나는 편인 만큼 본인의 여행 성향을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발리 패키지여행 프로그램 또한 기본적으로는 쇼핑 투어가 일정에 포함되어 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야 하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쇼핑 투어가 일정의 가장 마지막 날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샵이나 판매되는 품목은 여행사마다, 패키지 프로그램 상품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주로 판매되는 품목은 라텍스와 잡화 등으로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의 패키지여행 프로그램 속 쇼핑 투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잡화점에서는 커피 관련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발리에서 재배되는 커피 품종의 품질이 베트남과 함께 매우 뛰어난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발리의 커피 품종 중 가장 유명한 ‘루왁 커피’는 발리를 찾은 여행객들에게 스테디셀러처럼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 품종이다. 가격은 일반 마트나 플리마켓 등에서 파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여행사와 제휴된 샵에서 판매되는 루왁 커피는 품질이 좋은 편이며 믿을 수 있는 진짜 루왁 커피만을 판매한다. 플리마켓 등에서 파는 루왁 커피 중 일부는 가짜 루왁 커피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무조건 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님을 알아두자.
또 하나 독특한 점은 쇼핑 투어 중 ‘폴로 패션 매장’을 들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비단 쇼핑 투어 때문만은 아니더라도, 발리 시내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폴로 관련 패션몰을 찾을 수 있는데, 인도네시아 내 폴로 OEM 공장이 있어 다른 지역의 폴로 매장보다 훨씬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단지 다수의 폴로 매장들 사이로 가짜 폴로 매장 또한 상당수 숨어 있는데, 패키지여행 속 쇼핑 투어로 진행되는 폴로 매장은 정품만을 판매하기에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에 일반 길거리 폴로 매장에 비해 금액이 약간 더 비싸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국 내에서 구매하는 것에 비하면 저렴해서 패키지여행을 진행하는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발리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가이드는 한국어 실력이 좋은 현지인이다. 전반적으로 인도네시아 현지인 가이드들은 타 여행지의 한국인 가이드들에 비해 친절하고 싹싹하며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게다가 성격적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쇼핑 투어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고객에게 정도 이상의 강요나 구매 호객 행위 등을 하지 않는 편이다.
이는 가이드마다 투어를 진행하는 방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쇼핑 투어에 따라나선 여행객에 따라서 쇼핑 투어에서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패키지여행을 다녀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통계를 살펴봤을 때, 중국이나 필리핀,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 여행지를 다녀온 여행객들에 비해 인도네시아, 특히 발리로 여행을 다녀온 여행객의 쇼핑 투어 관련 컴플레인이 현저히 적은 편이다. 물론 컴플레인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발리 패키지 프로그램 진행 중 쇼핑 투어로 인해 생기는 컴플레인이 연중 거의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것을 생각한다면, 발리 여행을 진행하는 가이드가 얼마나 고객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 패키지여행을 진행하는지, 그리고 쇼핑 투어 진행을 매끄럽게 잘 하는지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나 또한 여행사 재직 중 발리로 떠나는 여행객들에게 패키지 진행 중 쇼핑 투어가 포함되어 있음은 확실히 알려주었으며, 사전에 쇼핑 투어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만 준다면 현지에서 쇼핑 투어 진행 중 그 어떠한 컴플레인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다.
여행에 있어 쇼핑은 정말 각별하다. 가족이나 지인, 친구를 위해서일 수도 있고, 혹은 나의 여행을 기념하는 기념품일 수도 있으며, 나를 위한 선물일 수도 있다. 특히 신혼여행으로 발리를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결혼을 축하해준 분들을 위한 답례품의 의미로 쇼핑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과하게 되면 진정한 여행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가이드나 쇼핑샵의 직원의 말만 듣고 무작정 구매하기보단,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 꼭 필요한 제품인지 여러 차례 생각해보고 구매하기를 권장한다. 특히 패키지여행 중 방문하게 되는 쇼핑샵에는 대부분 한국인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는데, 직원들의 달콤한 말 한마디에 무분별하게 쇼핑을 하는 여행객들이 종종 있었다.
과거 발리로 패키지여행을 다녀온 여행객과 전화 통화를 할 일이 있었는데, 고객이 ‘당시 쇼핑샵에서 구매해왔던 물건 중 일부는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 충동구매 자체를 무조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즐거운 여행에 이러한 사소한 오점 하나가 남으면 100%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고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 쇼핑샵에서 아무리 양질의 좋은 물품을 판매하고 있더라도, 이 물건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것인지 꼼꼼히 생각하고 구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미스터모의 여행일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