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각의 단계마다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목표는 하나에서 최대 둘로 잡았고 시행착오를 거쳐 하나에 집중했다. 퇴고 시 여러 가지를 염두해야 하지만 현재의 글쓰기에 가장 필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다.
목표 : 쓰는 근력 기르기
글쓰기 방향 : 의식이 흐르는 데로 쏟아내기
퇴고 방향 : 띄어쓰기, 단문과 장문 사이에서 감 잡기, 맥락 잡기, 비문과 오문 그리고 오탈자 수정하기
글을 쓰기 위해 ‘도입-전개- 결말’이나 ‘기-승-전-결’과 같이 구상을 마치고 뼈대를 세우는 건 불가능했다. 그저 정해 놓은 시간이 되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쓰고 싶은 글감이 있으면 쓰고, 감정이 차오르면 풀어놓고, 쓸 말이 없으면 책에 밑줄을 그어 놓은 문장을 쓰고 생각을 덧붙여 나갔다. 무조건 A4 한 장 반이 될 때까지 꾸역꾸역 써 내려갔다. 논리적이지 않아도,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뒤섞여도, 상관하지 않고 무식하게 썼다.
정해 놓은 시간보다 빨리 분량을 채우면 글 쓰면서 느낀 점과 어려웠던 점 그리고 쓰면서 든 의문을 적었다.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글쓰기 모임 일원에게 물어보거나 책이나 인터넷을 검색했다. 운이 좋으면 답을 찾을 수 있었지만 미궁으로 빠질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소득은 있었다. 글쓰기에 관한 다른 정보를 얻은 것이다.
퇴고에서의 가장 기본은 띄어쓰기이다. 나는 한글파일에 글을 쓴다. 한글파일에 글을 쓰다 보면 띄어쓰기가 안 되어 있거나 오탈자에 빨간색 밑줄이 그어진다. 빨간색 밑줄이 사라질 때까지 수정하고 오탈자는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 바로잡았다. 글 한 편이 완성되면 맞춤법 검사기를 통해 다시 한번 더 손보았다. 내가 사용한 맞춤법 검사기는 두 가지이다. 부산대학교 인공지능 연구실과 ㈜나라 인포테크가 함께 만든 [한국어 맞춤법 문법 검사기],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를 사용했다.
글쓰기 강연, 수업, 모임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은 ‘장문은 피하고 단문’을 쓰라는 것이다. 장문은 비문과 오문을 쓸 빈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문장을 제대로 썼음에도 매끄럽지 않은 장문은 비문처럼 보이기도 한다. 단문은 읽는 가독성을 높여주고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장문은 읽는 맛을 살려주는 장점이 있고 단문은 글의 흐름을 뚝뚝 끊는 단점이 있다.
이럴 때 장문과 단문을 적절히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능력을 키우기 위해 글을 프린트해서 소리 내어 읽기를 반복했다. 글과 말이 함께 가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입에 붙지 않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단문으로 쓸지 장문으로 쓸지를 결정했다. 처음엔 아무리 낭독해도 도통 알 수 없었지만, 반복할수록 조금씩 감이 잡혀갔다. 감은 쉽게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없이 해도 도통 알 수 없는 게 ‘감’이니,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그러면서 장문의 앞과 뒤에 단문을 쓰는 게 읽을 때 피로감이 덜하다는 걸 터득했다. 가능하면 한글파일로 두 줄 이상의 장문은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한 편의 글은 곧게 뻗은 나무처럼 맥락이 있어야 한다. 여러 개의 이야기가 들어간 글은 잔가지가 많은 나무여서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굵직한 에피소드 하나 혹은 두 개를 붙잡고 나머지는 삭제했다. 그럼에도 글에 꼭 필요한 경험이라면 다섯 줄 이상(한 문단)을 넘기지 않도록 가볍게 언급했다. 굵직한 에피소드와 맥락이 닿도록 다음 문장을 써 내려갔다. 밭을 갈아엎듯 다시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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