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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Jun 14. 2024

화투나 투전에서의 각 장

 인간이란 동물은 지능이 높은 만큼, 참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 다양성의 지수가 높아질수록 각각을 대하는 방식 또한 더불어 다채로워져야만 한다. 서로 간의 결을 맞추는 일은 쉬워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의 한끝만 틀려지더라도, 그 대인 관계는 순간 파탄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륜이 들수록 사람들은 스스로 대인 관계의 고수가 된다. 나름의 철칙과 본인만의 취향이 뚜렷해진다랄까? 이러한 본인만의 뚜렷한 성향으로 인하여,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사귀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겹겹이 쌓아놓은 본인의 마음 방호벽을 쉬이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간혹 상대의 의중을 떠보고 싶을 때, 우리네들은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돌려가며 물어보기도 하고, 더러는 직접적으로 정면 돌파를 실행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 당사자가 그것을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거나, 숨기고 싶어 한다면, 러한 상황들은 분위기를 더욱 곤욕스러운 지경에 이르게 다.


그렇다. 내가 말하려 하는 모든 정보들은 향후 나에게 득이 될 수도 있겠지만, 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항상 말 수를 아끼라고 배우고 익히며, 그렇게 살아온 것 아닌가? 그렇게 정보의 힘은 무지막지하다. 그러하니 각 국가들은 남들보다 더욱 빨리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국가 정보원, CIA 같은 국가 기관들을 하나 이상씩은 가지고 있지 아니한가?




 우리네들은 말의 힘, 지식의 힘, 아는 것의 힘이 매우 중요한 인간 사회라는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는 유난히 남의 정보를 캐내려는 자들이 고, 이들은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자들은 단순히 본인의 궁금증 혹은 유용한 정보들을 활용하거나 알아낼 목적으로 우리네들로부터 정보를 빼어내려 하는 것인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서로 간의 합이 통하지 않는다면, 많은 잡음이 생성되게 되고, 당사자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글쓴이는 남의 일에 깊게 관여하지 않기 위해, 말수를 아끼고, 또 아끼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만약 상대방의 정보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면, 상대방을 벼랑 끝까지 추궁하기보다는 그와 비슷한 본인의 비밀하나를 풀어내는 것이, 그 정보를 취할 현명한 처세일 것이다. 나의 패는 꽁꽁 감싸서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남의 패를 보기 위해, 남을 강제로 발가벗기는 행위는 어느 누구도 달갑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비밀을 알고 싶다면, 그와 비슷한 본인의 비밀부터 털어놓아야 그 정보를 획득할 확률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 남이사 어찌 살든 관심 없는 독고다이의 성향이라면, 이러한 고민조차 사치이겠지만, 서로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인간 사회에서는 매시간 매초마다 다양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다 보니, 이러한 대화의 기술 하나 정도는 습득하고 있는 편이 그렇지 않은 편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는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면서 당연히 개인 정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본인들의 비밀들이 만천하에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다. 본인의 계획과 정보를 뺏김으로써, 본인을 곤경에 빠뜨릴 사람들이, 본인을 도와줄 사람들 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더욱 방어적일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딜레마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현시대의 흐름이자, 인간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네들의 방법이다.


 우리네들의 인생은 제법 남들에 의해 결정되는 순간들이 비일비재한데, 이러한 순간들을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분명, 그 패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혜안과 인내심 겸비해야 할 것이다.


남의 패를 보고 싶다면, 나의 패도 내어줄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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