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기다리는
고양이가 알려준 겨울
겨울, 고양이는 넓은 마당에서 해빛의 움직임을 쫓는다
해빛을 향해 쭈그리고 앉아 실눈을 감는다, 눈이 부신게 아니라 마냥 그냥 좋아서
겨울, 부풀어 오른 흙을 긁어 오줌을 눈다
아직 얼지 않은 나무 둥지에 손톱을 간다
오줌누고 손톱 갈았으니 이제 다시 햇빛의 움직임에 유연한 몸을 뉜다
해가 높은 서산을 넘어가면 앞발로 오히려 눈을 가린다, 밤에는 그리운 이의 모습 보여서
밤이 되면 해가 남긴 품에 안길줄 안다
난, 겨울, 고양이는 봄을 기다리는 줄 알았다
학창시절 읽은 봄은 고양이라는 시 덕택이다
아니었다, 그들과 봄과 겨울을 함께 해 보면 알 수 있다
고양이는 다음 겨울을 기다기고 있다는 것을
봄을 기다리는 겨울 속에서만 그리운 이의 모습이 느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