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그 이후? 선배님 인터뷰
공대 진학의 장점 중 하나는 세상을 이끌어 가고 있는 최신 기술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그 대표적인 방법은 관련 동아리/학회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메타버스 시대라는 말이 나올만큼 산업의 각 분야에서 메타버스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메타버스 관련 컨텐츠들과 스타트업들이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서울대 내에서도 공대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메타버스 학회가 있습니다. 바로 XREAL인데요, 창립 1년 만에 유명 단체 곳곳에서 협업 문의가 들어오고, 2기 신입 지원 경쟁률도 250여 명이 지원하여 5대 1 가까이 되었다고 합니다. 3D 디자인, AR/VR, Web3.0, Network, NFT 등의 다양한 분야로 넓혀가며 한국 메타버스 커뮤니티의 중심지가 되고자 하는 XREAL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인터뷰 대상자: 김민석(1기 부회장, 재료공학부 19), 민효식(이사, 종교학과 08), 한태구(2기 회장, 전기정보공학부 17)
민석: XREAL은 AR/VR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모아보자는 생각에서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서울대학교 창업동아리 SNUSV, 그리고 VC인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세 명이 모여 XR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있었고, 이러한 활동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교내동아리로 모집을 하여 사람들을 모았는데, 당시 ‘메타버스’ 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면서 관련분야가 핫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도 그런 열기와 구성원들의 열정에 힘입어, 단순 네트워킹에서 그칠게 아니라 우리만의 독자적인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수준 높은 발행물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에서대학생 연합 학회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효식: 아무래도 메타버스가 엄청난 버즈워드였다보니, 거의 대부분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에 비해 메타버스를 정확히 무엇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거나 혹은 애매해서 납득하기 힘들거구요. 이런 상황이 당연한 게 메타버스는 ‘사전적 정의’ 가 내려진 단어가 아니라 ‘실감형 미디어 기술 발전을 통해 경험을 추구하는 현 시대의 경향’을 표현한 것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나 SNS, 월드, 아바타 이런 것들은 이미 기존에 있어왔던 것이고 메타버스의 본질 그 자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노우크래쉬 같은 곳에서 어원을 찾아도 큰 의미는 없다고 보구요. 다만 COVID-19와 맞물려 비즈니스마케팅 용어로써 무분별하게 남용되다 보니 대중의 인식을 흐리게 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다만 구체적으로는 위에서 말한 ‘실재감(presence)’을 위해서 소셜, 세계관, XR, web3, 멀게는 BCI 같은 요소들이 발전해오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어릴때 다들 만화나 소설 속 주인공이 되는 상상 해보셨잖아요? 그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기 위한 인간의 본능적 경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허구인 줄 알면서도 마블 신작을 보기 위해 극장에 달려가는 이유랄까요.
효식: Dev / Design / Research 세 개의 그룹으로 나뉩니다. 주니어들은 각 그룹별 교육 세션을 최초 3개월간 진행하고, 이후 3개월 간 여러 협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2학기에는 시니어로서 더 자유롭게 원하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팀빌딩을 하고 실제 Product를 런칭합니다. 각 그룹별 자세한 활동내용은 www.xreal.info 리크루팅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태구: XTOWN 프로젝트는 ‘우리는 메타버스 학회니까 ‘우리가 직접 만든 플랫폼에서 학회 활동을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Unity도 익숙치 않은 20여명 정도가 Unity 기초 스터디부터 시작했습니다. 기획팀을 꾸려 Spatial과 Gather Town을 모티브로 한 대학생 학회/동아리 3D 메타버스 플랫폼, XTOWN을 기획하기 시작했고 그 모든 과정을 스스로 배우고 서로 도와가며 진행했습니다. 크게 디자인팀, UI/UX팀, 클라이언트팀, 네트워크팀으로 나누어 협업을 진행했고, 컨퍼런스 때 데모영상을 공개하는 것을 마일스톤으로 삼았습니다. 컨벤션이 조금씩 자리를 잡으면서 컨퍼런스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부터는 모두가 밤을 며칠이고 지새워가며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달려갔고, 결국 결과물을 만들어 컨퍼런스 때 성공적으로 데모 영상을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바쁘게 완성했던 XTOWN의 전체적인 프로젝트 구조를 다듬고 최적화하는 리팩토링을 진행하며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부단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팀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자신을 불태워가며 결국엔 무언가를 이뤄내는 경험, 이러한 경험은 XREAL만의 특별한 점인 것 같습니다.
태구: XREAL 1기 때는 ‘Defining Metaverse’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메타버스의 다양한 분야를 탐구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리서치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메타버스라는 것이 정말 많은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XREAL이 조직으로써 핵심적인 가치와 깊이를 가지기 위해서는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저희는 1기의 경험을 통해 XR(AR/VR) 기술이 핵심적인 분야라고 판단하였고, ‘Beyond Real, XR’을 2기의 슬로건으로 삼아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최고의 메타버스 연구 및 창업 네트워크’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미션과 OKR(Objective, Key Result)을 명확하게 설정하여 XREAL과 학회원의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리서치, 프로젝트 그룹으로 구분되었던 2그룹 체제에서 리서치, 개발, 디자인의 3그룹 체제로 조직 구조를 개편하였고, 각 그룹별로 자체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여 학회원들의 전문성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 커리큘럼 이후에는 프로젝트 피칭데이를 통해 그룹의 구분 없이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이 됩니다. 프로젝트도 명확한 마일스톤과 프로토타입에 따라 pilot과 project로 단계를 구분하였고 pilot이 project로, project는 창업으로 발전할 수 있게 운영진 차원에서 여러가지로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1기 때보다 더 많은 분들이 XREAL에서 함께해주고 계신 만큼 이와 같이 XREAL의 활동들을 보다 의미있고 가치있게 구성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중입니다.
태구: 외부 기업과의 협업은, 기존 프로젝트를 스케일업 하거나 학회원들이 성장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 진행합니다. 주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프로덕트를 개발해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혹은 해커톤, 컨퍼런스 등의 이벤트를 개최할 때도 공간, 촬영, 실시간 방송 등에 도움을 받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기도 합니다.
효식: 탄탄하고 강력한 조직문화. 스타트업 방법론을 적극 수용하여 학생 레벨에서는 국내에서 찾기 힘든 수준의 효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보고 싶은 일은 그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극도의 성취감과 성장경험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태구: XREAL에는 그 어느 곳보다 자기 주도적이고 Action-biased 되어 있으며,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계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경과 관심사를 가진 분들이 모여 있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이 함께 모여 메타버스라는 주제 하에서 원하는 프로젝트를 런칭하고 진행하며 컨퍼런스에서 학회원들과 산업계에 계신 다양한 분들께 그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효식: 같이 고생한 회원들의 성장이 눈으로 보일 때입니다.
태구: 컨퍼런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함께 고생한 학회원들과 애프터파티를 했을 때입니다.
민석: 학회원이 80명 이상인 대형 학회이기 때문에, 다른 학회원들을 모두 만나볼 기회가 적습니다. 보통 각 그룹 별로는 세션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지만, 타 그룹 분들과는 만나기 어려운데요, 그래서 한달에 한 번씩 네트워킹 세션을 열어 타 그룹과의 밥약을 매칭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제 최종 발표, 해커톤, 컨퍼런스 등의 이벤트가 끝나면 전 학회원 대상으로 네트워킹 파티를 개최하여 즐겁게 놀기도 합니다.
효식: 당장 눈앞의 돈을 버는 것은 물론 중요하고 합리적입니다. 허나 삶이라는 장대한 시간축을 변수로 가져왔을 때, “과연 나는 정말로 Global-optimization하고 있는가?”,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최적화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저는 메타버스를 추구하는 것이 인간을 유한한 아날로그 세계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롭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되어야 하는 것이고, 거대한 웨이브에 올라탈 타이밍은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습니다.
태구: 자신만의 뾰족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내걸고 다양한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이는 스마트폰의 정의를 아이폰이 내렸을 때처럼 모든 인류가 동의할 만한 ‘메타버스의 아이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메타버스의 아이폰’은 많은 사람들의 뾰족한 전문성이 모여 흐릿한 의심의 장벽에 구멍을 낼 때 우리 앞으로 다가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나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동향을 살피다 보면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XREAL에 대해 인터뷰하고 알아보면서,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고, 직접 학회까지 만들어서 활동하는 진취적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였습니다. 또한 팀원들과 밤을 새서 무언가를 이뤄낸 경험은 정말 의미있는 기억과 성취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공학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는 최신 기술들은 정말 무궁무진하며, 획기적인 기술 발전에 기여해보는 것은 매우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대학에서 학업도 중요하겠지만 학업을 통해 쌓은 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이와 같이 소중한 경험들을 놓치지 않는 대학생활을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