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 콩트
♬ 건강을 챙겨가며 해야 할 일
꿈- 에선
의- 대를 진학했다.
속- 상하게도
지- 상에선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주- 님에게 기도했다. 기도원에서 단식하며. 그랬더니
의- 대 병원에 입원했다.
“간절히 기도하면 못 이룰 게 없다고 했잖아! 그래서 단식까지 했다고!”
침대에 누운 채, 나는 간호사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다. 간호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차트를 보더니 한마디 했다.
“그래서요? 지금 여기, 병원 의사들은 다 기도해서 된 줄 아세요? 공부해서 된 거예요.”
“아니, 내가 그 공부할 수 있는 기회라도 얻으려고 기도한 거잖아요. 그래서 의대 가게 해달라고요!”
간호사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축하합니다. 의대에는 들어오셨네요. 다만 환자로요.”
나는 눈앞에 놓인 링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니, 그러면 이거 무슨 기도 응답이에요?”
“글쎄요, 적어도 하나님께서 ‘병원 환경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나 보죠. 차근차근 시작하라는 뜻 아닐까요?”
나는 하얀 병실 천장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 병원에 온 건 맞잖아. 근데 내 계획이랑 너무 다르잖아…’
그때 옆 침대의 환자가 웃음을 터트렸다.
“의대요? 저는 복권 당첨 기도하다가 교통사고로 병원비만 500만 원 나왔어요. 당신은 양반이에요.”
그 말을 들으니 문득 깨달음이 왔다.
‘아, 기도를 너무 무리하게 하면 이런 결과가 오는구나.’
그날부터 나는 현실적으로 기도하기로 마음먹었다.
“주님, 다음엔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만 주세요. 의대 병원 말고요. 그냥 의대요.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