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리 패키지여행의 특징, 발리는 어떤 곳일까?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는 가장 거리가 먼 축에 속한다. 직항 항공편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가까운 베트남이나 필리핀의 경우 편도 약 4~5시간, 캄보디아나 라오스 및 태국은 편도 약 6~7시간 정도 소요된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어느 도시를 가느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표적인 관광지인 발리를 기준으로는 직항 기준 편도 약 7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편이다. 거리만 놓고 따졌을 때 조금만 시간을 더 보태면 두바이나 하와이 오아후섬까지도 갈 수 있는 만큼 동남아시아 내 여행지치고는 제법 거리가 먼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직항편의 경우 다른 관광명소에 비해 많은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선택의 폭도 좁은 편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2023~24년까지는 직항편을 운영하는 항공사가 단 두 곳뿐이었는데, 하나는 대한민국의 국적기 대한항공, 그리고 또 하나는 인도네시아의 국적기인 가루다항공이다. 한때 아시아나항공에서도 직항편을 운영한 적이 있었으나 이런저런 복합적인 문제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운영하지 않는다. 편도 거리가 제법 멀기 때문에 국내 저가 항공사들 또한 취항하지 않는데,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방콕이나 세부, 보라카이, 다낭 등의 유명 여행지보다 항공편 선택에 있어 경우의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심지어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가 생겼던 2020~2021년 사이에는 원래 직항 운영되던 두 개의 항공사마저도 원활하게 운영이 되지 못했으며, 2022년까지도 가루다항공의 직항 노선은 부활하지 못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가 끝나는 시점이었던 2022년~2023년에는 대한항공만이 단독 직항 노선을 운영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항공료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항공사에서 노선을 독점하게 되어 금액이 인상되었다고 분석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그보다는 오랫동안 여행을 즐기지 못했던 여행객들이 발리 입국의 제한이 풀리며 갑자기 몰리게 되어 직항 티켓이 부족해지고, 덩달아 항공료가 인상하게 되었다. 2019년 기준 직항 노선을 특가로 구매했을 때 유류할증료 및 세금 포함 1인 왕복 기준 60~80만원 선에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었지만, 2022년 기준 1인 100만원 이하의 예산으로 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2023년부터는 가루다항공의 발리행 직항 노선이 다시 운영되어 노선 하나가 더 추가되었지만, 우리는 이미 한번 껑충 오른 항공권 금액이 이후 드라마틱하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물가 상승 등의 다양한 이유가 더해지게 되며 항공료뿐 아니라 발리 패키지여행 상품가 또한 오르게 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과 비교하면 어렵지 않게 금액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여행객이 항공료 절감을 위해 타 도시 경유를 하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는 편이다. 나 또한 2017년 발리에 방문하기 위해 어떻게든 최저가를 찾아서 항공편을 검색했었고, 당시 가장 저렴한 항공편인 홍콩 경유 케세이퍼시픽 항공편을 이용했다. 유류할증료 및 세금 포함 1인 약 58만원 정도로 당시 직항편보다 20만원 가까이 더 저렴했으나, 환승 시간이 맞지 않아 강제로 홍콩에서 1박을 했어야만 했다. 홍콩에서의 체류 시간은 23시간, 홍콩에서 1박 추가를 했기에 추가된 호텔료를 생각하면 직항편과 금액 차이가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동안 홍콩의 정취를 가볍게 느껴볼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이후 2022년 발리에 다시 방문했는데, 직항편이 1인 약 120만원 정도로 매우 금액이 비쌌기에 싱가폴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알아보았고, 조금 빠르게 예약했기에 얼리버드 특가를 이용해 1인 약 70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발권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경유편 또한 여행 날짜가 임박했을 때 항공권을 구매하려면 좌석의 잔여 수량이 많이 남지 않아 가격이 매우 비쌀 수 있으나, 5~6개월 이상 여유를 두고 미리 준비한다면 확실히 직항편보다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 발리로 떠나는 경유편 항공 노선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싱가폴항공 >
최근에는 싱가폴 경유의 싱가폴항공을 비롯, 베트남을 경유하는 비엣젯항공, 말레이시아를 경유하는 말레이시아항공 등 다양한 항공사의 경유 노선을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각각 현지에서의 경유 대기시간 및 현지 체류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꼭 같이 확인해야 한다. 만일 공항 대기시간이 10시간 이상으로 너무 길면 공항 내 의자에서 쪽잠을 자며 버텨야 할 수도 있고,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 경유지의 국가에서 1박 이상 체류할 경우 그 나라의 규정에 맞는 서류와 절차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발리에 입국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알아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이전에는 한국 국적의 여권 소지자의 경우 특별한 절차 없이 간단한 입국 심사 절차만 거치면 입국할 수 있었으나, 팬데믹 이후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그렇기에 내가 입국하고자 하는 시기에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혹은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를 미리 각 항공사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외항사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서류 및 절차는 국내 항공사인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가 있는 시기에는 영문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접종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했으며, 이런 서류들은 시기에 따라 필요할 수도, 혹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미리 필요 서류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과거 발리에 입국할 때 한국 여권을 가진 한국인은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 이후 무비자 입국이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중국이나 미국처럼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신청한다거나 대사관을 찾아가거나 하는 등의 절차는 따로 없으며, 그저 발리 공항에 도착해서 돈을 내고 도착 비자를 구매하는 방식이라 비자 요금만 미리 준비하면 된다. 팬데믹 이전에는 1인 $30, 이후에는 $35로 금액이 인상되었으며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이 금액 또한 더 오를 수도 있다. 절차가 복잡하지는 않으며 공항 입국심사 전 ‘VISA ON ARRIVAL’, 혹은 ‘VOA’라고 쓰여진 곳에서 여권과 금액을 내면 도착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비자대금 또한 미국 달러 뿐 아니라 현지 화폐인 루피아, 유로, 호주달러 등 다양한 화폐로 지불이 가능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는 다시 한국 국적의 여권 소지자에게 도착 비자 구매의 절차 없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는 공지사항이 있었으나, 본인이 한국 국적이 아니라면 도착 비자가 필요한지에 대한 여부를 꼭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중국 국적의 여권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에는 시기를 막론하고 도착 비자를 구매해야 하는데, 신혼여행 및 가족 여행 등의 목적으로 한국에서 출발하는 발리행 중국 국적의 여행객이 제법 많은 편인 만큼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짐을 찾은 후 세관 신고 및 검사의 절차를 진행하게 되는데, 과거에는 종이로 된 양식에 작성해서 서면 제출하는 방식이었지만 현재는 인터넷을 통해 세관 신고를 진행하게 된다. 그렇기에 미리 한국에서 출발 직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세관 신고를 하고 와도 되고, 짐 찾는 곳 근처에 비치된 컴퓨터를 통해 세관 신고를 진행해도 된다. 세관 신고가 완료되면 QR코드를 발급받게 되는데, 이를 화면 캡쳐를 하거나 사진을 찍어 보관하다가, 짐 찾고 나오면서 세관 검사대에 있는 기기에 발급받은 QR코드를 찍고 나오면 된다.
1인당 면세품 $500 이상의 물품을 구매해 입국할 경우 면세 한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당연하게도 총포와 같은 무기류는 절대 반입 금지, 병균을 옮길 수 있는 동물이나 물고기, 식물 종류도 반입이 불가하다. 담배의 경우 200개피/1보루(10갑), 시가 25개, 담뱃잎 100g 이상 반입이 불가하며, 술은 1리터까지만 가능한데 리터로 검사하기보단 가지고 있는 병의 개수가 두 병 이상이면 일단 잡아서 검사하려고 한다. 담배와 술의 경우 기준치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압수당하게 되는데, 실제로 나 또한 과거 술 세 병을 캐리어에 넣어 입국하다가 적발되어 두 병을 압수당했던 적이 있다.
< 캐리어 내 반입 불가 혹은 제약이 있는 물품이 들어 있다면, 공항 측에서 엑스레이 검사 후 캐리어에 케이블 타이 등을 이용해 표시해둔다. >
이처럼 캐리어에 뭔가 규정에 어긋난 물품을 숨겨서 짐을 부치거나, 의심받을만한 물건이 들어 있던 것이 발리 도착 후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적발된다면 짐을 찾을 때 나의 캐리어에 뭔가 본 적 없는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캐리어에 케이블 타이를 묶어 표시하는 방법인데, 이 경우 세관 신고를 할 때 케이블 타이가 묶여 있는 캐리어를 열어서 검사해 보라는 암묵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세관 신고 전에 강제로 케이블 타이를 끊으려다가 적발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만일 본인의 캐리어에 들어 있는 물품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은 당당한 상황이라면 케이블 타이가 묶인 채 세관 검사를 진행하도록 하자. 그리고 규정상의 수량보다 많은 술이나 담배와 같은 물품이 적발된다고 하더라도 공항 직원들과 실랑이를 하며 싸우지는 말자.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게 되며, 감정싸움이 커지게 되면 격리되어 따로 조사를 받거나 할 수도 있기에 조심하는 것이 좋다.
※ 미스터모의 여행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