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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연_잇다! 16화

무모한 도전은 없다.

- 얀 스텐 <연금술사와 울고 있는 그의 부인>

by 유노 쌤


구한말 열강은 한반도 이권 침탈에 혈안이었다. 선교사이자 외교관이었던 미국인 앨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조정의 로비로 운산금광 채굴권을 부여받아 모스라는 미국인 사업가에게 넘겼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엄청난 금이 채굴되었다. 이때 구경하던 조선인이 쌓아둔 금광석에 손대자 관리자는 ‘No Touch’를 연발했다. 이때 ‘No Touch’가 노다지로 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이는 노다지의 정확한 어원은 아니다. 언어학자는 여전히 정확한 어원을 찾지 못했다.


만지는 것마다 금으로 변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미다스 신화처럼 금을 향한 맹목적인 욕망은 불행으로 이어진다. 얀 스테인의 작품 <연금술사와 울고 있는 그의 부인>에서 금을 만들기 위한 무모하게 도전하는 연금술사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연금술사를 둘러싼 채권 처리업자는 재산을 압류하기 위해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바닥에 펼쳐진 가방에는 동전 하나조차 없다. 이 가족은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빚의 구렁에 빠져 절대 헤쳐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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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Gold)’은 녹슬지 않고, 오랫동안 금빛을 낸다. 금은 부와 명예 그리고 영생을 가져다준다. 이 믿음은 인간의 욕망과 맞아떨어졌다. 금을 향한 욕망은 그 깊이만큼 역사도 길다. 그 시작은 기원전인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후 이슬람에서 번성하기 시작한 연금술은 11세기 말 십자군 원정으로 유럽에 퍼졌다. 연금술은 많은 우여곡절에도 과학자의 사랑을 받았다.


현대 과학은 연금술이 불가능함을 잘 안다. 화학반응으로 물질이 가진 원자구조를 바꿀 수 없다. 결국 어떤 연금술사도 금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된 물질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기술은 화학 발전으로 이어졌다. 오늘날까지 맹목적이고 무모했던 연금술사의 연구는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연금술사와 울고 있는 그의 부인> 속 연금술사는 채권자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금속 조각으로 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이런 연구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그 자체로 허무해 보이는 무모한 도전이었겠지만, 인류 역사에서는 절대 무모한 도전으로 끝나지 않았다.


<연금술사와 울고 있는 그의 부인(The Alchemist and his Crying Wife)>

예술가: 얀 스텐(Jan Steen, ca. 1626년~1679년)

국적: 네덜란드

제작 시기: 1668년

크기: 106×82㎝

재료: 캔버스에 유화

소장처: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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