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잘 모릅니다. 잘 그리지도 못하죠. 그림을 많이 좋아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나의 걸음을 멈추고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들이 있습니다. 나는 그런 그림들을 좋아합니다. 내가 말을 걸고 싶은 그림도 있고,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그림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잠깐 그림에 의식을 맡기고 삶을, 나를, 사람들을, 당연한 것들과 비범한 것들을, 잊어버린 것과 존재하는 것들과 있어야 할 것들을 생각합니다. 물론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말이죠.
그림은 순간의 기록이죠. 하지만 작품으로 남은 그 순간은 많은 이야기와 풍부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 앞에 서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즐겁습니다. 잔잔하게 가슴을 뛰게 하는 그림 속 이야기들을 모아 그림이라는 순간을 글로 기록하려 합니다. 그림을 볼 줄 몰라, 그림에 대한 깊이와 이해는 없습니다. 다만 그림과의 진솔하고 무겁지 않은 대화를 적어 내려갑니다. 그림이 주는 여러 이야기를 만나며 내가 만나고 있는 오늘을 조금 더 고민하고, 나에게 더 친절해지며, 사람을 향해 더 따뜻해지길 바라면서요.