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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구스티노 Apr 10. 2023

대기업 4개사의 구내식당 비교

24 | 배불러도 또 가고 싶은 식당은 어디?


첫 번째 이직했던 곳은 나에게 많은 우울함을 안겨주었다. 여러모로 회사 다니는 게 참 힘든 일이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비효율의 연속. 그리고 팀원들 간에 전혀 융화가 없는 개인플레이. 심지어 점심시간에도 각자 스마트폰을 보면서 식사를 했다. 함께 자리에 앉았으나 대화는 거의 없다. 그냥 자기만의 스마트폰을 즐길 뿐.


이때만 해도 유튜브도 없었다.(2011년 무렵이다) 그저 뉴스 기사나 보는 것 같은데,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 건지 아니면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싫은 건지 고개를 떨구고 그저 밥과 스마트폰만 바라볼 뿐이다.


‘뭐지. 도대체 이 회사는..‘

어느 순간부터 나도 특별히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그저 밥만 먹을 뿐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가진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다면 식사가 매우 잘 나온다는 것이다.

‘뭐 이 정도의 식사라면.. 됐고, 시끄럽고, 나도 그냥 조용히 음미하면서 먹으련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예전 회사도 상당히 멋진 공간에 다양한 메뉴에 맛도 훌륭한 구내식당이 있었는데, 여기는 메뉴만으로도 모든 걸 이겨버리는구나.. 대박이네...‘


도대체 뭐가 달랐는지, 그동안 다녔던 회사들의 구내식당을 한번 비교해 보면서 써보고 싶어졌다.


현시점 기준으로 4개사를 비교해야 하는데, 이 글은 그저 제가 거쳐간 회사들의 시간 순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그래서 2005년부터 지금까지의 구내식당을 비교한 것이라서 동일조건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점을 참고해 주세요.





1. 먼저 첫 번째 회사에서는 2군데의 구내식당을 경험했다. 남대문 근처에 있던 서울사무소는 그룹본사를 포함한 여러 계열사가 모여 있어서, 그들이 전부 이용할 수 있는 구내식당이 있었는데 그곳은 사무실에서 10분 정도 걸어가야 만날 수 있었다.


2005년 당시에는 그야말로 식판에 담아서 먹는 문화였다. 식판에 국그릇만 따로 받을 뿐, 밥과 나머지 반찬은 식판에 떠먹는 형태였다. 우리나라의 나름 최고 영영사가 있는 그룹이었을 테니 각 메뉴마다 영양은 골고루 있었겠으나 그리 맛있다기보다는 그냥 적당히 먹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구내식당(실제로는 사원식당이라고 불렀던 것 같다)이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1층은 양식 2층은 한식 3층도 한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팀원들과 함께 가서 층을 달리 하여 앉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항상 팀원들과 함께 자연스레 2층으로 올라갔었다.


그저 팀장님이 택하는 메뉴가 나의 메뉴였다. 개인적으로 양식도 좋아하고 카레도 맛있고 분식도 애정하는데, 구내식당에 가면 항상 한식이었다. 부서가 외부와 점심약속이 많아서 구내식당을 일주일에 2번 정도밖에 이용하지 않았는데도, 구내식당의 그 어마어마한 줄과 ‘무조건 한식’ 이라는 공식은 그렇게 즐거운 기억이 아니었다. 맛에 있어서도 그렇게 기억이 강렬하지 않은 것을 보면, 훌륭한 맛은 아니었던 듯하다.


사원증에 식대를 10만원 정도 따로 넣어주었고, 점심식사 비용이 4,000원 정도 했던 듯하다. 아침은 먹어본 적이 없지만 운영을 했었고, 저녁은 따로 운영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2. 첫 번째 회사의 본사는 수원에 있었는데, 수원 본사로 발령 나서 엄청나게 큰 구내식당을 경험하게 되었다. 사업장에 구내식당이 3개 있었는데, 그중에 내가 자주 가는 식당이 메인 식당 같은 곳이었다. 그 식당의 메뉴는 세 개였는데 한식 2 양식 1로 구성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 분식데이를 운영해서 절약되는 비용을 어떤 단체에 기부하는 제도가 있었다.


사원증에 따로 식대를 넣어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무료였다. 아침에는 테이크아웃이 되게끔 김밥이나 샌드위치 + 바나나나 사과 + 음료수 같은 것을 봉투에 담아주는 시스템이 있었고, 야근하는 사람이 정말 매우 많기도 했고 공장에는 교대근무가 있어서 그런지 저녁도 약식으로 어설프게 나온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맛 자체는 훌륭했다. 자율배식이어서 맛난 음식을 충분히 담아 먹을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나는 초딩 입맛이라 맛있는 음식 하나만 많이 퍼서 먹으면 그걸로 충분했다. 소시지 반찬이나 고기반찬을 듬뿍 담으면 다른 메뉴는 중요하지 않았다.


식판에 담는 형태였고, 여기서도 국그릇을 제외하고는 식판 모양 그대로 떠서 담는 형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사실 완벽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10년도 훨씬 넘어서..) 확실하게 기억나는 것은 그 ‘분위기’ 였다.


엄청나게 큰 사업장에서 곳곳의 사람들이 나와서 밥을 먹으러 우르르 몰려든다. 총 3개의 구내식당이 있었지만, 스탭부서는 아무래도 정문 바로 앞에 있는 가장 큰 구내식당을 이용하곤 했다. 자율복이 아니어서 대부분 사람들은 정장을 입고 있었고, 공장이나 연구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회사잠바가 있었는데 그것을 입고 나타났다.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세줄로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기둥 하나 없이 매우 큰 건물에 마치 군대 훈련소처럼 식탁이 주욱 놓여 있는데, 사실 복장과 얼굴만 달라졌지 군대 같은 느낌이 얼핏 들기도 했다. 그래서 구내식당을 맛 좋고 맘대로 먹을 수 있는 군대 식당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나는 회사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회사 바깥으로 밥을 먹으러 가려면 걸어서 15~20분을 걸어가거나, 차 타고 나가야 해서 좀처럼 밖을 나갈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주일에 거의 3~4일은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아침 테이크아웃은 먹던 안 먹던 항상 받아오곤 했었다. 동기들과 모여서 구내식당 건물에 있는 분식집을 이용하거나, 후문으로 나가면 있는 중독성이 엄청난 순댓국이나 찌개를 먹으러 가는 경우가 가끔 있었는데, 그게 차라리 훨씬 좋았다.



3. 다시 서울로 올라와서 얼마 안 있다가 서울사무소가 이사를 했다. 남대문 근처에서 강남역 근처로 옮기게 된 것이다. 당시 강남역 근처에 새로 생긴 사옥은 정말 그럴싸한 빌딩들이었다. 세 개의 계열사가 각각 하나씩 건물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우리 회사처럼 서울사무소를 갖고 있는 계열사들도 1개~2개 층을 쓰곤 했다.


여기에는 남대문 시절과는 달리 구내식당을 건물 지하에 만들어놨는데, 이 구내식당이 ‘와. 대박이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훌륭했다. 메뉴가 거의 5~6개는 되었던 것 같고, 아침뿐 아니라 점심에도 테이크아웃을 별도로 만들어놔서 굳이 식당에서 줄을 서지 않고 식사를 받아가는 경우도 많았다.


더 이상 식판의 개념이 아니었다는 것이 큰 변화였다. 철판볶음밥이면 정말 철판째로 볶음밥을 만들어주었고 모든 메뉴가 괜찮은 식당에서나 나올법한 음식들 그대로였다. 식판 대신에 그냥 큰 쟁반에 각각의 그릇에 담겨 있는 반찬들을 그릇 그대로 옮겨 담으면 되었다.


메뉴의 다양성, 맛의 훌륭함, 식당의 모던한 느낌까지 모두 좋았는데 가격까지 너무 착했다. 한 끼 기준으로 2,500원~3,000원 정도가 나의 사원증에서 차감이 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추가로 식당 운영 계열사에 비용을 더 지불하는 시스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에 식당을 보고 다들 정말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당시 그 정도의 식당이면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구내식당이었거나, 적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들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일본식 라멘도, 돈가스도, 불고기도, 초밥롤도, 선식에 착즙주스까지 모두 식당에서 파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정도이다.


곳곳에 셰프들이 있었고, 곳곳에 영양사가 있었으며, 여사님들도 많아서 정말 깨끗하게 관리가 되었다. 별 메뉴가 다 있는 것도 신기했는데 퇴사하기 전에는 특히 글로벌 메뉴(외국인 직원들을 위한)가 점차 많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회사 건물에는 외국인 직원들이 정말 많았는데 흔히 알(버트)대리, 케(빈)과장, 스(티브)차장 이라고 부르곤 했다. 각 계열사의 알대리 케과장 스차장들이 구내식당에 오는 경우가 점점 많아져서 한쪽의 메뉴는 외국인 직원들을 위한 것처럼 보였다.


내가 알기로는 근처 회사들에서 우리 건물의 식당을 와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고, 바로 옆 다른 계열사 건물에서도 구내식당이 있는데 우리 건물 식당이 가장 인기가 있었다. 물론 부서가 약속이 잦은 부서여서 구내식당을 일주일에 2번 많으면 3번밖에 활용하지 못했지만, 밖에서 굳이 안 먹고 구내식당을 가도 좋다는 생각이 글 정도였다. 회사 생활 하면서 구내식당 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는 이미 과거 두 번의 구내식당 경험으로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첫 번째 회사의 마지막 구내식당은 매우 훌륭한 곳으로 기억되고 있다.




4. 그리고 두 번째 회사로 이직을 했고, 여기가 바로 내가 만난 최고의 구내식당이다. 바로 전 회사에서 우리나라 탑 3 안에 드는 구내식당을 경험했건만, 최고의 구내식당을 만나게 될 줄이야.. 여기가 진짜 우리나라 최고 맛집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지하가 아닌 제일 꼭대기 층에 구내식당이 있었다. 올라가 보면 마치 바벨탑 위를 올라가려는 사람들처럼 꼭대기층부터 계단을 타고 주욱 이어지는 행렬이 늘어서 있다. 근처가 명동이고, 맛집이 즐비한 곳인데도 사람들이 대부분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이유는 선명하다. 매우 맛있는 반찬이 많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구내식당이라 하면 보통 한 메뉴에 맛있는 Main Dish가 한 가지 정도 나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한 가지를 뒷받침하는 반찬이 하나 정도 붙고, 그리고 밑반찬 수준의 반찬들과 국이 나오는 것이 대부분의 구내식당이다.


그러나, 이번 식당은 완전히 다르다. 맛있는 Main Dish가 2~3개이다. 정확하게 반찬 구성을 떠올릴 수 없는데, 예를 들어 불고기가 나오면 보통 불고기 하나가 메인이고 그 외에 써브가 붙는 편인데, 이 식당은 불고기에 닭볶음탕이 같이 나오는..(메뉴 구성이 실제로 그랬다는 게 아니라, 메인 음식이 될만한 두 가지 반찬이 동시에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주반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메뉴가 구성될 만 한데, 그런 주반찬이 2개 이상이 나온다. 이건 뭐 중국집에서 각자 식사를 시켰는데, 팔보채 하나에 난자완스 하나를 추가로 시킨 듯한 느낌이다.


메뉴가 한 가지뿐이어서 선택지는 따로 없었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을 여러 개 만들어서 아낌없이 퍼주는 그 철학이 너무 좋았다. 회사가 맘에 드는 구석이 거의 없었는데 '이 식당만큼은 대박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안 그래도 초등학생 입맛이라 맛있는 거 하나면 되는데, 맛있는 반찬이 2개 3개라면 이건 뭐 입이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이 회사가 뭐가 달랐기에, 멋들어진 구내식당보다 더 좋게 평가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전문 구내식당 아웃소싱 업체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 웰스토리(삼성에버랜드), LG 아워홈,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 등의 아웃소싱 업체가 아닌, 회사 자체에서 아예 셰프와 영양사를 따로 고용하고 여사님들도 따로 뽑아서 정말 직원들만을 위한 반찬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아웃소싱이 비용이 저렴한지 직접 고용이 비용이 저렴한지는 모른다. 그러나 직접 고용해서 돈을 아낌없이 쓴다면 직원들의 식사 만족도는 매우 높게 올라간다.


이 글을 쓰기 위해, 혹시 지금도 그렇게 하나 싶어서 유튜브로 두 번째 회사 식당에서 대해서 찾아봤더니 회사가 이전을 했는데도 여전히 이런 시스템을 고수하는 듯했다. 식당 영양사님이 말하기를 "회사가 돈은 신경 쓰지 말고 식당에 대한 직원들 만족도를 높게 해달라고 하세요" 라는 인터뷰를 하는데, 역시 그 철학이 그대로인 듯했다.


부럽다. 이 식당만큼은 매우 그립다.




5. 마지막으로 말할 수 있는 구내식당은 바로 지금 다니는 곳이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아주 별로라고도 할 수 없는.. 그렇게 애매한 평가를 내리게 되는 구내식당이다. 메뉴는 세 가지이고, 정통 한식 느낌 하나와 양식 퓨전 음식 하나 그리고 분식이나 돈가스 같은 느낌 하나가 나온다. 식당 자체는 새로 리모델링을 해서 살짝 fancy 하게 만들어놨지만, 10년 전 강남역 그 건물 구내식당과 비교해서도 그렇게 그럴싸해 보이지도 않는다.


10년간 엄청나게 물가가 올랐기 때문에 가격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금액은 6,000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회사 경우는 아침 점심은 무료이기 때문에 금액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근처 회사 사람들도 6,000원을 내고 먹으러 온다고 하는데 6,000원 값은 못 한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

반찬도 그리 맛있는 것도 없으면서 자율배식도 아니고 Main Dish라고 할 것도 거의 없고 그마저도 정말 소량만 담아놓은 그릇들을 하나씩 옮겨 담아 오는 것인데, "이 음식은 정량입니다. 한 개씩만 가져가주세요" 라고 쓰여있는 안내문구가 너무 쪼잔하게 느껴진다.(김치류만 자율배식이다)


대형 식당에서 규모의 경제를 생각하면, 6,000원 단가에 이것보다 충분히 퀄리티 있게 나오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대체 이 아웃소싱 업체는 얼마나 남겨먹길래 이렇게 만족도가 낮게 만드는 것인가. 밥부터 반찬에 국까지 모든 것을 그릇에 담아주는데, 그렇게 그릇에 안 담아줘도 좋으니 그런 노력을 더욱 재료와 맛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제법 유명하다는 영양사를 고용했으나, 맛있게 음식이 나오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면은 다 붇고 국은 대부분 짜고 인심은 위에 쓴 것과 같아서,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회사가 무료로 아침 점심을 줘서 그렇지, 6,000원 내고 먹으라면 내 경우에는 절대 안 먹을 것 같다. 1~2,000원을 더 보태서 근처 점심식사용 뷔페를 가서 먹는 것이 훨씬 반찬도 많고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구내식당을 부득이하게 가야 하는 날이면, '에휴 맛있는 게 있겠냐.. 맛있는 게 있어도 진짜 맛난 반찬은 정말 조금만 담아주는데 그게 뭐 좋냐..' 라는 생각으로 겨우 발걸음을 내딛는다. 구내식당을 가면서 행복하지가 않다. 또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 건물의 인원을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작아서 쟁반을 들고 미어캣처럼 여기저기를 한참 둘러보다가 누군가가 일어나면 얼른 자리 잡으러 가는 상황이 반복되기까지. 이렇다 할 장점이 전혀 없는 구내식당이라 생각된다.(구내식당을 비교하려고 한 것이지, 비난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지금의 구내식당에 내가 쌓인 것이 많은가 보다)


지금 팀이 외부약속이 매우 많아서 구내식당을 잘 안 가게 되는데, 가끔 구내식당을 가는 날이면 기대도 안되고 그저 배를 채우는 것에 목표를 두고 가는 것 같다. 점심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데 그 30~40분이 참 안타까운 회사생활의 한 부분이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이라는 것은 오아시스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점심시간이 갖는 의미를 글로도 쓴 적이 있다.(점심시간만큼은 오아시스에 가고 싶다)


가뜩이나 식당 물가가 올라서, 외부식당에서 점심을 먹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회사가 조금만 신경을 써서 더 좋게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네이버, 삼성전자, SK, 크래프톤 등의 구내식당은 참으로 부럽다. 대기업 오너분들은 구내식당을 거의 이용을 안 해봐서, 또는 맨난 좋은 것만 드시고 다니시니까 가끔 이런 구내식당 음식이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인가. 그래서 구내식당 만족도가 회사생활의 만족도에 영향을 줄수도 있음을 모르신다는 말인가.


국내 대기업 직원들이 블라인드 앱을 비롯한 익명 소통공간에서 가장 많이 내놓는 불만 중 하나는 '밥'이다. 자신들이 다니는 직장의 구내식당에서 나오는 음식이 너무 맛이 없다는 내용들이다.
- 한국경제 기사 발췌 -


가장 불만이 많다는 얘기는 그만큼 '먹는 문제'가 회사생활의 상당한 고려 요소라는 것이다. 부디 회사생활에서 있어서 먹는 것만큼은 스트레스가 없었으면 좋겠다. 회사를 위해 그렇게들 일하는데, 회사가 식사에 대한 최소한의 대접은 해주려는 철학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내가 그렇게 좋은 기억이 별로 없는듯한 두 번째 회사에 대해서, 그래도 식당만큼은 최고였고 그때의 식사들만큼은 최고로 떠올린다는 것은 우리의 회사생활에 점심식사가 주는 엄청난 의미가 아닌가.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거지 뭐..' 라는 말처럼 우리에게는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을 혹시 시 보게 될 경영진들이여, 또는 훗날 경영진이 될 예비 임원들이여. '구내식당'만큼은 꼭 좀 맛있고 푸짐하게 해 주길 기대합니다.  






* 표지 : 삼성전자, 네이버 등의 점심식사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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