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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곡사를 다녀왔다.

충남 아산 봉곡사

by 박언서

오랜만에 아산 봉곡사를 다녀왔다.

가끔 지나는 길에 들렸다 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엊그제 주말에 친구랑 점심을 먹고 산책이나 할 겸해서 봉곡사를 찾았다. 봉곡사는 절을 들어가는 길이 정말 아름답다. 일제 강점기를 견뎌온 홍송은 지금까지 그 흔적을 간직한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대견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일제 만행에 대한 분노를 되뇌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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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솔의 청초함을 간직한 홍송 군락이 참 좋다.

내가 봉곡사를 종종 가는 이유는 하늘 높이 향하고 있는 소나무 군락을 보면 그 자체로 위안이 되고 마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서다. 그리고 또 하나는 진입로가 그리 길지 않아 산책하기에 적당하고 은은한 소나무 향기가 좋아서다. 특히 눈이 내린 겨울 이맘때는 솔가지에 눈 덮인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처럼 진풍경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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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곡사 진입로 소나무는 일제 강점기에 수난을 당했다.

일제 강점기 일본군들이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상처를 낸 흔적이 나무 여러곳에 남아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이 편치 못하다. 소나무 껍질에 남아 있는 V자 모양의 상처를 보면 설사 아파서 인상을 쓰는 것처럼 보여 더욱 안쓰럽다. 이제 그런 흔적이 다 아문 나무도 있지만 아직까지 아물지 않은 나무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안하다.

봉곡사는 역사적으로 오랜 전통을 간직한 절이기도 하지만 자연과 어우러진 주변 경관이나 풍경이 좋은 곳이다. 나는 이 글을 쓰며 굳이 종교적인 해석이나 역사적인 가치를 논하고 싶지 않다. 다만 그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장소이기에 몇 자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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