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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모 Jan 09. 2024

[발리] 패키지여행 가이드가 인도네시아 현지인?

1. 발리 패키지여행의 특징, 발리는 어떤 곳일까?

  패키지여행에 있어 가이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가이드는 여행사의 패키지여행 상품을 즐기는 여행객의 인솔부터, 투어에 대한 설명, 여행객들의 컨디션과 건강 관리 등 패키지여행 전반을 관리하는 관리자의 역할을 한다. 여행객들 또한 어떠한 가이드를 만났는가에 따라 여행 전반의 만족도가 달라지는데, 투어의 퀄리티가 약간 떨어지더라도 가이드의 케어가 완벽했다면 여행 자체를 즐기며 대체로 만족스러운 여행이라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완벽한 투어 일정을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가이드가 고객과 제대로 소통을 하지 않거나 투어를 어설프게 진행하게 되면 여행객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한두 명의 가이드가 여러 고객을 핸들링하게 되는 패키지여행의 특성상, 가이드는 빠르게 고객의 성향 및 니즈를 파악해 여행의 마지막 날까지 투어를 이끌어야만 한다. 사람과 사람의 일인 만큼 가이드가 패키지여행을 함께하는 팀 내 모든 여행객에게 만족스러운 여행을 선사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패키지여행을 이용하기를 잘 했다, 무난하게 여행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추가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옵션 및 쇼핑 투어를 문제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가이드는 패키지여행을 진행하는 고객들과 최대한 빠르게 친해져 고객이 가이드에 대한 거부감이 없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고객은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 부담이 강요로 느껴져 여행 전반에 불만으로 번지는 경우도 생긴다. 여행 중 발생하는 컴플레인의 상당수는 보통 이러한 가이드와의 불화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발리를 방문하면, 여타 동남아시아 여행지와 마찬가지로 가이드가 붙게 된다. 특히 발리는 기본적으로 섬 내 대중교통편이 좋은 편이 아니며, 관광지별 이동 거리가 제법 긴 편이기 때문에 투어를 진행할 때 가이드와 전용 차량이 없으면 꽤 불편하다. 자유여행으로 발리를 방문하는 여행객 또한 최근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교통편이나 시간적인 부분, 투어에 대한 정보 등의 이유로 여전히 가이드 투어를 선호하는 여행객이 많다. 허니문이라면 말할 것도 없이 가이드와 동행하는 허니문 패키지여행을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고 말이다.


  발리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내 다양한 여행지들을 여행사의 패키지여행으로 진행할 경우, 가이드는 한국인이 아닌 현지 인도네시아인이 진행하게 된다. 사실 현지인 가이드가 동남아시아 내 패키지여행에서 그렇게 독특한 것은 아니다. 태국이나 베트남으로 패키지여행을 떠날 경우, 일부 투어에 한해서 한국인 가이드가 아닌 그 나라의 현지인 가이드가 케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왕궁, 사원 등의 역사적이거나 종교적인 장소를 방문할 때 현지인 가이드가 직접 고객들을 모시고 투어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는 일부 투어에 한정되어 현지인 가이드가 붙는 것이지, 인도네시아처럼 투어 프로그램 내 전 일정을 현지인 가이드가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경우 투어를 진행하는 메인 가이드의 업무는 한국인이 진행하며, 일부 몇몇 투어의 경우에만 현지인 가이드가 고객들을 모시고 투어를 진행하는데,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일정표 내의 모든 일정을 현지인 가이드가 진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고객들은 크게 두 가지의 의문점을 가진다. 첫 번째는 ‘인도네시아 현지인 가이드가 과연 한국말을 잘 하는가’다.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한국인 여행객이 인도네시아어, 발리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어가 가능한 한국인은 일부 있겠지만, 굳이 여행사의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모국어도 아닌 영어를 어렵사리 써가며 투어를 진행해야 할까? 다행스럽게도 국내 여행사의 패키지여행을 진행하는 인도네시아 투어를 진행하는 거의 모든 가이드들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가이드마다 구사하는 한국어의 실력 차이는 조금씩 나는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투어를 진행함에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한국어는 구사하는 편이다. 누군가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전문 기관에서 배우기도 했고, 또 어떤 경우에는 한류 드라마나 TV 프로그램을 통해 독학으로 배웠다고도 하니 참 신기하긴 하다. 어떤 식으로 한국어를 배웠는지, 가이드별로 한국어 실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투어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한국어 실력을 갖춘 가이드들 위주로 패키지여행에 배치하기 때문에 실제 투어를 진행할 때 언어적인 부분이 크게 문제가 되었던 적은 특별히 없었다.


  두 번째 의문점은 ‘과연 현지인 가이드를 믿을 수 있는가’이다. 한국인들은 민족적 특성 때문인지 외국인들보다 한국인들을 좀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들은 우리의 정서와도 잘 맞지 않고, 특히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못 사는 나라의 사람들이라면 한국인들을 호구로 생각하고 사기를 치려는 속셈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은 사람마다, 가이드마다 분명 약간씩 차이가 있겠지만, 업무상으로든 고객들의 만족도든 발리의 현지인 가이드들의 평가는 매우 좋은 편이다. 일단 일부의 한국인 가이드들이 고객들에게 허세나 불편한 자랑을 늘어놓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면 ‘내가 이 나라에서 여행하시는 고객님들보다 더 오래 살았기 때문에 무조건 내 말이 옳다, 내가 추천하고 내가 이야기하는 것들은 나 이외에는 하지 못하는 것이다’ 등과 같은 이야기 말이다. 적당한 허세와 자랑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간혹 일부 한국인 가이드들의 경우에는 친절을 빙자한 과한 허세와 자랑으로 인해 오히려 고객들이 불편해하곤 한다. 그리고 한국인 가이드들의 과한 옵션 및 쇼핑 투어 강요는 예전부터 말이 많았었는데, 최근에는 예전처럼 무작정 강요하거나 하는 모습은 많이 없어졌긴 해도 고객에 따라 가이드의 말과 행동에서 옵션이나 쇼핑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끼기도 하며, 심한 경우 고객 컴플레인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현지인 가이드들은 위에서 설명한 허세나 괜한 자랑, 겸손하지 못한 태도 등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하며, 어떨 때는 가이드의 행동이 순박해 보이기까지 한다. 최대한 고객의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정 투어나 일정을 강요하지 않고 고객의 성향에 맞춰 최선을 다해 진행하고자 하는데, 진심으로 고객으로 대한다는 느낌 때문인지 실제 여행을 다녀온 후기에 다른 내용보다 가이드의 친절한 케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발리의 허니문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에는 또다른 특징이 존재한다. 바로 한 사람의 가이드가 최소한의 여행객만을 핸들링한다는 것이다.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패키지여행이나 태국 혹은 필리핀, 하와이와 같은 지역의 허니문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보통 한 사람의 가이드가 적게는 6인, 많게는 15~16인까지 핸들링하며 투어를 진행한다. 이렇게 팀으로 가이드가 투어를 진행하게 될 경우,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끼리 한 팀이 되면 불편함 없이 여행하는 동안 즐거운 시간을 함께 공유하게 되겠지만, 반대로 마음이 잘 맞지 않는 사람끼리 팀이 되거나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불화가 발생하게 되면 여행 내내 불편함만 가득하게 된다. 이러한 사유 때문에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젊은 여행객들은 패키지여행을 꺼리는 여행객도 제법 많다.


  최근 발리 허니문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여행사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한 명의 가이드가 4인, 그러니까 최대 두 커플 이상을 핸들링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규모가 제법 큰 대형 허니문 여행사의 경우 한 가이드가 단 한 커플만 핸들링하는 ‘단독 가이드 시스템’으로 진행하며, 이러한 점을 전면에 내세워 발리 지역의 패키지 프로그램 홍보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일정을 진행하는 내내 가이드, 운전기사, 신랑, 신부 단 네 사람만이 한 팀이 되어 여행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단독 가이드 시스템으로 진행하였을 때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조율하기 매우 좋다는 점이다. 10인의 여행객이 한 팀으로 구성된 패키지여행 일정을 진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원활하게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확히 약속된 시간에 일정을 진행해야 하며 지각을 하는 사람이 발생했을 경우 지각자 한 사람 때문에 모든 여행객이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팀으로 운영되는 가이드 프로그램 체제 안에서는 자유로운 시간 조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가이드가 우리 부부, 단 두 사람과 함께 투어를 진행한다면 다른 여행객의 눈치를 볼 것 없이 자유롭게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 일률적으로 짜여진 일정이 아닌 골라서 즐길 수 있는 일정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도, 가이드와 미리 시간을 조율해 늦잠을 자고 조금 늦게 일정을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단독 가이드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중요시하는 허니무너들에게 있어 이러한 단독 가이드 시스템은 무조건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그렇기에 많은 허니문 전문 여행사의 발리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은 대체로 단독 가이드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독 가이드 시스템, 현지인 가이드 운영 등의 이유로 거의 모든 발리 허니문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에는 ‘가이드 팁’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물론 일반적인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이라면 대체로 가이드 팁은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허니문의 경우라면 태국이나 하와이 등의 인기 지역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에는 대체로 가이드 팁을 따로 현지에서 지불할 필요가 없다. 패키지여행의 경우 상품가에 이미 가이드 팁까지 포함해 패키지상품을 구성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날 수 있는 불포함사항을 최소한으로 만들려는 전략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허니문 패키지여행으로서의 발리는 위에서도 설명했다시피 단독 가이드 시스템을 통해 두 사람만을 케어한다는 특수성을 가짐과 동시에, 옵션이나 쇼핑 투어 등에서의 큰 강요 없이 최대한 친절함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현지인 가이드 운영 등에서 가이드 팁을 별도로 가이드에게 챙겨줄 필요가 있다. 여행사별로 가이드 팁의 금액은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1인 기준 $30~40 정도로 책정되고 있으며, 4박 6일 기준 한 커플이 가이드에게 수고비 개념으로 주는 금액이 한화 약 8~9만원 정도 되는 것이다. 이 금액을 운전기사와 적당한 비율로 나누게 되며, 한 달에 4주간 가이드 업무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두 사람이 팁으로 벌어드리는 금액은 약 35만원 정도다. 인도네시아의 물가를 생각했을 때 이 금액은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며, 말 그대로 여행을 케어해 줘서 고맙다는 수고비 개념이 강한 만큼 단순한 팁이라고만 생각하지 말자. 실제로 여행 상담이나 계약 당시 가이드팁에 대한 설명만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발리에서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면서 내는 가이드팁을 아까워하거나 컴플레인을 표하는 여행객은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 두 사람만을 위해 진심으로 케어하는 현지인 가이드에게, 발리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는 여행객으로서는 가이드 팁의 값어치 이상의 무언가를 가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내가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여행을 다녀온 고객들의 후기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그 어떤 이야기 속에서도 발리의 현지인 가이드를 나쁘게 이야기하는 경우는 없었다. 발리 여행을 하던 도중 컴플레인이나 클레임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가이드의 태도에 불만을 표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어떤 고객이 발리의 리조트에서 투숙하던 중 에어컨 고장 문제로 여행사와 리조트를 상대로 클레임을 걸었던 적이 있는데, 이 와중에도 고객은 ‘가이드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가이드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으니 우리가 클레임한 것을 가이드가 모르게 해 달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누군가는 한국인이 아닌 가이드가 투어를 진행한다는 점 자체를 불편해하거나 할 수도 있겠다 생각은 들지만, 발리로 패키지여행을 떠난다면, 특히나 그 여행이 허니문이라면 가이드에 대한 부분만큼은 마음 놓고 다녀와도 좋다.




※ 미스터모의 여행일기장

http://youtube.com/@mrmo1

http://blog.naver.com/mod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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