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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연을 맺다.

목걸이 팬던트를 잃어버리다.

by mini

병원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병원용 의복을 탈의하는 과정에서 목걸이 팬턴트가 떨어져 없어진 것이다. 하트모양의 팬턴트에 작은 보석이 세알 박혀 있는 귀여운 것이다. 선물을 받은 것이라 그냥 없었던 일로 하기는 그렇고 직원들의 도움으로 찾기 시작했다. 아무리 찾아도 그 작은 것이 보일리가 없었다. 병원 바닥을 닦는 밀대로 구석구석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했다. 찾고 또 찾아도 없어서 포기를 했는데, 직원 한 분이 근무가 끝나고 다시 한번 조용히 찾아보자고 했다. 그래도 되겠냐고 조심스레 물었더니 흔쾌히 그렇게 해 주겠노라고 했다.


약속시간에 병원로비에서 만나 화장실부터 구석구석 뒤지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어느 직원이 "찾았다" 라고 소리를 치는 것이다. 물이 나오는 정수기 뒤에서 발견한 것이다.

"어 진짜 찾았네 맞아요 그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오히려 인사받을 일을 한것이 아니라며 해맑게 웃는다.


며칠전부터 목과 어깨가 뻐근한 것이 영 불편한게 아니었다. 어쩔수 없이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로 갔다가 목걸이 팬턴트를 떨어트려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나이가 드니 예전과 달리 쉽게 넘어지고 잃어버리고 작동능력도 떨어진다. 조심하느라고 하지만 일주일에 두세번씩 꼭 사소한 사단을 불러 일으킨다.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를 마음에 새기지만 잘 안되고 있다.


젊었을때에는 신속하고 정확한 것을 좋아했다. 주위에 누군가 느리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갑갑해서 견딜수 없어 했다. 뭐든 빨리빨리가 몸에 베어 있었고 또 그렇게 해 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기피했다. 그런데 목걸이 팬던트를 찾아준 분은 삼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젊은 분이었다. 예전에 나와 달리 친절하고 예의도 바르며 편안한 인상으로 나를 대해주었다.


오늘 이렇게 낯선이에게 신세를 졌다. 또 다시 그 병원을 가게 된다면 기분좋게 갈수 있을것 같고, 그분을 만나면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는 인연을 만들었다. 또한 목걸이를 선물한 분과의 인연도 끊어지지 않았다. 나이가 드니 세상이 넓게 보이고 점점 더 아름다워보인다. 참으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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