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발리 패키지여행 속 필수 여행 명소는 어떤 곳일까?
발리의 지도를 펼쳐 보면 발리에서 가장 최남단, 그러니까 마치 남쪽에 작은 혹처럼 나와 있는 지역의 가장 아래쪽 부분에서 ‘울루와뚜’라는 지역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땅끝 해남과 같은 지역과 같은 발리 대륙의 최남단인데, 이 지역은 전반적으로 남쪽 바다를 끼고 있는 절벽 지역들이다. 절벽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보니 울루와뚜 쪽에는 반얀트리, 식스센스, 아난타라 계열 등 고가의 브랜드 리조트들이 상당수 자리하고 있다. 울루와뚜의 아름다운 절경을 끼고 있는 비치 클럽도 다수 있는데, 과거 TV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박수홍이 발리에 방문해 즐겼던 클럽인 사바야 비치 클럽(구 옴니아 클럽) 또한 울루와뚜에 있다. 발리 전문가에게 발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벽 오션뷰를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를 묻는다면 아마 십중팔구 울루와뚜 지역을 얘기해 줄 것이다. 그만큼 멋드러진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울루와뚜다.
이러한 울루와뚜에 과연 비싼 리조트와 멋진 오션뷰 식당, 그리고 클럽들만 있는 것일까? 한국에도 해동용궁사나 낙산사와 같이 아름다운 바다 절경을 끼고 있는 사찰들이 제법 있는데, 발리 최고의 오션뷰 사찰을 찾는다면 단연 울루와뚜 사원을 추천할 수 있을 것이다. 발리 최남단에 있는 힌두 사원인 울루와뚜 사원, 특히 해가 지는 시간에 방문하면 어마어마한 절경을 볼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힌두 사원, 울루와뚜 사원의 모습. >
울루와뚜 사원은 발리 내에 있는 약 1천여개의 힌두 사원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잘 알려진 곳이다. 약 97m 높이의 클리프 위에 지어진 희소성 높은 언덕 사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기원전 약 800년 전부터 이곳은 힌두교의 성지이자 사원이 있었던 곳이며, 힌두교 최고의 신 중 하나인 루드라 신을 모시는 사원이기도 하다.
울루와뚜 사원은 위치상 발리 최남단에 있다 보니 메인 시내로 알려진 꾸따나 스미냑에서는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는 편이다. 교통 체증이 별로 없을 때는 꾸따에서 차량으로 약 40분~1시간 정도, 교통 체증이 심할 때는 2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특히 아름다운 해넘이를 보기 위해 울루와뚜 사원을 방문하는 여행객이 많은데, 이 경우 해넘이를 다 보고 다시 꾸따로 넘어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편이다. 이 시간은 짐바란 지역부터 공항이 있는 덴파사르 지역까지 계속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데, 만일 이후 식당이나 마사지 프로그램 예약이 되어 있다면 제시간에 도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패키지여행으로 일정을 진행한다면 이러한 사실을 가이드가 충분히 알고 있기에 가이드가 직접 시간 조절을 하며 투어 진행을 하겠지만, 만일 여행객이 가이드의 시간을 무시하고 사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 하거나 가이드와 약속했던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후 일정이 많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꼭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간적인 리스크가 있음에도 왜 울루와뚜 사원을 방문하는가. 개인적으로 울루와뚜 사원을 방문할 가치를 이야기할 때 두 가지의 이유를 말하는 편이다.
첫 번째는 바로 울루와뚜 사원에서만 볼 수 있는 경치다. 여행객이 만일 울루와뚜 지역에 있는 럭셔리 브랜드 리조트에서 투숙한다면 울루와뚜의 아름다운 절경을 리조트에서 볼 수 있기에 각별하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리조트에서 보는 경치와는 다른 울루와뚜 사원만의 독특한 경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가운데 사원 방면의 클리프를 두고 양쪽에서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오션뷰를 예를 들 수 있다. 사원의 구조상 가운데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울루와뚜 사원이 자리하고 있고 사원 양쪽 옆으로 절벽을 따라 긴 산책로가 준비되어 있다. 양쪽의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절벽의 경치가 조금 다른데, 어느 쪽으로 걸어도 멋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깎아내려지는 절벽과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배경으로 적당히 사진 촬영을 한다고 해도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멋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클리프 방향에 따라 보여지는 오션뷰 경치 또한 다른 만큼 울루와뚜 지역 내 리조트에서 보는 경치와는 또다른 맛이 있다.
< 울루와뚜 사원에서 볼 수 있는 절벽 경치는 발리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
특히 울루와뚜 사원의 위치가 남쪽 끝에서도 가장 서쪽 절벽 라인에 자리하고 있어, 해가 지는 시간에 방문하게 되면 환상적인 석양과 해넘이를 볼 수 있다. 발리에서 아름다운 해넘이를 볼 수 있는 지역은 짐바란을 비롯해 타나롯 사원, 꾸따 해변 등 많은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름다운 해넘이를 볼 수 있는 포인트 중 한 곳이 바로 여기 울루와뚜 사원이라고 생각한다. 일직선으로 쫙 뻗은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이 깎아내린 예술품과 같은 클리프의 모습이 주황빛 석양과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경치를 연출해 낸다. 석양이 내려앉은 클리프와 바다 또한 너무 멋지지만, 살짝 어둠이 깔린 사원의 모습도 뭔가 색다르다. 낮시간 햇볓 아래 보았던 힌두 사원의 경치와 초저녁의 짙은 어둠이 더해진 사원의 모습은 분명 다르다.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색다른 사원 구경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해넘이 시간에 맞춰 울루와뚜 사원을 방문해 보기를 추천해본다.
두 번째는 바로 울루와뚜 사원에서 즐길 수 있는 케짝 댄스 공연이다. 울루와뚜 사원 자체의 입장료는 비싼 편이 아니지만, 케짝 댄스 공연만큼은 따로 결제해야 하며 자칫 잘못하면 좌석이 꽉 차서 공연 관람 자체가 불가해질 수도 있다. 그만큼 인기있는 공연이며, 공연은 울루와뚜 사원이 가장 아름다워지는 해넘이 시간 즈음에 시작하게 된다. 앞서 이야기했던 가루다공원의 케짝 댄스가 전통적이면서 격식을 갖춘 오리지날리티를 살린 공연이라고 한다면, 울루와뚜 공원의 케짝 댄스는 하나의 멋진 쇼와 같은 느낌이다. 공연장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가루다공원에 비해 작고 좌석의 수도 약간 더 적은 편이지만, 공연장과 좌석의 간격이 더 짧아 현장감이 더욱 살아난다.
어둠이 내려앉는 초저녁에 진행하는 공연이다보니 불을 이용한 화려한 조명이 공연을 더욱 생동감있게 만들어주며, 박진감 넘치는 공연은 저절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기에 적절하다. 말 그대로 흥이 넘치는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 케짝 댄스 공연을 어디의 어떤 공연장에서 보는가에 따라 사람마다 평가나 흥의 정도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가장 흥이 넘치는 케짝 댄스를 보고 싶다면 단연 울루와뚜 사원 내 공연을 추천할 수 있겠다. 단지, 공연까지 다 보고 나오게 되면 시간도 늦는 데다가 교통 체증으로 인해 저녁 식사 시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는 것이 좋겠지만 말이다.
울루와뚜 사원을 이야기할 때 또 하나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사원 안에서 볼 수 있는 원숭이들이다. 발리 중북부 및 남부를 여행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원숭이들을 만날 수 있고, 심지어는 원숭이들이 서식하는 장소를 하나의 공원화한 ‘몽키 포레스트’가 발리 중부의 우붓 지역에 있기도 하다. 울루와뚜 사원 또한 몽키 포레스트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원숭이를 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한데, 울루와뚜 사원의 원숭이들은 몽키 포레스트의 원숭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납고 인간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편이다. 당시 나와 함께 했던 외국인 가이드가 ‘우붓 몽키 이즈 카인드 몽키, 벗 울루와뚜 몽키 이즈 배드 몽키’라고 웃으며 이야기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 울루와뚜 사원 내에는 많은 수의 야생원숭이가 서식하고 있다. >
한국에서는 평소에 원숭이들을 볼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그저 사원 곳곳에 앉아서 뛰어놀며 과일을 까먹는 원숭이들을 보고 있으면 귀엽게 느껴질 수 있다. 사원을 방문한 서양인 관광객들은 원숭이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며 머리를 쓰다듬는 등의 스킨쉽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원숭이들은 인간을 그저 ‘먹이를 주는 사람’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기본적으로 원숭이들은 호기심이 매우 강한 편인데,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보고 순간적으로 뛰어들어 강탈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특히 작고 반짝이는 물건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편이며, 여행객들이 본인의 스마트폰이나 선글라스, 안경과 같은 물건을 원숭이에게 빼앗기는 모습을 나 또한 몇 번 본 적이 있다. 운이 좋으면 근처 사원의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해 소정의 금액을 지불한 후 원숭이에게 과일 등의 먹을 것을 줘서 맞교환하듯 물건을 돌려받기도 하지만, 여차 잘못해서 원숭이가 물건을 들고 숲속으로 재빠르게 도망쳐버리면 빼앗긴 물건을 영영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러한 원숭이가 한두 마리가 아닌 수백 마리가 사원에서 살고 있다 보니 사원 관광을 하는 와중에도 소지품 도난에 대한 대비를 계속해야만 한다. 사람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그저 사원에서 저들의 삶을 사는 야생원숭이들을 보고 있자니 마냥 귀엽고 미소가 지어지기는 하지만, 그 와중에 갑작스럽게 나의 물건을 강탈당하게 되면 당황스러움을 넘어 원숭이들이 원망스러워진다.
< 선셋 타임의 울루와뚜 사원 경치는 너무나 아름답다. >
※ 미스터모의 여행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