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국수를 먹다.
안암동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에 유명한 베트남 쌀국수 집이 있다.
가게 간판도 익숙하고 지하에 있어 계단을 걸어내려가야 하는데 그것도 여전하다.
10년전 딸아이가 안내해서 함께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아주아주 맛있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의 쌀국수 맛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딸아이가 꼭 다시 가보라고 해서 오늘은 혼자 왔다.
역시나 예전처럼 10분 정도 대기해서 들어갔다.
4인용 테이블이 예닐곱개 정도 놓여져 있고 이미 가득 차 있었다.
여러 메뉴 중에서 양지쌀국수를 주문하고 고수를 충분히 달라고 부탁을 했다.
숙주가 없는 전형적인 베트남식 쌀국수다.
뜨끈한 국물을 먼저 한술 뜨고 고수를 얹어서 벽에 주머니를 달아서 담겨져 있는 젓가락을 꺼내어 납작한 면을 휘리릭 감아서 한입 먹었다.
국수랑 함께 나온 고기는 소스랑 먹었다.
담백한 육수에 그다지 질기지 않고 쫄깃한 면발에 향긋한 고수가 어우러진 국물을 후후 불어가면서 먹었다.
배가 부르고 기분도 좋다.
사실은 오늘 고대안암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왔다.
소변에 혈뇨가 보여서 이런저런 검사를 하느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곤해 있었다.
내심 건강관련 걱정도 되고 배는 고픈데 입맛이 없던 차에 딸아이가 예전의 기억을 소환해 주었다.
딸아이랑 함께 하지는 못해 아쉽긴 하지만 고마운 마음을 전해본다.
2주후에 검진결과를 보러와야 하는데 그때는 또 어디를 가볼까 생각해보면서 꽌부이를 나왔다.
햇살이 따사로왔다.
금방 봄이 올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