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나래를 차곡차곡 정리하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글은 생각의 창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지럽게 두서없이 정리 안 된 생각들을 순서에 맞게 가지런히 정리해 주는 것이 글의 핵심 역할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우리들은 우리들의 생각과 지식, 그리고 경험들을 기록하고 공유하기 위해 글이라는 것을 쓴다. 도저히 풀기 힘든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생각들도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레 퇴고의 과정을 거치며 좀 더 매끄럽고 단단하게 다듬어진다. 만약 글을 쓰지 않고 말로만 생각을 전달하려고 한다면 놓칠 수도 있는 부분들을, 까먹지 않고 세세한 부분들까지 챙길 수 있는 이점이 바로 글쓰기의 진면목이다.
글을 써 내려가는 것처럼 말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말은 글과 항시 구분되는 듯하다. 간혹 글의 다양한 해석으로 인하여 오해를 겪는 경우가 생기기는 하지만, 사람의 생각에는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니, 생각을 전달하는 글의 역할을 고려해 봤을 때는 당연히 발생될 수밖에 없는 부수적인 사항이다. 나의 생각을 입하나 뻥긋하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일까? 문자가 없고, 글이 없었다면 인간의 문명은 이렇게까지 찬란하게 발전할 수는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무형의 생각을 눈에 보이는 유형의 생각으로 만들게 되면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자세히 보다 보면, 잘한 점과 못한 점들을 파악할 수 있고, 그 생각에 글의 힘을 더해 더욱 완벽한 판단을 할 수 있다. 무언가 중대한 결정을 할 일이 있을 때는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메모지에 Pros & Cons(장점과 단점)를 적은 후, 적어놓은 장점과 단점을 비교하며 의사 결정을 진행하게 되면 훨씬 빠르고 명확하게 의사 결정을 진행할 수 있다.
좋은 글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악한 글은 사람들의 감정을 좀먹으며 끊임없이 괴롭힌다. 글이 가진 에너지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글의 힘을 간과하지 말자. 우리 모두는 글이라는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슈퍼 히어로다. 이 힘을 악하게 쓰면 악한 영향력을, 선하게 쓰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자신이 가진 그 힘의 예사롭지 않음을 깨닫고 매사 현명하고 지혜롭게 사용하기를 기원한다.
생각을 끄집어내어, 오래도록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실로 엄청난 축복인 것 같다. 이러한 축복을 감사히 여기며 소중히 잘 사용해야겠다.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으니까.
나의 마음(눈)은 오늘도 생각(글)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