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포장지 하나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던 브랜드를 알아보다
서울의 더현대 백화점 지하 팝업 공간은 마치 매 분기마다 각 브랜드의 트렌드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졸업 작품 전시회 같다. 봄날, 벚꽃이 하나둘 떨어지는 평일 오후, 평소랑 달리 오프라인환경에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방문한 이곳은, 언제나 그렇듯 새롭고 독특한 트렌디한 브랜드의 오브젝트들로 매대가 가득 차있었다. 정신없이 많은 특히 눈에 띄는 패키지 디자인이 계속 시선을 이끌어 걸음을 멈추었었다. 브랜드 컬러를 기반으로 향을 묘사하기 위해 추상적 이미지와 텍스트를 결합하여 감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이 패키지디자인의 주인공은 '배쓰프로젝트'라는 브랜드이다.
목욕(스파, 배쓰)과 관련된 제품 브랜드를 볼 때면 여러 생각에 잠기곤 한다. 이전에도 한두 차례 유사 제품군 브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음과 더불어 필자의 첫 직장의 브랜드와 종목이 같다는 점에서이다. 그 과정에 생산과정이나 입점절차 등을 모두 경험했어서일까 다른 제품들보다 더욱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배쓰프로젝트 브랜드뿐만 아닌 러쉬(lush)등 다양한 브랜드에서도 배쓰밤이나 관련 제품을 소비선택지에 두지 않는 이유는 필자 또한 일반적인 서울의 1인가구 거주공간에 있기에 현실적으로 활용할 공간이 없어서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야기를 막론하고, 목욕과 씻는 문화에 고관여적인 소비 형태로 브랜드를 접하기에도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심리에 대해서는 많은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일회성이 높은 제품임에도 평균적인 금액 이상의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면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 브랜드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나 특성, 역량이 되어야 하기에 소비자들은 이색적인 제품을 사더라도 신뢰하는 브랜드에 지출하는 쪽으로 당연 마음을 둘 수밖에 없다.
배쓰프로젝트를 구글에 찾아보니 6년 정도 브랜드를 운영한 회사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과정에 많은 브랜드들이 시장판로개척을 위해 접근하는 아이디어스부터, 와디즈등 다양한 경로에 활동이력들이 남아있음을 보며 이는 성장을 위한 노력의 기록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더하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도, 패키지디자인도 지속적으로 많은 디자인들을 시도해 보고 바꿔온 기록들도 확인이 가능했다. 몇 달 전인 최근에서야 백화점에서 본 독특한 패키징으로 변경을 하였으며, 레트로한 뉴욕의 신문 같은 다른 디자인 타입의 패키지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패키지 표기에는 용기별로 법적 표기사항의 가이드라인이 있다. 그렇기에 패키지디자인 시에 일정 품목은 창작을 더하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독창적 패키지의 디렉션은 늘 많은 리서치와 고민이 뒤따른다. 더하여 패키지는 한마디로 포장재로의 역할과 시장에서의 소비자에게 이미지 전달이 주목적이기에 일회적인 목적을 다하고 나면 그 이상의 목적성을 상실하여 버림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많은 브랜드들이 역할을 다하고 폐기되는 패키지의 특성상 친환경적 접근이 브랜드 측면에서 긍정적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것으로 판단하여 하나의 브랜드 문화로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배쓰프로젝트 또한 과대포장을 지양하고 꼭 필요한 만큼의 포장을 제공함을 밝히고 있다.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미니멀리즘 디자인 스타일의 패키지디자인은 그 어떤 브랜드오너라도 탐내는 사항이다. 그러면서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일관성적 측면, 목적성을 잘 갖추어낸다면 디자인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것이며 나아가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보인다면 마케팅적으로도 유리한 입지를 다지는데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패키지디자인의 시각적 이미지산출물은 브랜드의 시장판로개척 방향을 잡는데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리브영을 포함한 다양한 드럭스토어의 MD들은 제품의 입점신청을 받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항목 중 패키지디자인을 체크해두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배쓰프로젝트 패키지디자인은 처음 보는 입장에서도 컬러나 레이아웃 측면에 있어서도 일관성이 느껴짐과 동시에 명확하고 간결한 기본표기와, 큰 글꼴과 대담한 색상(브랜드 주 컬러)을 활용하여 가독성을 높은 산출물에 목표를 두었다. 자연을 연상시키는 싱글 이미지를 중심으로 배치하여 제품의 천연 성분이나 향을 강조하는 것을 목표로 둔 것으로 보이며 용기가 다른 경우 개체를 묘사하기 위해 추상적 이미지와 텍스트를 결합하여 감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 것 같다. 브랜드가 전달하는 모든 패키징은 색상의 명확한 활용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있으며,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스타일이 이미지와 콤비네이션 된 산세리프체의 활용 이어서일까, 더하여 배쓰밤의 경우 제품군 컬러가 무척 다양하여 조잡한 분위기의 브랜드홈페이지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로 잡아둔 레이아웃에 맞추어 구조를 잡아둔 것이 더욱 일관성이 있어 보여서 좋아 보였던 것 같다.
분명 브랜드 디렉션 설정보다도 앞서 범주가 비슷한 러쉬라는 큰 브랜드가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 같다. 소비자입장에서 러쉬와 전혀 이미지가 겹쳐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브랜드가 기존시장조사에서 타사와 차별점에 많은 노력을 담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색의 아이덴티티를 이야기하는 스파&바디케어 브랜드라고 소개하는 글을 보았다. 브랜드 제품의 특성을 강조하는 다른 브랜드들과 다른 소개방법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색들이 정말 많아요. 예를 들면 해 질 녘 핑크 빛 하늘, 빛이 내리쬐는 초록빛 숲 같은 것들 말이죠. 색은 단순한 시각 작용을 넘어 사람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효과를 갖는 대요. 그래서 우리는 색이 가진 좋은 에너지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 배쓰프로젝트 회사 소개글 중
배쓰밤들의 상세페이지에 색표현이 무척이나 새롭게 느껴졌었다. 더하여 인스타그램이나 다양한 노출매체에 등장하는 사진들도 일반적인 제품촬영기법과는 엄연히 다른 스타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배쓰밤의 경우 제품별 컬러를 처음 보는 소비자들에게도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게 친근하게 잘 해석해 내어 호기심에 구매가 이루어지도록 나타낸 것이 특징이다. 제품 설명문구나 버벌요소측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브랜드 소개페이지에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소개가 없는 것이 다소 아쉬운 요소라고 생각이 되었다. 결합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스파문화를 다양한 방면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여러 이야기들을 담아두고, 지향하는 친환경적, 제품특징적 사항들을 더욱 연관성 있게 전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들은 이색적이고 독특한 경험에 이끌린다. 더하여 그것이 오래 지속되는 트렌드가 될 수 있고 지나가는 한철의 경험으로만 남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브랜드가 되려 한다면 일관성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경험을 한번 해본 것과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고 일상에 적용하는 과정은 엄연히 소비자입장에서도 시간소요가 달리 든다. 그렇기에 브랜드입장에서도 독특하고 새로운 것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본연에 추구해 왔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녹여내어 지속적인 신뢰도를 줄 수 있는지를 연구해나가야 한다.
더현대를 포함 많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얼굴을 비추고 있는 배쓰프로젝트이기에 서울경기권에 거주한다면 근처 대형몰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이미 많은 콜라보와 입점등 입지를 잘 다져나가고 있는 브랜드이지만 지속적인 측면에서 배쓰프로젝트의 앞으로 브랜드 고도화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해지는 찰나에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