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리 패키지여행의 특징, 발리는 어떤 곳일까?
한국인들에게 있어 ‘발리’라는 여행지는 어떤 이미지일까? 최근에는 다양한 TV 프로그램, 인터넷 및 SNS 등을 통해 발리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내가 여행사에 입사했던 7~8년 전만 하더라도 발리는 ‘커플 여행’ 혹은 ‘신혼여행’이 대세인 여행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은 친구들끼리의 우정 여행,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 서핑과 같은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혹은 한 달 살기를 위한 여행지로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발리지만, 여전히 발리라고 하면 신혼여행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물론 발리가 한국뿐 아닌 전 세계 모든 예비 신랑/신부들에게 신혼여행지로서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인들에게 있어 ‘발리는 신혼여행지’라는 이미지가 좀 더 강하게 잡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여행사에서 판매되는 신혼여행 상품의 판매 순위는 매년 조금씩 다른 편이다. 여행사마다 주력으로 판매하는 신혼여행 상품도 다 다를 것이고, 여행사의 판매 전략이나 정책에 따라서도 판매 순위는 바뀌기 마련이다. 하와이나 몰디브, 유럽 지역과 같이 오래전부터 사랑받는 신혼여행지들이 있기 마련인데, 발리 또한 이러한 신혼여행지 중 하나로 동남아시아 여행지 중에서는 판매 순위 1위를 거의 놓치지 않는다.
여행사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면, 발리의 신혼여행 패키지 프로그램은 다른 여행지에 비해 리스크가 적은 편이어서 마음 편히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가이드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단독 가이드 형태로 패키지 프로그램을 진행할 경우 컴플레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법 줄어들기 때문이다. 먼저 다른 여행객 없이 신랑과 신부 단 두 사람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여타 다른 지역의 패키지 프로그램의 경우 다른 신혼여행 커플들과 함께 팀을 꾸려 여행을 진행하기 때문에, 각 커플들의 성향이 맞지 않으면 의견이 갈리거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가이드가 컨트롤하며 투어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커플과의 불화로 인해 신혼여행을 망칠 수도 있다. 단독가이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투어에 따라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데, 시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 투어를 진행할 경우 늦잠을 잔 후 투어를 진행한다거나 원하는 만큼의 시간을 투어에 할애한 후 나머지 시간을 자유시간으로 활용하는 등의 시간 조절이 수월하다. 세 커플, 그러니까 6인 이상의 팀으로 구성된 일반적인 패키지 프로그램의 경우 누구 한 사람만을 위해 투어 시간이나 일정을 변경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단독 가이드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여행객이 원하는 대로 일정이나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물론 막무가내로 일정을 뒤엎거나 갑작스럽게 일정을 뒤틀어버리는 행동을 하면 분명 가이드도 당황하겠지만, 짜여진 일정 안에서 여행객들이 원하는 대로 시간이나 일정 순서의 조절이 가능한 것은 분명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단독 가이드 시스템은 모든 여행사의 발리 신혼여행 패키지에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에서는 발리 신혼여행 패키지 프로그램에 단독 가이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전면에 내세워 여행 상담에 활용하기도 한다. 여행객으로서는 두 사람만의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여행사로서는 패키지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컴플레인 일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어, 발리 신혼여행 패키지 프로그램은 고객과 여행사 모두 ‘Win-Win’할 수 있는 상품인 셈이다.
그렇다면 신혼여행지로서의 발리를 ‘여행 인프라’의 측면에서 본다면 어떨까. 예비 신랑/신부들 모두 저마다의 목적과 이유를 가지고 발리로 신혼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딱 부러지게 ‘이런 면 때문에 신혼여행으로 발리가 좋다’라고 말하기는 다소 어렵다. 어떤 커플은 서핑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발리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을 것이고, 다른 여행지에 비해 패키지여행 상품가가 조금 더 저렴해서 발리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신혼여행 관련 상담을 진행하면서 들었던 ‘신혼여행지로 왜 발리를 선택하였는가’에 대한 대답을 하나로 압축한다면 발리가 휴양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신혼여행만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의 홈페이지를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일반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들과는 달리,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여행 상품은 놀라울 정도로 휴양지에 잔뜩 집중되어 있다. 유럽 등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체의 80% 이상이 휴양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휴양형 여행지가 신혼여행으로 인기를 누리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결혼 준비를 하며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휴양지가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한국인들은 결혼을 앞두고 많은 것들을 준비하게 되는데, 상견례를 시작으로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예식장, 청첩장 등을 비롯해 혼수, 예물, 예단, 함께 살 집까지 소소한 것부터 매우 중요한 것까지 정말 다양한 것들을 단기간에 준비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데, 축복해야 할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받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결혼의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에 진행하게 되는 신혼여행을 통해 그동안 쌓아 왔던 스트레스들을 해소하고자 하는 커플들이 많고, 체력을 많이 할애하는 투어 집약적인 여행지에 비해 푹 쉬면서 두 사람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양형 여행지를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비슷한 사유로 여행사의 신혼여행 패키지여행 상품 또한 여전히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패키지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신혼여행 패키지 시장만 놓고 본다면 과거와 비교해도 그다지 많이 줄지 않았다. 신혼여행을 자유여행으로 준비하는 것도 꽤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기에, 많은 예비 신랑/신부들이 신혼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를 찾아 상담을 받은 후 개인의 성향에 맞는 신혼여행 패키지 프로그램을 골라 좀 더 편하게 여행을 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과거 여행사에서 근무하던 당시, 고객들에게 휴양지의 기준을 나만의 방법으로 설명한 바 있다. 이 여행지가 휴양지인지 아닌지는 여행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도 있지만, 최소한 이 세 가지 요소만큼은 갖추고 있어야 휴양지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많은 여행객에게 이러한 요소들을 어필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대표 여행지인 발리 또한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기에 휴양지로서 손색이 없다고 볼 수 있고, 휴양지로 신혼여행을 가고자 하는 예비 신랑/신부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첫 번째 요소는 바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다. 사실 발리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도 조금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앞에서 이야기했던 대로 발리의 바다는 여타 다른 휴양지의 바다에 비해 덜 아름다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아름다운 바다는 바닷속이 다 비칠 정도로 투명하며, 청녹빛 또는 에메랄드색의 잔잔한 바다를 생각하곤 하지만, 발리의 바다는 상대적으로 파도가 높고 바다의 색이 검푸르기에 마치 한국의 동해 혹은 서해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몰디브나 보라카이, 괌, 태국의 일부 유명 휴양지 등을 다녀온 여행객이 발리에 방문한다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일 뿐, 무조건 발리의 바다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발리에도 에메랄드빛 바다를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정말 많으며, 특히 탁 트인 클리프가 많은 남부 지역의 오션뷰 풍경은 너무나도 멋지다. 파도가 조금 높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서핑을 즐기기 좋은 환경이기도 하며 다른 여행지에서 즐길 수 있는 해양스포츠들 또한 발리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발리는 섬의 규모가 큰 만큼 몰디브나 보라카이처럼 해변과 바다에만 볼거리가 몰려있는 지역이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정글과 리버뷰가 인상적인 우붓, 대자연의 신비를 품은 아궁산과 바투르산, 멋진 절벽과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페니다 섬과 렘봉안 섬까지, 발리는 비단 바다의 아름다움만을 가진 것이 아니라 산과 바다, 정글과 섬, 절벽 등의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는 이색적인 지역이다. 최근 우붓과 같은 초원과 정글 지역이 새롭게 떠오르는 것도 여타 휴양지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풍경 속에서 휴양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니즈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 발리 울루와뚜 지역의 멋진 절벽을 볼 수 있는 아난타라 울루와뚜 리조트 >
두 번째는 최고급 리조트다. 요즘 ‘호캉스’ 형태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호캉스는 호텔에서만 즐기는 바캉스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최고급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부대시설을 이용하며 우리만의 시간을 가지는 형태의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굳이 다른 여행지로 발품을 팔아가며 여행하지 않고,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식사하고, 수영이나 피트니스 및 요가도 즐기며, 풀빌라에서 여행객들끼리 푹 쉬며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것이 더 좋은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추세다. 더욱이 신혼여행이라면 쌓여있는 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라도 리조트에서 쉬면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호캉스 여행 또한 발리가 딱인데, 발리에는 가성비형 저렴한 리조트부터 초호화 6성급 럭셔리 리조트까지 수많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신혼여행을 준비하는데 있어 예산이 넉넉하지 못하다면 가성비형 레지던스 스타일의 리조트나 풀빌라를 즐겨도 좋은데, 평균 1박에 10~20만원 정도만 투자해도 그럴싸한 리조트와 풀빌라에서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이 가격으로 풀빌라에서 투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뿐더러, 한국에서 보았던 풀빌라와 발리의 가성비형 풀빌라를 비교한다 해도 발리쪽의 풀빌라가 수영장과 객실도 더 넓고 전반적인 객실 퀄리티도 높은 편이다.
반대로, 모처럼의 신혼여행인 만큼 많은 예산을 들여 숙소에 투자한다면 그 선택지는 어마어마하게 많아진다. ‘반얀트리, 식스센스, 켐핀스키, 힐튼’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초호화 브랜드 리조트는 기본, 오래전부터 발리에서 사랑받는 ‘알릴라, 아야나, 더 물리아’ 등 너무나 많은 고급 리조트들이 발리 최고의 뷰 포인트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리조트의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객실의 퀄리티 또한 최고급 수준이며, 어떤 리조트의 풀빌라는 100평 이상의 면적을 가지고 있어 마치 작은 궁궐같은 느낌마저도 든다. 여행의 목적에 있어 숙소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객이라면, 발리의 고급 리조트와 아름다운 풀빌라들은 분명 그러한 여행객들에게 충분한 만족도를 선사할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 누사두아 지역의 최고급 브랜드 리조트, 힐튼 발리 리조트 >
마지막으로는 휴양 인프라를 들 수 있다. 휴양 인프라라고만 이야기한다면 막연할 수 있는데, 발리의 대표적인 휴양 인프라로 ‘마사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 여행사 근무 당시 어떤 고객이 ‘발리의 마사지는 태국이나 중국과는 달리 역사나 근본이 없는 것이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사실 발리의 마사지 문화가 태국이나 중국의 마사지만큼의 역사와 전통을 가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분명 태국과 중국의 마사지와는 다른 차별점이 있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발리의 마사지는 ‘릴렉싱(Relaxing)’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는데, 혈이나 근육을 누르는 여타 다른 나라의 마사지와는 달리 좀 더 편안하고 느긋한 분위기에서 힐링하며 쌓여있는 피로를 풀어주는 형태의 마사지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발리식 전통 마사지에서는 ‘마사지 오일’이 꼭 사용되며, 오일의 효능을 활용해 몸의 긴장감을 풀어줌과 동시에 피부 미용에도 도움이 되는 마사지를 진행한다. 어떤 이는 다른 나라에서 받았던 마사지에 비해 누르는 압력이 약해서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는 마사지를 진행하는 마사지사나 샵 매니저와의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므로 꼭 사전에 압력에 대한 부분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발리에서의 전통 마사지를 받은 후 마사지를 잘 못 받았을 때 생길 수 있는 몸살이나 근육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적은 편이기에 마사지를 많이 받아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이러한 발리식 마사지가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예식을 마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긴 비행시간 후 도착한 발리에서의 첫 마사지, 분명 어깨 위 몸을 짓누르는 피로 덩어리들을 단숨에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여행사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여행사의 발리 신혼여행 패키지 프로그램 일정 안에 최소한 3회 이상의 마사지가 기본 포함된 경우가 많은 만큼, 신혼여행 중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마사지가 휴양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내가 과거 근무했던 여행사에서 판매했던 여행 상품 중 신혼여행 상품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지역은 단연 발리였다. 신혼여행으로서 고객들에게 어필되는 요소도 많았으며 실제로 다녀온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지역, 그리고 패키지여행 진행 중 가장 컴플레인이 적게 발생했던 지역 또한 발리였다. 발리 또한 다른 여행지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하면서도 새로운 여행 인프라들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만큼 점차 다양한 여행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발리로 여행을 떠나기는 하겠지만, 아마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발리는 예전처럼 앞으로도 계속 신혼여행지로서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발리로 신혼여행을 간다는 것은, 그만큼 발리의 신혼여행은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이야기와도 같은 것이니까 말이다.
※ 미스터모의 여행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