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
집에 오는 버스에서 졸았다.
학기말이라 수면 부족해서 퀭하다.
"막내 정원이를 데리고 오면, 저녁 전에 잠시 누워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피아노 학원차에서 울면서 내린다.
"엄마, 우산을 잃어버렸어요."
"어디서?"
"우산을 학원에 두고 내려왔는데, 차량 시간 때문에 다시 올라가서 가지고 오지 못했어요."
계속 서럽게 운다.
"정원이 너 이름 써뒀기 때문에 내일 가지고 오면 돼."
"엄마, 지금 가지러 학원으로 다시 가고 싶어요."
집에 책가방을 두고, 학원으로 우산을 찾으러 같이 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노오란 우산을 펼쳐 들고, 기분이 좋아져서 발걸음이 가벼운 정원이.
천근만근 공부하는 엄마.
단상 2)
며칠 전 아침, 스쿨버스를 타려는데
"앗 핸드폰을 안 가지고 왔어요."
그 큰 눈에 눈물이 글썽거린다.
"엄마가 오늘은 오후에 학교 가니까, 가기 전에 태권도 학원에 맡겨둘게."
겨우 달래서 학교로 보냈다.
엄마는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육아하느라 몸이 모자라다.
정원이가 태권도대회 공인품새 개인전 2위를 했다.
메달 딴 정원이가 먹고 싶은 것 사 주기로 했다.
"엄마가 해 준 밥이 먹고 싶어요."
버스에서 졸다가 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녁을 준비하는 엄마.
아직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